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자체발광 오피스’ 캡처 / 사진제공=MBC
‘자체발광 오피스’ 캡처 / 사진제공=MBC
‘자체발광 오피스’ 캡처 / 사진제공=MBC
‘자체발광 오피스’가 이른바 ‘웃짠웃짠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웃기다가 울리고, 다시 배꼽 잡게 만들었다가 코 끝을 찡하게 하는 ‘자체발광 오피스’ 속 진솔한 이야기가 공감을 자아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자체발광 오피스’ (극본 정회현, 연출 정지인 박상훈) 2회에서는 죽음의 문턱에서 만나 눈물 젖은 해물탕을 먹은 청춘 대표 3인방 은호원(고아성)-도기택(이동휘)-장강호(이호원)가 ‘하우라인’ 계약직 3인방 ‘은장도’로 재회했다. 특히 독설 면접관 서우진 부장(하석진)과의 오피스 재회는 앞으로 바람 앞의 촛불 같은 호원의 앞날을 예고했다.

영화에서 101번째 프러포즈는 늘 성공이었다며 마음을 다잡고 하우라인 면접장에 도착한 호원. 그는 자신을 비웃었던 독설 면접관 우진과 다시 한번 만났고, “지원동기? 먹고 살려고 지원했습니다”라며 많은 이들이 마음 속에 숨겨 놓은 지원동기를 장렬하게 외치는 것을 시작으로 “대기업 정규직, 할 말 하는 폼나는 갑이 되고 싶었다”라고 토해낸 후 면접장을 떠났다. 공감이 가고 잘했다고 소리쳐주고 싶으면서도 이후 화장실에서 서러운 눈물을 쏟는 호원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함께 눈물 지었다.

이렇게 실패일 줄만 알았던 호원의 101번째 프러포즈는 계약직 3개월 제안으로 되돌아왔다. 이는 은장도를 살린 응급의학과 의사 서현(김동욱)의 지시로 이뤄진 일. 과연 그가 왜 은장도를 하우라인으로 끌어들였을지 궁금증을 높였다.

호원, 기택, 강호가 함께 입사했음을 알고 반가워 하기도 잠시, 첫 출근부터 웃픈 회사생활이 펼쳐져 웃짠 드라마의 스타트를 알렸다. 호원은 여자라는 이유로 영업팀에서 거부당해 마케팅팀으로 배치 받았고, 우진이 부장인 마케팅팀이 아닌 영업팀에 가기 위해 진상고객(장도연)에게 무릎까지 꿇었다. 침대 반품을 요구하고 나서는 고객에게 호원은 “침대 반품은 어렵지만, 저 같은 계약직 반품은 너무 쉽거든요”라며 호소해 짠내를 자아냈다.

이러한 짠내가 웃음으로 바뀐 것은 한 순간이었다. 호원과 고객은 ‘스펙만 밝히는 남자’에게 상처받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반전을 맞이해 웃음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정규직인 이용재 대리도 못해낸 진상고객 클레임 건을 해결하고 난 뒤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당당한 미소를 짓는 호원의 모습은 시청자들까지 뿌듯하게 만들었다.

꿈꾸던 갑은 아니었지만, 꿈에 그리던 취업을 하게 된 호원은 출근 첫 날부터 진상고객 클레임 해결부터 영업팀 회식까지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다. 정규직 전환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은 그를 들뜨게 했다. 하지만 곧 그 설렘은 애처로움으로 바뀌어 눈물샘을 자극했다. 우연히 기택과 강호의 통화내용을 듣게 된 호원은 두 사람이 시한부가 아님을 알게 됐고, 자신이 시한부일 것이라 확신하며 사직서를 작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 때 호원과 면접 악연으로 얽힌 우진이 회사로 돌아와 “뭡니까 그게?”라며 호원의 사직서를 확인하려고 해 긴장감을 높였고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자체발광 오피스’ 2회는 짠내와 웃음이 공존하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뒤흔들었다. 호원의 상황에 공감을 하며 눈물 짓다가도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어디에선가 본 적 있는 회사생활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특히 2회 오프닝에서 토익 900점, 한국사 1급 자격증 등 온갖 스펙을 무기로 싸우는 취준생들의 모습,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기는 낙하산의 존재까지 총성없는 전쟁터인 면접장 모습을 재기발랄한 연출과 상상력으로 그려내 재미를 배가시켰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시한부 삶에 충격 받고 180도 변신을 선언한 슈퍼 을의 사이다 오피스 입문기를 그린 드라마로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이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MBC를 통해 방송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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