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진정한 신사는 비싸고 멋진 옷을 입은 사람이 아니라 옷과 삶을 일치시키는 사람이란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신구가 이렇게 말했다. 시력은 잃었지만 그 안에서 찬란한 빛을 보았다.

지난 26일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 최종회가 방송됐다. 주말 가족극답게 모두가 행복해지는 훈훈한 그림이 그려진 가운데, 만술(신구)은 결국 시력을 잃게 됐다. 그럼에도 만술은 “눈을 감으니 지난 세월들이 펼쳐진다”며 담담하게 식구들을 위로했다. 이날 최종회는 웃음뿐 아니라 깊은 울림까지 선사했다.

앞서 임신 소식을 알렸던 연실(조윤희)과 선녀(라미란)는 함께 출산준비를 했다. 동진(이동건)과 삼도(차인표)는 만삭에도 대입시험과 시장 회장선거에 나가려는 아내들을 위해 외조했다. 결국 연실과 선녀는 한날한시 아들과 딸을 출산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아츄커플’ 태양(현우)과 효원(이세영) 역시 풍족하진 않아도 남부럽지 않은 신혼생활을 즐기며 애정을 과시했다. 태양은 집안일을 도맡아 하다 주부습진에 걸려 웃음을 자아냈고 효원은 그런 태양과의 과거를 회상하며 행복해했다.

태평(최원영)의 기혼사실이 언론에 밝혀지며 위기를 맞나 싶었지만 팬들은 태평을 외면하지 않았다. 태평은 가족과 팬을 모두 얻으며 행복한 눈물을 흘렸다.

극의 유일한 ‘문제적 남녀’로 통했던 효주(구재이)와 효상(박은석)도 그간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효주는 내쫓았던 가족들을 다시 평창동 집으로 불렀고 괴롭혔던 연실에게도 출산선물을 전했다. 그는 공부를 위해 벨기에로 떠나며 새로운 삶을 꿈꿨다.

월계수 양복점의 인턴으로 들어갔던 효상은 바느질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 ‘양복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라는 가치를 깨달으며 성장했다. 그는 다시금 미사어패럴 본부장으로 발탁됐다.

모두가 행복해졌지만, 극은 애초에 시력을 잃어가던 만술에게 기적을 선물하지 않았다. 그는 최종회에 이르러 결국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럼에도 어두운 앞날보단 찬란했던 지난 세월을 회상하며 웃었다. 만술은 동진·삼도·태평·태양과 함께 바닷가에 서서 바람을 맞았다. 그는 신사들에게 ‘진정한 신사’의 의미를 일깨우며 겉치레보다는 가슴이 잘 지어진 사람이 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최종회는 여느 가족극 다운 해피엔딩을 그려내면서도 현실적이고 따뜻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끝까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한 극이 오래도록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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