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서은수: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신인이 대중에게 제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신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린 게 아닌가 싶다. 인기를 얻고 싶다는 생각으로 ‘낭만닥터 김사부’에 임한 것은 아니다. 나한테 조금이라도 남는 것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0. 지난해 3월, 한 피로회복제 CF서 콜센터 직원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서은수: 내 데뷔작이다.(웃음) 사실 나는 시안 광고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거다. 그런데 내가 찍은 시안이 정식 광고로 전파를 탔다. 나도 내가 그렇게 데뷔할지 꿈에도 몰랐다. 난 내가 그렇게 데뷔할지 꿈에도 몰랐다. 날 진짜 콜센터 직원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었다.
10. 그 이후로 계속해서 운이 따랐다.
서은수: ‘질투의 화신’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에 곧바로 캐스팅됐다. 특히 오래 전부터 팬이었던 한석규 선배와 함께 출연한다고 해서 설렘 한 가득이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니 너무 떨렸다. 겨우 인사하고 도망쳤다.(웃음) 그런데 마지막엔 한 번이라도 선배를 눈에 더 담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10. 촬영장에서 가장 경력이 짧은 연기 막내였는데 선배들의 사랑을 좀 받았는지?(웃음)
서은수: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와 선배 배우들이 신인인 저한테 한없이 자상하셨다. 한석규 선배는 대사 한 줄 밖에 없는 내가 실수를 해도 “우리 연화 잘한다”고 격려해주셨고, 서현진·유연석 선배는 내가 실수를 저지르고 괴로워하고 있으면 “못하는 게 당연하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다”며 응원해줬다. 그 힘으로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10. 공교롭게도 ‘질투의 화신’과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모두 중국 출신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서은수: 두 캐릭터가 서로 달라서 많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작가님께서 연화는 한국에 6~7년 가까이 산 친구니까 굳이 연변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질투의 화신’ 리홍단 역을 위해 연변 말을 배웠지만 확연히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10. 혹시 고향이 어디인가?
서은수: 부산 해운대 출신이다. 중학생 때부터 해운대에 있는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했었다. 내가 그 학원의 1호 졸업생이자 자랑거리다.(웃음)
10.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채로 등장했다. 돌담병원에서 준 밥을 정말 며칠 굶은 사람처럼 맛있게 먹더라.
서은수: 실제로 오랜만에 먹는 밥이었다. 감독님이 영양실조에 걸린 캐릭터니 살을 좀 빼고 오라고 해서 밥을 네 달 가까이 안 먹었다. 첫 등장 신이라 긴장이 돼 연습을 하고 싶었는데 다이어트 중이니 상상으로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까지도 계속 운동하고 촬영날 밥을 입안에 넣었을 때 그 행복은 잊을 수가 없다.(웃음)
10. 강동주(유연석)를 짝사랑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서은수: 생각만큼 리얼한 내 눈빛을 잘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 다음 작품에는 짝사랑도 좋지만 누군가와 같이 사랑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배우라면 누구나 로맨스를 꿈꾸지 않나. 그때는 정말 잘할 수 있다.
10. 17회에서 연화가 자신을 다그치는 도인범(양세종)과 말다툼을 벌이는 박은탁(김민재)에게 “난 배우는 중이라 그렇게라도 잘못을 지적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 장면은 우연화가 아닌 서은수가 말하는 것 같았다.
서은수: 정확하다. 난 ‘낭만닥터 김사부’ 시작부터 끝까지 우연화로 살았다. 극중에서 연화가 잠시 돌담병원을 떠나는데 그때 연화는 성장한 뒤 다시 돌담병원에 돌아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나 역시 그랬다.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올 때 더 멋있는 모습으로 돌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마지막 회에 편집된 장면이 하나 있다. 연화가 죽기 직전의 환자를 살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신이 있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의사로서 일하는 우연화의 모습이 배우 서은수가 더 나은 연기를 위해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눈물도 흘리는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비록 편집됐지만 내가 진짜 행복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지난해 배우 서은수에게는 ‘초심자의 행운’이 깃들었다. 피로회복제·휴대폰 CF부터 드라마 ‘질투의 화신’과 ‘낭만닥터 김사부’까지 지난 1년 동안 서은수는 그 어떤 신인배우보다 바쁘게 보냈다. 특히 시청률 27.6%(닐슨코리아)로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선 미스터리한 여직원 우연화 역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10. ‘낭만닥터 김사부’가 인기를 끌며 서은수를 향한 관심도 꽤나 높아졌다. 실시간 검색어도 1위를 여러 차례 했었고.
