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넌센스2’ 공연 중인 예원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넌센스2’ 공연 중인 예원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2011년 걸그룹 쥬얼리로 데뷔한 예원. 밝고 쾌활한 에너지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사랑도 받았다. 2012년 ‘스탠바이'(MBC) 와 2013년 ‘미스코리아'(MBC)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행보도 밟기 시작했다. 올해는 더 큰 도전에 나섰다.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오른 것. ‘넌센스2’로, 지난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서울 공연을 마쳤고 곧 부산과 제주 등에서 지방 공연을 이어간다.

처음이라는 무게를 안고 시작했지만, 무대가 주는 기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이란 것을. “‘가수 출신 배우’라는 수식을 떼는 건 오롯이 내 몫”이라는 예원은 바쁘게, 또 열심히 올해를 채워나가겠다는 각오다.

10. 처음으로 도전한 뮤지컬 ‘넌센스2’의 서울 공연을 무사히 잘 마쳤다.
예원 : 사실 지방 공연이 있어서 끝났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는다.(웃음) 계속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 정해진 건 제주, 부산, 수원에서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10. 드라마 촬영도 하고 있고, 뮤지컬 도전도 성공했다.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작인 것 같다.
예원 : 뭘 해도 즐겁고 감사하다. 소중한 마음이 커서 무엇을 하더라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10. 사실 배우로 나아가는 시기에 뮤지컬이란 장르를 선택한 건 의외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예원 : 다른 것보다 연습 기간이 짧았던 게 큰 부담이었는데, 뭔가 새로운 걸 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어떻게든 밤을 새워서라도 해내자는 생각으로 하니까 잘 됐다.

10. 힘이 된 말이나 존재도 있었나.
예원 : 강아지들이 큰 힘을 줬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습을 하는데, 집에 돌아가면 강아지들이 반겨주니까 고맙더라.(웃음) 또 강아지를 관객 삼아 연습을 해보기도 하고. 반려견은 심적으로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 또 고등학교 동창이 뮤지컬 배우 이예은이다. 모르는 부분을 물으며 의지했다.

10. 열심히 하면서도 가장 흔들린 순간은 언제였나.
예원 : 첫 도전이다 보니까 부족한 게 많았다. 그런데도 무대에 서려면 잘 해내야 하는데 다른 배우들과 하면서 실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부족한 것 같았다. 설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호흡 맞추는 배우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10. 친구인 이예은이 새삼 존경스러웠겠다.
예원 : 대단하다 싶었다.(웃음) 활동 분야가 다르니 서로가 서로에게 ‘이걸 어떻게 하느냐’고 감탄했다. 이 공연에 참여하기 전 뮤지컬 오디션을 볼 때도 예은이가 많이 도와줬다. 발성 자체도 다르고 막막했는데 친구가 하루 종일 봐줬다. 긴장도 했고 부족해서 떨어졌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떨렸고, 좌절했다.

10. 그런 후 만나서 ‘넌센스2’가 더 특별했겠는데. 첫 공연은 어땠나.
예원 : 긴장보다 까먹지 않아야겠다고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 끝나고 나서는 그날 했던 걸 되뇌었다. 할 때마다 매번 아쉬운 건 똑같더라.(웃음)

10. 무엇이 부족했나.
예원 : 성량 자체가 다른 뮤지컬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 가수로 활동했지만 여러 해 쉬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힘들었다. 박해미 연출이 배에 힘을 주고 내뱉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그대로 했는데 조금씩 늘더라.

10. 연기적인 부분은 어땠나.
예원 :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연습하니까 점차 늘어가더라. 어떻게 하면 관객들의 반응이 더 좋은지 역시 알아갔다. 박해미, 조혜련 선배님이 ‘연기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좋았다.

10. 무대의 재미를 좀 느꼈겠다.
예원 : 무대가 오랜만이라, 그 기분이 가물가물했고 설 수 있을까 의심도 했는데 이번에 다시 오르면서 희열을 느꼈다. 관객들의 반응을 바로바로 느끼면서 행복했다.

예원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예원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첫 고비를 넘겼으니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들지 않나.
예원 : 내가 긴장을 하니까 관객들도 편하게 못 보는 것 같더라. 반면 내가 여유롭게 하면 보는 이들도 그렇다. 긴장은 대사를 안 잊을 정도로만 하고 다음은 여유롭게 즐기자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10. 아찔했던 에피소드도 있을까.
예원 : 대사 하나를 건너 뛴 적이 있다. 나 때문에 퇴장해야 하는 배우가 들어가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때 박해미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이 수습을 해주더라. ‘여유란 건 저런 거구나’하며 감탄했다.

10. 확실히 배운 것도 많은 작품이었을 것 같다.
예원 : 다들 정말 열심히 하셔서 사소한 것 하나라도 보고 배울 점들이 많았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습하며, 큰 도움을 받았고 덕분에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 같다.

10.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나.
예원 : 당연하다. 뭔가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오랜만이었다. 물론 연습생 때는 데뷔를 위해서 노래, 춤 연습을 했지만 그것과는 또 달랐다.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 내게 물을 주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

10. 스스로에 대해서도 알게 되지 않았을까. ‘나에게 이런 면이 있구나’라든지.
예원 : 긴장을 하면 실수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긴장하지 말자, 있는 걸 모두 뿜어내고 오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에너지를 다 쏟다는다는 말이 뭔지 알았다.

10. 공연을 하는 배우들이 느끼는 ‘무대의 맛’도 조금은 알았겠다.
예원 : 사람들 앞에서 박수를 받는다는 건 대단한 것이고,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거다. 때문에 무대에 소중함이란 것도 알았고 하루하루 감사해야겠구나란 걸 느꼈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 크다.

10. 배우로서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가수 출신’이란 꼬리표는 스스로가 떼야 한다.
예원 : 내려놨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다. 수식어를 바꾸는 것도 나이고, 못 바꾸는 것도 나다. 그걸 해결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가 아닐까. 오래 걸리더라도 그걸 향해 달리려고 노력할 거다.

예원 / 사진제공=젤리피쉬
예원 / 사진제공=젤리피쉬
10. 데뷔 당시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원 : 예전엔 단순하게 앞으로 나아갔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말이다. 지금은 조금씩 알아가니까 생각과 고민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른 채 할 수 있었던 때가 좋았구나 싶기도 하다. 지금은 뭔가 하려고 할 때 망설여지니까. 그런데 그냥 후회를 하더라도 해보자 쪽으로 바꾸려고 한다. 강한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는 거다.

10. 성장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올해, 또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예원 : 올해는 하루도 쉬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새롭게 시작할 때, 의욕이 있는 지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력하고 열심히 할 것인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 질책할 건 질책해주시고, 앞으로 나아가는 걸 지켜봐 주시면 한다. 나 역시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거다. 그래도 그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마음을 열고 봐주시면 좋겠다. 믿고 보고, 믿고 듣고, 또 믿고 찾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예원이는 해낼거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달릴 거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