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강성민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강성민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강성민은 ‘피고인’에서 서늘하게 빛났다. 산 속을 헤매며 오열했다가도, 박정우(지성)에게 차가운 표정을 짓던 그의 연기는 수년의 담금질을 거쳐 매끈해진 쇠처럼 단단하면서도 유연했다. 그렇게 ‘피고인’을 통해 많은 것을 증명해낸 강성민은 앞으로도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10. 태수는 마치 친딸이 죽은 듯 조카인 하연이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강성민 : 나도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그런데 제 첫 조카고, 좋아했던 형이자 매형이 된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합쳐지면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10. 권유리 또한 아이돌 겸 배우다. 본인도 아이돌 그룹 ‘우노’ 출신이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강성민 : ‘소녀시대’인데 비교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유리는 정말 열심히 하고, 민망할 정도로 현장에 남아 있는다. 서은혜라는 역할이 ‘피고인’ 속 여배우 중에서는 원톱이라 힘들 수도 있을 텐데 내색은커녕 너무나 밝다. 또 굉장히 적극적이다. 대사나 감정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감독님하고도 “이 대사는 좀 이상한 것 같다”면서 질문하다. 역시 소녀시대다.

10. 걸그룹이 나오니까 표정이 더 밝아졌다.(웃음)
강성민 : 소녀시대 뿐이겠나. 나도 아이돌을 좋아한다.(웃음) TV에 나오면 다 보는데, 요즘에는 블랙핑크가 좋더라.(웃음)

10. 오열하면서 산 속에서 하연이 시신을 찾아다니는 장면 등이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산 속 배회 신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강성민 : 삽을 세 개나 부러뜨렸다.(웃음) 그날 몇 시간 못자고 피곤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서 그랬는지, 언 땅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삽이 생각보다 약하더라.

10. 트렁크를 열었는데 하연이가 없었던 장면으로 ‘피고인’ 반전 요정 중 하나로 등극하기도 했는데.
강성민 : 나도 대본 받았을 때 재밌었다. 반전 요정 중에서도 성규(김민석)의 역할이 가장 소름끼쳤다.

10. 배우도 대본을 재밌게 읽어야 확실히 드라마도 재밌게 표현되는 것 같다.
강성민 : 나도 대본 4회까지만 읽고 ‘피고인’ 촬영을 시작했는데 4회만 봤는데도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감독님이 대본 읽고 어땠냐고 물어봤을 때도 단번에 ‘너무 재밌어요’라고 대답했다.

배우 강성민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강성민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올해 서른 아홉이다. 강성민의 30대는 어땠나.
강성민 : 서른 후반이 오히려 좋다. 어린 시절의 강성민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제 시작이다.

10. ‘피고인’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강성민 : 어렸을 때는 막연한 욕심이 많았다. 그런데 결국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르는 거였다. 열심히 한다고 해서 욕심이 다 이뤄지는 건 아니더라. 욕심은 희망고문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던 즈음에 ‘피고인’ 제의가 들어왔다. 마침 사무실 정리를 하던 때였다. 기분이 묘했다. 그래서 오히려 ‘피고인’은 종영 이후에 어떤 활동을 펼치게 될지 다시 욕심과 희망을 갖게 해 준 작품이다.

10. 어떤 것에 욕심이 나던가.
강성민 : 나는 경계선에 있었다. 비중이 작은 역할을 맡기기에도, 큰 역할을 맡기기에도 애매하다고 보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선입견을 지울 만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내게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10. 데뷔 22년차를 맞은 지금,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강성민 : 쓰임새가 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마치 양조위처럼. 작은 역할이든, 큰 역할이든 나만의 아우라가 확실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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