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바야흐로 아이돌 전성시대. 다시 말하면 아이돌 포화상태다. [10덕 포인트]는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아이돌 바다의 한 가운데서, 어느 그룹에 정착할지 고민 중인 예비 ‘덕후’*들을 위한 ‘입덕’** 안내서를 제공한다. 떠오르는 신인, 그룹 인지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멤버,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명곡과 퍼포먼스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아이돌의 매력을 나노 단위로 포착한다. [편집자주]*덕후: 마니아를 뜻하는 말로, 일어 ‘오타쿠’에서 파생됐다
**입덕: 한 분야의 마니아가 되는 현상

◆ 자작곡, ‘나’만의 색깔

아이돌은 철저히 기획된 가수라는 편견, 이제는 옛말이다. 최근 작사·작곡, 더 나아가 프로듀싱에까지 참여하는 아이돌 멤버들이 늘고 있다. 팀의 색깔이 확고한 그룹의 멤버라면, 자작곡을 통해 자신만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인피니트·에프엑스·미쓰에이·방탄소년단·빅스와는 또 다른 남우현·루나·수지·진·혁만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 아이돌 자작곡 추천: 솔로 편

아이돌 자작곡 추천: 솔로 편
아이돌 자작곡 추천: 솔로 편
◆ 인피니트 남우현, ‘향기’(2016년 5월 9일 발매)

남우현의 첫 번째 솔로 음반 ‘라이트(Write)..’에 수록된 곡. 남우현이 작사·작곡을 맡고 제이윤이 편곡했다. 우현의 담백한 보컬과 감정 처리가 잘 살아난 곡. 강렬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인피니트 표 댄스곡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발라드 곡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테마이나, 이를 일상적이면서도 솔직하고 또 애절한 단어와 문장들로 구사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 에프엑스 루나, ‘마이 메디슨(My Medicine)’(2016년 5월 31일 발매)

루나의 첫 번째 솔로 음반 ‘프리 섬바디(Free Somebody)’ 마지막 트랙. 루나와 초이가 공동 작사·작곡했다. 가사는 루나가 어머니에게 직접 쓴 편지를 바탕으로 했다. 어머니를 ‘나의 약(My Medicine)’에 비유한 가사에서 루나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따뜻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의 선율과 어울리는 루나의 청아한 음색과 섬세한 호흡이 돋보인다. 에프엑스의 개성 강한 음악 속 파워풀한 고음을 내지르던 루나와 정반대의 보컬이 마치 오르골 연주를 듣는 것 같은 느낌마저 자아냈다.

◆ 미쓰에이 수지, ‘좋을땐’(2016년 8월 25일 발매)

최근 첫 번째 솔로 음반을 발표한 수지는 그보다 앞선 지난해 8월 KBS2 ‘함부로 애틋하게’ OST에 자작곡을 실었다. 주연과 OST를 동시에 맡아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다. 드라마 출연 이전에 작업한 곡이나 시간의 유한함과 그에서 느끼는 소중함이 극 중 노을(수지)의 상황과 잘 어울린다는 판단에 OST로 선보인 것. 피아노와 현악기 연주, 그리고 수지의 깨끗한 음색이 어우러졌다. 마음이 변해버린 연인에게 말을 건네는 듯 한 가사를 수지는 담담히 또 애절히 표현, 배우다운 감정 처리를 보여줬다.

◆ 방탄소년단 진, ‘어웨이크(Awake)’(2016년 10월 10일 발매)

방탄소년단의 정규 2집 ‘윙스’(2016)에 실린 진의 솔로곡. 진이 작곡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에너제틱한 방탄소년단의 음악과는 또 다른 R&B 스타일의 곡으로, 진의 보컬 실력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진 특유의 미성과 깔끔한 고음 처리가 돋보인다. 도입부가 진의 내뱉듯 덤덤한 보컬로 채워졌다면 후렴구에서는 감정과 고음을 폭발시키며 탁월한 강약조절을 보였다. 또 진이 바라보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여섯 송이 꽃’에 비유한 가사에서 그의 감성을 엿볼 수 있다.

◆ 빅스 혁, ‘안아줄게’(2017년 1월 25일 발매)

혁은 지난달 25일 첫 자작곡 ‘안아줄게’를 발표했다. 정식 음반 아닌 온라인 음악 유통 플랫폼인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무료 배포, 보다 많은 이들이 그의 음악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빅스가 매번 화려하고 또 치명적인 음악과 퍼포먼스를 자랑했다면, ‘안아줄게’는 피아노와 기타로만 이루어진 어쿠스틱 곡으로 오직 혁의 목소리가 빛난다. 곡 말미 후렴구에서 감정을 터뜨렸다가 이내 속삭이듯 ‘라라라라 지금처럼’을 부르는 혁의 감미로운 음색이 특히 매력적.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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