인간 연우진 지루해 연기할 때 존재 이유 느껴 인터뷰②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연애 말고 결혼’(2014)을 통해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던 연우진은 곧바로 ‘로코킹’으로 자리매김했다. 선하고 부드러운 외모와 훤칠한 키, 중저음의 목소리 등으로 수많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최근 종영한 tvN ‘내성적인 보스’(극본 주화미, 연출 송현욱)에서도 연우진은 작품의 만듦새와 별개로 다시 한 번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내성적인 보스’에서 환호를 얻었던 것은 연우진과 박혜수의 키스신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길고 깊은 키스신을 수차례 보여줬다. 연우진은 “키스신은 은환기가 감정을 단도직입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계획적이라기보다 본능적으로 움직였다”며 “계산을 하기보다 그 순간만큼은 감정에 치우치려고 했다. 감독님도 예쁘고 멋있게 표현하기 위해 힘을 써줬다. 키스신을 찍는다하면 일단 오래 찍는다는 생각으로 촬영을 했다”고 했다.

‘내성적인 보스’는 문을 닫는 남자와 그 문을 열려고 하는 여자의 소통을 담았다. 은환기는 문을 닫았던 남자였다. 자연인 연우진의 연애 모습은 어떤 편인지 질문을 던지자 “상대방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줄곧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닫혀 있던 경우가 더 많았다”며 “그래서 내 문을 두드려주고 이끌어주는 사람에게 의지를 하는 편이다. 실제로도 극 중 채로운 같은 스타일이 좋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인간 연우진으로 스스로 지루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내 모든 걸 뒤엎고 온전히 나를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건 혼자서 이뤄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주변의 환경이 조성이 돼야하는데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혹은 연인이 그렇게 해준다면 자연스럽게 제 몸도 바뀌게 돼요.”

인간 연우진은 지루할 때가 있지만 연기자 연우진으로 살아갈 때는 만족스럽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기를 할 때 즐겁고 심도 있는 고민을 하면서 왜 내가 살아있는지 느낄 수 있다. 스스로 단단해지는 느낌도 든다”면서 “작품이 없을 때는 한 없이 나를 가둬둘 때가 있다.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창의적이지는 않다. 그 속에서 오는 지루함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에게 연기는 삶의 동력이자 인생의 즐거움이다. ‘내성적인 보스’를 통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찾는 과정에 놓였다고 했다. 나다움에 대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캐릭터에 매료됐다.

“일을 빨리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던 연우진은 빠르게 차기작을 선택했다. 6월 첫 방송되는 KBS2 ‘7일의 왕비’가 그것이다. 그러나 연우진은 “일단 당장은 고향인 강릉에 내려가서 재충전을 하고 싶다”고 했다.

연우진은 평상시에 별일이 없으면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태어나서 19살때까지 살았던 장소인 만큼 강릉은 그에게 가장 큰 위안과 위로를 안기는 곳이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어요. 작은 뗏목에 제 몸 하나만 올려놓고 망망대해를 가는 거예요. 노도 없이요. 이상적인 삶이 있다면 동쪽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해가 뜨잖아요.(웃음) 그냥 그 생각이 저를 편안하게 해줘요.”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인간 연우진 지루해, 연기할 때 존재 이유 느껴” (인터뷰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