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배우 이요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요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실제로도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니에요. 약간 툭툭거리는 스타일인데 저를 아는 사람들은 ‘그래, 가족’ 속 수경을 보고 딱 저라고 할 거에요.”

배우 이요원이 영화 ‘전설의 주먹’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간 안방극장에서 범접할 수 있는 카리스마로 ‘걸크러시’를 유발하는 역할을 많이 맡았던 이요원은 15일 개봉하는 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에서는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흙수저’ 오수경을 연기한다. 까칠해 보이지만 늘 사고만치는 아빠와 오빠 그리고 철딱서니 없는 여동생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어떤 가족이든 크고 작은 갈등은 있잖아요. 공감하면서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제가 맡은 오수경은 가족들을 원수처럼 여기지만 결국에는 그들을 도맡아요. 그간 맡았던 역할은 주체적으로 스스로 결단하는 캐릭터였는데, 오수경은 야망보다는 생활력이 강한 인물이죠. 부모님 빚도 갚아야 되고, 나라도 잘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달린 게 아닐까 했죠.”

이요원은 밖에서는 똑부러지고 맡은 일을 빈틈없이 해내지만 집에서는 집안일을 미뤄 방 안이 엉망이 된, 인간적인 면모의 오수경과 실제로도 비슷하다고 했다. “중·고등학교 때 제 방이 그랬어요. 그런데 방에도 못 들어오게 하고 방청소도 못하게 했어요. 내 물건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니까요.(웃음) 아마 저를 아는 사람들은 수경을 보고 딱 저라고 할 거 같네요.”

원래 가족영화를 좋아한다던 그는 “‘그래, 가족’은 신파가 아니어서 좋았다. 뻔해 보이는 것도 있지만 현실적이었다”면서 “배우들의 개성이 강했고, 감독님도 오버스럽지 않게 연출한 것 같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탄생한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배우 이요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요원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이요원·정만식·이솜·정준원 등 사뭇 다른 매력의 출연진들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거친 배역을 주로 맡아왔던 정만식과 신비스러운 마스크의 이솜, 성숙한 아역 정준원과 남매를 이룬 이요원은 “넷이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어색하고 거리감 있는 모습이 우리 영화와 딱 맞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역 배우인 정준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어요. (정)준원이가 묘에서 우는 장면에서 눈물이 쏟아졌죠. 너무 잘했어요. 제가 다정다감한 성격이 아니라서 영화에서처럼 툭툭거렸거든요. 저는 친해지고, 친숙해지면 구박하고 말 좀 그만하라고 하는 스타일이에요. 준원이가 그걸 잘 받아줬죠. 서로간의 호흡이 좋았어요.”

영화 속에서 이요원은 오이냉국을 뒤집어쓰는 등 망가지는 모습도 나온다. 그는 “해본 적이 없던 모습이라서 부담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라면서도 “웃는 사람도 많았고 자연스럽게 잘 찍혔다”며 만족했다.

4남매와 부대끼는 촬영을 했던 이요원은 “실제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 한 명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웃어 보였다.

“어릴 땐 엄청 싸웠어요. 제 기억에는 부모님이 동생만 챙겼다고 느꼈는데 동생은 그게 아니었겠죠. 어른이 되니까 미안한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여유 있고 잘해줄 수 있는 입장이니까 잘해주려고 노력해요. 동생도 요즘에는 ‘언니가 최고다’라는 표현도 하고요. 세상 그 어떤 친구보다 가깝고 편한 사이에요. 부모님보다 더 의지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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