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재심’ 스틸컷/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영화 ‘재심’ 스틸컷/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지난 2013년과 2015년에 걸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후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토대로 구성된 영화 ‘재심’이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건을 영화화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김태윤 감독은 “먹고 살기 힘들어 거절하려고 했지만, 사연을 보고도 모른 체 할 수 없었다”며 ‘재심’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털어놨다. 그리고 3년 만에 세상에 나온 영화 ‘재심’은 김태윤 감독에게 진정한 데뷔작이 됐다.

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떤가?
김태윤: 항상 그렇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서 편집을 더 할걸’ 뭐 이런 디테일한 아쉬움이 조금씩 남는다.

10. 언론시사회 때 무척이나 떨려 했다. 세 번째 영화인데도 그렇게 떨었던 이유가 뭔가?
김태윤: 잘 모르겠다. (웃음) 원래 그런 자리에서 잘 안 떠는데, 이상하게 데뷔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영화는 내가 기획하지 않았고, 두 번째 영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기획도 내가 했고, 시나리오도 내가 썼다. 그래서 데뷔작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굉장히 떨렸다.

10.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김태윤: 감독에게 나쁜 말을 하겠나? (웃음) 수고했다고, 잘 봤다고 말해줬다.

10. 약촌 오거리 사건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건이었다. 영화화할 때 고민되지는 않았나?
김태윤: 사실 ‘그것이 알고 싶다’ 때문에 사건이 많이 알려졌는데 영화는 그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시나리오를 쓰는 중에 방송이 되면서 많이 알려져서 당황했다. 사건이 많이 알려지면 영화 홍보의 측면도 있겠지만 반대로 안티가 생기기도 한다. 모르는 분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후에 영화를 만들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10. 실제 사건에 대한 조사나 취재는 어떻게, 얼마 정도 했나?
김태윤: 1년 정도 실재 인물들을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자료 조사를 했고, 1년 정도 드라마를 짜는 과정이 있었다. 그리고 시나리오 완성하고 나서 캐스팅을 했고, 완성하기까지 3년 정도 걸렸다.

영화 ‘재심’ 스틸컷/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영화 ‘재심’ 스틸컷/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10. 실제 사건의 주인공인 최 군을 만나기 전 선입견을 가졌었다고?
김태윤: 처음 만나기 전에는 무서웠다. 덩치도 컸고, 10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사람이라 거칠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첫 만남을 가지고 서울로 돌아갈 때 ‘나 같은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이런 선입견들이 아마도 최 군을 가장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10.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김태윤: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실재 인물들에게 피해가 안 갔으면 했다. 조금이라도 피해가 가지 않게 신경 썼다. 박준영 변호사에게는 재심에서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최 군에게는 한풀이, 감정적인 해소가 조금이나마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에게 도움이 돼야지 피해가 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10. 주연배우로 정우와 강하늘을 캐스팅했다.
김태윤: 젊은 배우들과 작업하고 싶었다. 변호사가 주인공인 영화 중에 ‘변호사’라는 커다란 작품이 있어서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에너지가 있는 배우와 찍으면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와 시너지가 생길 것 같았다. 무겁고 진지할 거라는 실화 소재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는 배우를 찾다가 두 배우가 눈에 들어왔다.

10. 선한 이미지의 배우 강하늘을 현우 역에 캐스팅한 게 조금 의외였다.
김태윤: 하늘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선하기만 한 인상은 아니다. 그리고 필모그래피를 보니 악역도 몇 번 했었더라. 영화상에서 현우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거칠고 다가가기 힘든 느낌이었다가 막바지에는 선한 모습이 드러나는 인물인데, 하늘이가 딱 맞을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주게 됐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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