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출생의 비밀도, 악랄한 행동을 일삼는 악역도 없었다. 착한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의 얘기다.
지난 26일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이 5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지난해 8월 27일 22.4% 시청률로 평이하게 막을 연 극은 최종회에서 35.8%까지 올르며 ‘대세 주말극’임을 입증했다. 자체최고시청률은 지난 42회가 기록한 36.2%.
온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극에 코믹과 감동이 담긴 것은 물론, 훈훈하면서도 통쾌한 전개가 극의 인기에 한몫했다. 자극적인 요소보단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것. 시청률 올리기엔 ‘막장’만한 게 없다던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주목한 건 뭘까.
◆ 갈등 대신 ‘재기’
극 초반에는 실패로 얼룩진 남자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또 안타깝게 그려졌다. 회사에서 쫓겨난 것도 모자라 이혼을 당한 동진(이동건)·뛰어난 재단 기술을 가졌음에도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통닭집을 운영하는 삼도(차인표)·한때 잘 나갔지만 무명의 로커가 된 태평(최원영)·가난한 만년 취준생 태양(현우)의 모습이 교차됐다.
애초부터 실패를 맞본 이들은 사랑을 통해 재기를 위해 힘썼다. 특히 네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며 긍정적인 마음과 여유로움을 찾았고 덕분에 원하던 바를 이루게 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까지 통쾌하게 만들었다.
◆ 갈팡질팡 고구마 로맨스 대신 ‘직진 사랑법’
두 남자, 혹은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가 없었다. 굳건한 사랑의 힘이 안방극장을 따듯하게 물들였다. 효주(구재이)가 전남편 동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그려지기는 했지만 그럴수록 동진은 연실(조윤희)에게 애정을 표하며 마음을 단단히 했다. 동숙(오현경) 역시 현실적 벽에 부딪혀 선까지 봤음에도 태평을 향한 마음을 굽히지 않았고 둘은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던 부부 삼도와 선녀(라미란)에게는 위기가 있었다. 삼도의 첫사랑이 찾아온 것. 삼도는 선녀가 병을 겪으며 정신을 차렸고, 이후 선녀가 귀찮아함에도 애정을 과시하며 결국 딸을 얻게 됐다. 무엇보다 태양과 효원(이세영)의 직진 로맨스는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은 전여친의 횡포, 친오빠의 방해, 재력 문제, 엄마의 반대에도 흐트러짐 없이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 악랄한 수법? 짠 내 유발하는 카운터파트(counterpart)
주인공과 반대되는 입장의 캐릭터는 있었지만 ‘악역’이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었다. 효상(박은석)은 극 초반부터 동진과 대립한 것도 모자라 태양의 사랑까지 방해했다. 하지만 나름의 계획을 세워도 금세 탄로가 나는 허술한 모습은 오히려 유쾌함을 선사했다. 짜증이 가득했던 효상이 월계수 양복점에 적응하며 진정한 테일러로 성장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효주와 기표(지승현) 역시 ‘악인’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했다. 두 사람은 잘못된 방법으로 사랑을 표했고 사랑을 갈구했다. 결국 모든 것을 인정하고 떠나버린 두 사람의 모습은 새 삶에 대한 응원을 하게 만들었다. 짠 내를 유발하는 이들의 활약은 착한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매력을 더욱 배가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지난 26일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이 5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지난해 8월 27일 22.4% 시청률로 평이하게 막을 연 극은 최종회에서 35.8%까지 올르며 ‘대세 주말극’임을 입증했다. 자체최고시청률은 지난 42회가 기록한 36.2%.
온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극에 코믹과 감동이 담긴 것은 물론, 훈훈하면서도 통쾌한 전개가 극의 인기에 한몫했다. 자극적인 요소보단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것. 시청률 올리기엔 ‘막장’만한 게 없다던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주목한 건 뭘까.
◆ 갈등 대신 ‘재기’
극 초반에는 실패로 얼룩진 남자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또 안타깝게 그려졌다. 회사에서 쫓겨난 것도 모자라 이혼을 당한 동진(이동건)·뛰어난 재단 기술을 가졌음에도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통닭집을 운영하는 삼도(차인표)·한때 잘 나갔지만 무명의 로커가 된 태평(최원영)·가난한 만년 취준생 태양(현우)의 모습이 교차됐다.
애초부터 실패를 맞본 이들은 사랑을 통해 재기를 위해 힘썼다. 특히 네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며 긍정적인 마음과 여유로움을 찾았고 덕분에 원하던 바를 이루게 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까지 통쾌하게 만들었다.
◆ 갈팡질팡 고구마 로맨스 대신 ‘직진 사랑법’
두 남자, 혹은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가 없었다. 굳건한 사랑의 힘이 안방극장을 따듯하게 물들였다. 효주(구재이)가 전남편 동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그려지기는 했지만 그럴수록 동진은 연실(조윤희)에게 애정을 표하며 마음을 단단히 했다. 동숙(오현경) 역시 현실적 벽에 부딪혀 선까지 봤음에도 태평을 향한 마음을 굽히지 않았고 둘은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던 부부 삼도와 선녀(라미란)에게는 위기가 있었다. 삼도의 첫사랑이 찾아온 것. 삼도는 선녀가 병을 겪으며 정신을 차렸고, 이후 선녀가 귀찮아함에도 애정을 과시하며 결국 딸을 얻게 됐다. 무엇보다 태양과 효원(이세영)의 직진 로맨스는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은 전여친의 횡포, 친오빠의 방해, 재력 문제, 엄마의 반대에도 흐트러짐 없이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 악랄한 수법? 짠 내 유발하는 카운터파트(counterpart)
주인공과 반대되는 입장의 캐릭터는 있었지만 ‘악역’이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었다. 효상(박은석)은 극 초반부터 동진과 대립한 것도 모자라 태양의 사랑까지 방해했다. 하지만 나름의 계획을 세워도 금세 탄로가 나는 허술한 모습은 오히려 유쾌함을 선사했다. 짜증이 가득했던 효상이 월계수 양복점에 적응하며 진정한 테일러로 성장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효주와 기표(지승현) 역시 ‘악인’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했다. 두 사람은 잘못된 방법으로 사랑을 표했고 사랑을 갈구했다. 결국 모든 것을 인정하고 떠나버린 두 사람의 모습은 새 삶에 대한 응원을 하게 만들었다. 짠 내를 유발하는 이들의 활약은 착한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매력을 더욱 배가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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