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살림하는 남자들’ / 사진제공=KBS
KBS2 ‘살림하는 남자들’ / 사진제공=KBS
“‘살림남’을 3년 정도 하겠다.”

배우 김승우가 KBS2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이하 살림남)’ 첫 방송 직전에 내비친 자신감이다. 그가 자신했던 ‘살림남’은 방송 14회 차인 지난 7일 시즌1을 종영하며 대대적 변화를 걸쳐 시즌2로 돌아온다.

‘살림남’의 시작은 창대했다. 파일럿 기간 없이 곧바로 정규편성을 받아냈고, 김승우·김정태·봉태규·김일중·문세윤·하태권까지 다양한 분야의 다채로운 멤버들이 합류하며 기대를 모았다. 이들은 각각 살림의 고수와 초보로 나뉘어 색다른 살림방식을 보여줬다. 다시금 대세 포맷으로 떠오르고 있는 관찰예능을 표방한 것 역시 기대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렇다 할 자극 없이 착하기만 했던 탓일까.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지난 11회 방송이 시청률 3.2%를 기록하며 자체최고시청률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평균적으로 2%대를 넘어서기 힘들었다. 동시간대에 방송된 MBC ‘PD수첩’과 SBS ‘불타는 청춘’이 각각 5%대, 8%대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살림남’의 성적은 민망하다. 특히 지난 7일 방송된 시즌1 최종회가 기록한 2.0%는 자체최저시청률이다.

앞서 지지부진한 상황에 제작진은 ‘살림대결’이라는 요소를 넣고 윤손하를 이을 새 안방마님으로 손태영을 선택했다. 6개월 차 초보 아빠 일라이까지 투입됐다. 손태영이 권상우와의 결혼생활을 공개하고 일라이가 반전의 사랑꾼 면모를 과시하며 화제성 면에서는 반등의 기미가 보였으나 이것이 시청률 상승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결국 ‘살림남’은 시즌1을 종영하고 시즌2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화요일 심야시간대에서 수요일 황금시간대로 파격 편성됐을 뿐 아니라 백일섭·정원관·일라이가 출연을 확정 지었다. 최근 졸혼을 선언한 백일섭과 만혼 후 50대에 딸 바보가 된 정원관, 조혼으로 화제가 된 후 시즌1에서 사랑꾼의 면모를 과시한 일라이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재미 요소를 만든다는 것.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시간대인 데다가, 20대부터 70대까지 남편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다양한 시청자 층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남자의 살림에 박수를 보내는 모양새는 잘못된 접근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살림을 하는 남자들에 주목을 하는 것 자체가 살림이 여자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현대인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살림=노동=남자들이 돕는다’는 인식이 아니라 즐거운 살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살림남’은 반등을 꾀할 수 있을까. 오는 22일 오후 8시 55분 다시 돌아온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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