최근 텐아시아 편집국을 찾은 서은수는 지금까지 꽃길을 걸었던 것을 두고 “아직도 끔 속을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초심자의 행운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제는 연기로써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싶다는 배우 서은수를 만났다.
서은수: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신인이 대중에게 제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신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린 게 아닌가 싶다. 인기를 얻고 싶다는 생각으로 ‘낭만닥터 김사부’에 임한 것은 아니다. 나한테 조금이라도 남는 것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0. 지난해 3월, 한 피로회복제 CF서 콜센터 직원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서은수: 내 데뷔작이다.(웃음) 사실 나는 시안 광고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거다. 그런데 내가 찍은 시안이 정식 광고로 전파를 탔다. 나도 내가 그렇게 데뷔할지 꿈에도 몰랐다. 난 내가 그렇게 데뷔할지 꿈에도 몰랐다. 날 진짜 콜센터 직원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었다.
10. 그 이후로 계속해서 운이 따랐다.
서은수: ‘질투의 화신’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에 곧바로 캐스팅됐다. 특히 오래 전부터 팬이었던 한석규 선배와 함께 출연한다고 해서 설렘 한 가득이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니 너무 떨렸다. 겨우 인사하고 도망쳤다.(웃음) 그런데 마지막엔 한 번이라도 선배를 눈에 더 담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10. 촬영장에서 가장 경력이 짧은 연기 막내였는데 선배들의 사랑을 좀 받았는지?(웃음)
서은수: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와 선배 배우들이 신인인 저한테 한없이 자상하셨다. 한석규 선배는 대사 한 줄 밖에 없는 내가 실수를 해도 “우리 연화 잘한다”고 격려해주셨고, 서현진·유연석 선배는 내가 실수를 저지르고 괴로워하고 있으면 “못하는 게 당연하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다”며 응원해줬다. 그 힘으로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10. 공교롭게도 ‘질투의 화신’과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모두 중국 출신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서은수: 두 캐릭터가 서로 달라서 많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작가님께서 연화는 한국에 6~7년 가까이 산 친구니까 굳이 연변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질투의 화신’ 리홍단 역을 위해 연변 말을 배웠지만 확연히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서은수: 부산 해운대 출신이다. 중학생 때부터 해운대에 있는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했었다. 내가 그 학원의 1호 졸업생이자 자랑거리다.(웃음)
10.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채로 등장했다. 돌담병원에서 준 밥을 정말 며칠 굶은 사람처럼 맛있게 먹더라.
서은수: 실제로 오랜만에 먹는 밥이었다. 감독님이 영양실조에 걸린 캐릭터니 살을 좀 빼고 오라고 해서 밥을 네 달 가까이 안 먹었다. 첫 등장 신이라 긴장이 돼 연습을 하고 싶었는데 다이어트 중이니 상상으로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까지도 계속 운동하고 촬영날 밥을 입안에 넣었을 때 그 행복은 잊을 수가 없다.(웃음)
10. 강동주(유연석)를 짝사랑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서은수: 생각만큼 리얼한 내 눈빛을 잘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 다음 작품에는 짝사랑도 좋지만 누군가와 같이 사랑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배우라면 누구나 로맨스를 꿈꾸지 않나. 그때는 정말 잘할 수 있다.
10. 17회에서 연화가 자신을 다그치는 도인범(양세종)과 말다툼을 벌이는 박은탁(김민재)에게 “난 배우는 중이라 그렇게라도 잘못을 지적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 장면은 우연화가 아닌 서은수가 말하는 것 같았다.
서은수: 정확하다. 난 ‘낭만닥터 김사부’ 시작부터 끝까지 우연화로 살았다. 극중에서 연화가 잠시 돌담병원을 떠나는데 그때 연화는 성장한 뒤 다시 돌담병원에 돌아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나 역시 그랬다.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올 때 더 멋있는 모습으로 돌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마지막 회에 편집된 장면이 하나 있다. 연화가 죽기 직전의 환자를 살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신이 있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의사로서 일하는 우연화의 모습이 배우 서은수가 더 나은 연기를 위해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눈물도 흘리는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비록 편집됐지만 내가 진짜 행복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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