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그룹 여자친구 / 사진제공=쏘스뮤직
그룹 여자친구 / 사진제공=쏘스뮤직
여자친구는 2015년 데뷔 첫 해 여느 신인 걸그룹처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파워 청순’이란 독특한 콘셉트와 8번 넘어져도 9번 다시 일어나는 ‘꽈당 영상’은 여자친구의 이름이 더 빠르게 퍼질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듬해 여자친구는 역사를 썼다. ‘시간을 달려서’와 ‘너 그리고 나’로 한 해 동안 29개의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모았다. 역대 걸그룹 중 어느 팀도 1년에 여자친구만큼 1위를 석권한 팀은 없었다. 2년 사이 여자친구는 ‘갓자친구’로 거듭났다.

2017년, 여자친구는 변신을 선언했다. 한 가지 색깔만 보여줄 수 있는 팀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6일 네 번째 미니앨범 ‘디 어웨이크닝(THE AWAKENING)’은 신호탄이었다. 교복을 벗고 제복을 입은, 시크해진 소녀들의 화양연화(花樣年華)가 시작됐다.

10. 신곡 ‘핑거팁’이 공개와 동시에 여러 음원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소원: 콘셉트 변신 때문에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설렘 반 걱정 반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티저가 공개되자마자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힘내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엄지: 정오에 음원이 공개되고 바로 차트를 확인했다. 좋은 성적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보다 우리가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10. 변신을 시도한 이유는 무엇인가?
유주: 엄지와 신비가 올해 졸업했다. ‘학교 3부작’이 끝나고 나서 콘셉트 변화를 줘야할 타이밍이었는데 적절한 시기에 변신을 시도했던 것 같다.
신비: 팬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교복을 벗으면서 시크한 모습을 보여주게 돼 굉장히 마음에 든다.
예린: 우리가 시크하게 바뀌었다고 해서 ‘난 이제 소녀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데뷔 초반에도 어울리는 것들을 다 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시기가 적절하다면 언제든 다시 청순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여자친구가 되고 싶다.

여자친구 예린·은하·유주 / 사진제공=쏘스뮤직
여자친구 예린·은하·유주 / 사진제공=쏘스뮤직
10. 누가 이번 시크 콘셉트에 가장 잘 어울리나?
엄지: ‘시간을 달려서’ 때 교복을 입었는데 세 사람은 넥타이를 맸고 세 사람은 리본을 달았다. 넥타이는 신비·소원·유주 세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세 명이 시크한 콘셉트와 어울리는 것 같다.
소원: 나는 시크가 잘 어울리는 것보다 청순이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웃음) 키가 큰 편인데 청순청순한 모습을 보여주기 쉽지 않았다. ‘시간을 달려서’나 ‘핑거팁’ 스타일이 나한테 어울리는 것 같다.

10. ‘핑거팁’도 이기용배의 노래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작업을 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신비: 처음부터 이기용배 프로듀서의 노래를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와 어울리는 노래를 찾고 결정해보니 이기용배의 노래였다. 우리끼리도 영혼의 단짝이 된 건가 싶었다.(웃음)

10. 안무는 여전히 여자친구 스타일인가?
엄지: 안무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칼군무 안에 소녀스러운 동작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절도 있는 동작들을 많이 추가했다.
은하: 포인트 안무로는 ‘권총 춤’과 ‘장총 춤’이다. 탕탕탕 가사에 맞춰 권총과 장총을 쏜다. 장총춤은 총의 반동까지 고려한 디테일한 안무다. 앉아쏴 자세까지 반영됐다. 대표님이 실제 군인들이 훈련 받는 사진을 안무 선생님께 보여주시면서 반영해달라고 했다.

10. ‘핑거팁’은 언제 처음 접한 노래인가?
소원: ‘유리구슬’ 끝나고 들었다. 사무실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거다. 당시에는 우리 후속곡인 줄 알고 관심 있게 들었다. 가이드 단계라 가사에 ‘네일 샵’도 있었다.(웃음) 우리는 검은색 머리에 네일은 기본 관리만 받던 시절이라 너무 확 콘셉트가 바뀌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예린: 그러다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마지막에 ‘핑거팁’을 들었다. 가이드는 좀 더 적극적이고 도발적인 가사였다. 가사를 많이 고쳤다. 노래만 들을 때는 오로지 노래만 듣게 되는 거라 반신반의했다.

여자친구 소원·신비·엄지 / 사진제공=쏘스뮤직
여자친구 소원·신비·엄지 / 사진제공=쏘스뮤직
10. 소원은 MBC에브리원 ‘쇼타임’과 ‘아육대 비하인드 영상’에서 ‘핑거팁’ 관련 떡밥을 흘려 ‘스포친구’란 별명을 얻었다.
소원: ‘쇼타임’에서 ‘탕탕탕’을 말했던 건 정말 우연이었다. ‘아육대’ 비하인드 영상에서 ‘핑거팁 대박’을 말했던 건 나도 영상을 보고 알았다. 영상을 편집하는 회사 직원이 편집하면서 무슨 말을 한 건지 물어보더라. 아무래도 편집될 줄 알고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론 흑역사라고 생각한다. 몸을 너무 꼬았다. 친구들이 종종 ‘핑거팁 대박’ 움짤을 보내주고 있다.(웃음)

10. 앨범 공개 전 선주문 수량이 10만장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유주: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신기하고 감사하다. 팬들에게 사랑 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이 마음 끝까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항상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여자친구가 되고 싶다.
소원: 우리가 첫 앨범부터 크게 성공한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성장한 것이기 때문에 더 감격적이고 뿌듯하다. 10만장 돌파 소식도 우리끼리 모바일 메신저 채팅창에 공유하고 ‘대박이다’라면서 얼떨떨했다.
은하: 실시간 검색어에 여자친구가 올라오면 다들 캡처해서 메신저에 공유한다. 그런데 소원 언니는 3위만 돼도 캡처하더라. 나는 1위일 때 캡처하는데 말이다.(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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