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지우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지우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국악인을 꿈꿨던 소녀는 우연한 계기로 배우가 됐다. 그리고 소녀는 어느덧 데뷔 8년차의 내공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최근 MBC ‘우주의 별이’와 영화 ‘눈발’에서 각각 별이, 예주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지우의 이야기다. 우연한 계기로 연기자가 됐지만, 지금 연기자로 살아가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지우. 그가 배우가 된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10. ‘우주의 별이’에서 저승사자 별이 역을 맡았다. 실제로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상상력을 많이 동원해야 했을 것 같은데?
지우: 저승이라는 세계를 실제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연기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저승사자라는 틀에 갇히기보다는 별이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10. 캐릭터를 위해 머리도 자른 건가?
지우: 그렇다. ‘눈발’ 촬영이 끝나고 ‘우주의 별이’ 감독님과 함께 미팅을 했는데 어두운 면이 남은 것 같아서 걱정을 하셨다. 그래서 나도 아직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머리를 자르는 게 별이를 연기하는데 하나의 장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르게 됐다. 자르고 나니 훨씬 편하고, 머리 감는 시간도 단축돼서 좋았다. (웃음)

10. ‘우주의 별이’는 죽음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지우: 그렇다. 아직 나도 어리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작품을 하면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별이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느꼈다.

배우 지우/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지우/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상대 배우가 엑소 수호(김준면)라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지우: 아이돌 출신 배우라고 해서 다른 생각이 들거나 다른 느낌이 들었던 건 아니다. 그냥 내가 열심히 하고 호흡을 잘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촬영 들어가서는 너무 편안하게 배려해주시고,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으셔서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10. 별이 처럼 누군가를 열렬하게 좋아해 본 경험이 있나?
지우: 연애 경험은 없지만, 짝사랑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우주(김준면)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별이의 모습이 예뻐 보였다. 그렇게 열렬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애 경험도 연기하는 데 필요하다고 느꼈다.

10. ‘눈발’에서는 180도 바뀐 어두운 성격의 예주 캐릭터를 연기했다. 연기적으로도 도전이었을 것 같은데?
지우: 일단 ‘눈발’ 시나리오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잔인한 상황에 놓여 고통받는 예주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렇게 어두운 역할은 처음이라 두렵기도 했는데, 나와는 다른 면이 많아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진영이 인터뷰에서 빼곡하게 메모 된 대본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내용을 적는 건가?
지우: 예주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다가 민식(박진영)을 만나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그 감정선을 잘 표현하지 못하면 흐름이 어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대본에 필기해놨다. 진영 씨도 나 못지않게 대본에 빽빽하게 메모하셨다. (웃음)

배우 지우/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지우/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15살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지우: 원래 국악을 전공하려고 했다. 그래서 국악 대회를 나갔는데 거기서 상품으로 연기학원 무료 수강권을 줬다. 그렇게 연기학원을 다니게 됐는데 놀면서 연기하는 걸 배우니까 점점 흥미가 느껴지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영화 ‘이층의 악당’이라는 오디션을 봤는데, 운이 좋게도 합격해서 데뷔를 할 수 있었다.

10.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나?
지우: 연기할 때 가장 몰입하는 것 같다. 그 배역에 빠져서 연기할 때 나에게서 가장 큰 에너지가 나오고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다.

10. 오랫동안 연기 생활을 해왔는데, 슬럼프를 겪은 적은 없나?
지우: 몇 년 전에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1년간 활동을 쉰 적이 있는데, 그 1년이 좀 공허하고 두렵기도 했다. ‘내가 대학에 갈 수 있을까?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수시도 많이 떨어지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경험이었던 것 같다.

10.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지우: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보기만해도, 만나기만해도 행복한 에너지는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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