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최원영: 마지막 방송에서 신구 선생님이 그런 내레이션을 했다. 정말 와 닿았다. 그간 극 안엔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많았지만, 그런 것들을 잘 마무리해준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교훈을 주려고 애쓴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 계속 곱씹게 되는 말이다.
10. 오현경 배우와 재혼 로맨스를 펼쳤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최원영: 우리 두 사람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오현경 선배가 편하게 잘 대해줘서 이렇게 편하게 촬영해도 되나 싶었다.
10. 다리 위에서 두 사람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최원영: 프러포즈 신이었다. 어색하긴 했다. 동숙(오현경)이 일방적으로 태평을 쫓아다니던 상황인데 태평이 갑작스럽게 프러포즈를 했다. 보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난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데도 개의치 않는 여자의 눈빛을 보며 순간적으로 어떤 결심이 섰던 것 같다. 남자들은 종종 이런 호기가 있다.(웃음)
10. 최원영 배우가 연기한 성태평은 재기를 꿈꾸는 한물간 로커였다. 이후 트로트로 전향하며 신념을 굽혔다. 연기하며 어땠는지.
최원영: 나 역시 태평이가 발악을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쉽게 넘어갔다. 태평이가 좋아했던건 음악이지 단순히 록 하나는 아니었던 거다. 그걸 점차 깨달으며 성숙해진 것 같다. 근사한 어른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10. 가수 연기를 하며 음원차트 진입을 노렸었다. 안타깝게 불발됐는데.
최원영: (탄식하며) 망했다. 쉬운 게 아니었다. 하던 연기만 열심히 해야겠다. 그래도 재미있고 값진 경험이었다. 함께 음원을 준비해준 PD가 ‘태평이 노래 모아서 앨범을 만들어 3000원에 팔아야 겠다’고 하더라. 난 좋다고 했는데 정말 앨범을 만들어줄까.
10. 음원차트의 꿈은 못 이뤘지만 사람은 얻지 않았을까. 신사 4인(차인표·최원영·이동건·현우)의 케미가 좋았다.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다고.
최원영: 연기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실제로도 ‘형님’ ‘막내야’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우리 끼리 합이 잘 맞아서 대본 없이도 두 회는 만들 수 있겠다는 농담도 했었다. 우리 모두 대본에 충실한 배우인데도, 친해지다 보니 자꾸 허무맹랑한 애드리브가 나오더라. 시국에 맞춰서 ‘높으신 분들이 산에 갈 먹는 약’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서’ 등 대사들이 즉흥적으로 나왔다. 이게 재미있으니 서로 열을 내 연구도 해왔다.
10. 주말극 ‘월계수’와 월화드라마 ‘화랑’에서 동시에 모습을 보여줬다.
최원영: 내 책임은 아니지 않나. ‘화랑’에서 맥을 짚다가 ‘월계수’에선 기타를 친다는 반응을 많이 봤다. 그래도 ‘화랑’의 안지공은 병을 고치며 아픈 사람을 돕는 의원이었고 ‘월계수’ 태평은 음악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가수였다. 아, 그럼 같은 건가?(웃음) 사실 두 캐릭터가 시대적 배경부터 캐릭터까지 완전 다른 인물이었다.
10. 안지공과 태평의 확실한 차이점은 사랑법 아니었을까.
최원영: ‘화랑’에서 안지공은 이미 지나간 사랑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인물이었다. 신분을 뛰어 넘어 한 여자를 사랑했지만 그에 의해 가족들을 잃었다. 분노만 가득했는데, 자꾸 구구절절 매달리는 여자를 보니 연민이 시작됐다. 애증이었다. ‘월계수’ 태평은 단순무식한 인물이었다. 다 큰 애가 있는 돌싱녀와도 ‘고(GO)’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질주한다. 두 로맨스를 연기해 보니 상황이 사랑의 차이를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삶의 타이밍이 사랑을 만든다. 갑자기 생각난 말이다. 멋있지 않나.
10. 안지공은 진중한 카리스마를 지녔고, 태평은 유쾌하고 코믹한 매력이 있었다. 최원영 배우의 실제 성격은 어떤 인물과 가까울까.
최원영: 두 캐릭터 모두 내 안에 있다. 제 정신이 아닌 거다.(웃음) 말을 안 하고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고 하더라. 아메리카노에 샷을 추가해 마실 것 같지만 다방커피를 즐긴다. 조용한 면이 10% 정도 더 많은 것 같다. 떠들고 활발한 건 지쳐서 오래 못하겠다.
10. 그간 ‘돌아와요 아저씨’ ‘쓰리데이즈’ 등에서 악역 연기를 펼쳤었는데 최근엔 친근한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최원영: 볶음밥이 맛있어도 계속 같은 것만 먹으면 질린다. 짜장면도 먹어줘야 한다. 배우 입장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하고 싶다. 지금 무직이 됐는데,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전작들에선 내가 직접 뛰고 추격하기보단 지시하는 입장이었다.
10. 외모는 여전히 오빠지만 불혹을 넘겼다. ‘아재’라는 단어 인정할 수 있나?
최원영: 아재파탈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다. 나는 아니고 조진웅 씨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나이가 드는 대로 그 매력이 있지만 나는 어떻게든 관리하고 가꿔서 미모를 유지하고 싶다.(웃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배우 최원영은 지난해 8월부터 방영돼 지난 2월 26일 종영한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과 지난해 12월부터 전파를 탄 100% 사전제작 월화드라마 ‘화랑’에서 각각 한물간 로커 태평과 의원 안지공을 연기했다. ‘평일에 맥을 짚던 안지공이 주말엔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편성이 잘못했지만 최원영의 명불허전 연기력은 빛을 봤다. 최원영의 눈빛에는 애증과 코믹이 동시에 담겼다.10.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옷과 삶을 일치시키는 사람이 진정한 신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실제로 만난 최원영은 극 중 태평처럼 밝았다. “진지한 면이 더 많다”고 고백했지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취재진에게 초콜릿을 건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고 자유자재로 농담을 하며 인터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그와 함께 한 유쾌한 연기 이야기.
