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은 퍼즐 놀이 같은 영화’라고 말했던 이수연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다.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며, 흩어져 있던 퍼즐의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 스릴러 영화.
모든 것을 잃고 경기도 신도시의 계약직 의사로 전락한 승훈(조진웅)은 그가 사는 건물의 주인으로 정육점을 운영하는 성근(김대명)의 아버지 정노인(신구)이 수면내시경 도중 내뱉은 살인 고백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살인의 비밀을 맞닥뜨리게 된 이후 의혹과 공포, 불안에 휩싸이게 되는 승훈은 집 문을 시도 때도 없이 두드리며 가까이에서 친절인지 감시인지 모를 행동을 하는 집주인 성근으로 인해 더욱 불안해진다. 급기야 성훈은 악몽과 환각에 시달리며 자신이 함정에 빠지게 된 것을 깨닫는다.
사진=영화 ‘해빙’ 스틸컷
아무것도 모르는 듯 멍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승훈을 공포의 덫에 빠져들게 한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한 정노인과 친절하지만, 의도를 알 수 없는 섬뜩한 얼굴의 집주인 성근. 그리고 누구도 믿을 수 없이 의심의 한가운데 놓인 승훈. 살인사건의 중심에 있는 세 사람이 펼치는 서스펜스는 관객들을 숨죽이게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펼쳐지는 조진웅, 김대명, 두 배우의 명품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한 층 더 높인다. 먼저 조진웅은 그동안 스크린과 TV에서 보여줬던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의심의 한 가운데 놓인 승훈의 예민한 심리 상태를 섬세한 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김대명 역시 전작인 ‘마음의 소리’에서 보여줬던 코믹한 이미지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인다. 친절한 집주인으로 온화한 미소를 짓다가도 금방 서늘한 감시자의 얼굴을 하는 김대명은 한 편의 영화 안에서 대조적이면서도 다채롭게 변화하며 관객을 의혹 속으로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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