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엄기준, 지성, 오창석 / 사진=SBS ‘피고인’ 캡처
배우 엄기준, 지성, 오창석 / 사진=SBS ‘피고인’ 캡처
‘피고인’이 또 다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흔한 러브라인도 없지만 ‘피고인’만의 장치들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 14회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24.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3회 최고시청률인 23.7%을 넘어서는 수치다. ‘피고인’은 7회 만에 20%를 돌파한 후 꾸준히 21~23%를 유지해왔다. 이는 장르물인 ‘피고인’이 꽤 두터운 마니아 층을 확보했다는 반증이다.

‘피고인’에서 눈에 띄게 활용하고 있는 장치는 바로 반전이다. ‘피고인’은 첫 회부터 지금까지 엔딩 장면에 반전을 넣었다. 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피고인’의 반전은 그 회의 흐름을 한꺼번에 뒤집거나 전개 방향을 완전히 다른 곳으로 바꾼다. 덕분에 ‘고구마 전개’라는 별칭도 얻었지만, 또 다시 새로운 라운드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함으로써 기대감을 높이며 시청자의 이탈을 방지한다. 13회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27.5%로, 30%를 넘보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주연 배우들의 두 얼굴은 ‘피고인’의 또 다른 장치다. 복수극인 ‘피고인’에서 극명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인물은 바로 배우 지성과 엄기준이다. 지성은 서울 중앙지검 강력부의 에이스 검사였지만 하루아침에 누명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사형수 3866이 되어 행복했던 시절과는 정반대의 처절한 얼굴로 딸을 잃은 슬픔을 연기해내고 있다. 엄기준은 ‘재벌그룹의 유망한 후계자 형의 탈을 쓴 망나니 동생’으로 분해 1인 2역으로 선과 악을 표현하고 있다. 두 배우의 극단을 오가는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라는 평이다.

이처럼 극 전반에 걸쳐 주요하게 작동하는 장치가 있는가 하면, 에피소드에 새롭게 등장해 신선함을 불어넣는 장치도 존재한다. ‘피고인’은 사람과 사물을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7~8회에 걸쳐 차선호(엄기준)의 내연녀로 등장한 제니퍼 리(오연아)나, 지난 13회 후반에 등장한 거짓말탐지기가 그 예다. 공통점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극에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것. 이쯤 되면 ‘고구마 전개’라는 비판 아닌 비판에 맞서 ‘피고인’이 과연 다음 회에 어떤 장치를 들고 나올지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

‘피고인’ 제작사인 씨그널엔터 관계자는 “‘피고인’의 성공은 드라마 흥행코드 중 하나인 멜로의 색깔을 뺀 장르물로 이뤄낸 성과라 그 의미가 깊다”며 ‘피고인’만의 특색으로 기존의 작품과는 달리 세련되고 참신한 복수극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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