최원영: 마지막 방송에서 신구 선생님이 그런 내레이션을 했다. 정말 와 닿았다. 그간 극 안엔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많았지만, 그런 것들을 잘 마무리해준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교훈을 주려고 애쓴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 계속 곱씹게 되는 말이다.
10. 오현경 배우와 재혼 로맨스를 펼쳤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최원영: 우리 두 사람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오현경 선배가 편하게 잘 대해줘서 이렇게 편하게 촬영해도 되나 싶었다.
10. 다리 위에서 두 사람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최원영: 프러포즈 신이었다. 어색하긴 했다. 동숙(오현경)이 일방적으로 태평을 쫓아다니던 상황인데 태평이 갑작스럽게 프러포즈를 했다. 보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난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데도 개의치 않는 여자의 눈빛을 보며 순간적으로 어떤 결심이 섰던 것 같다. 남자들은 종종 이런 호기가 있다.(웃음)
10. 최원영 배우가 연기한 성태평은 재기를 꿈꾸는 한물간 로커였다. 이후 트로트로 전향하며 신념을 굽혔다. 연기하며 어땠는지.
최원영: 나 역시 태평이가 발악을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쉽게 넘어갔다. 태평이가 좋아했던건 음악이지 단순히 록 하나는 아니었던 거다. 그걸 점차 깨달으며 성숙해진 것 같다. 근사한 어른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10. 가수 연기를 하며 음원차트 진입을 노렸었다. 안타깝게 불발됐는데.
최원영: (탄식하며) 망했다. 쉬운 게 아니었다. 하던 연기만 열심히 해야겠다. 그래도 재미있고 값진 경험이었다. 함께 음원을 준비해준 PD가 ‘태평이 노래 모아서 앨범을 만들어 3000원에 팔아야 겠다’고 하더라. 난 좋다고 했는데 정말 앨범을 만들어줄까.
10. 음원차트의 꿈은 못 이뤘지만 사람은 얻지 않았을까. 신사 4인(차인표·최원영·이동건·현우)의 케미가 좋았다.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다고.
최원영: 연기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실제로도 ‘형님’ ‘막내야’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우리 끼리 합이 잘 맞아서 대본 없이도 두 회는 만들 수 있겠다는 농담도 했었다. 우리 모두 대본에 충실한 배우인데도, 친해지다 보니 자꾸 허무맹랑한 애드리브가 나오더라. 시국에 맞춰서 ‘높으신 분들이 산에 갈 먹는 약’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서’ 등 대사들이 즉흥적으로 나왔다. 이게 재미있으니 서로 열을 내 연구도 해왔다.
최원영: 내 책임은 아니지 않나. ‘화랑’에서 맥을 짚다가 ‘월계수’에선 기타를 친다는 반응을 많이 봤다. 그래도 ‘화랑’의 안지공은 병을 고치며 아픈 사람을 돕는 의원이었고 ‘월계수’ 태평은 음악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가수였다. 아, 그럼 같은 건가?(웃음) 사실 두 캐릭터가 시대적 배경부터 캐릭터까지 완전 다른 인물이었다.
10. 안지공과 태평의 확실한 차이점은 사랑법 아니었을까.
최원영: ‘화랑’에서 안지공은 이미 지나간 사랑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인물이었다. 신분을 뛰어 넘어 한 여자를 사랑했지만 그에 의해 가족들을 잃었다. 분노만 가득했는데, 자꾸 구구절절 매달리는 여자를 보니 연민이 시작됐다. 애증이었다. ‘월계수’ 태평은 단순무식한 인물이었다. 다 큰 애가 있는 돌싱녀와도 ‘고(GO)’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질주한다. 두 로맨스를 연기해 보니 상황이 사랑의 차이를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삶의 타이밍이 사랑을 만든다. 갑자기 생각난 말이다. 멋있지 않나.
10. 안지공은 진중한 카리스마를 지녔고, 태평은 유쾌하고 코믹한 매력이 있었다. 최원영 배우의 실제 성격은 어떤 인물과 가까울까.
최원영: 두 캐릭터 모두 내 안에 있다. 제 정신이 아닌 거다.(웃음) 말을 안 하고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고 하더라. 아메리카노에 샷을 추가해 마실 것 같지만 다방커피를 즐긴다. 조용한 면이 10% 정도 더 많은 것 같다. 떠들고 활발한 건 지쳐서 오래 못하겠다.
10. 그간 ‘돌아와요 아저씨’ ‘쓰리데이즈’ 등에서 악역 연기를 펼쳤었는데 최근엔 친근한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최원영: 볶음밥이 맛있어도 계속 같은 것만 먹으면 질린다. 짜장면도 먹어줘야 한다. 배우 입장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하고 싶다. 지금 무직이 됐는데,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전작들에선 내가 직접 뛰고 추격하기보단 지시하는 입장이었다.
10. 외모는 여전히 오빠지만 불혹을 넘겼다. ‘아재’라는 단어 인정할 수 있나?
최원영: 아재파탈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다. 나는 아니고 조진웅 씨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나이가 드는 대로 그 매력이 있지만 나는 어떻게든 관리하고 가꿔서 미모를 유지하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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