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김상중 / 사진=MBC ‘역적’ 캡처
김상중 / 사진=MBC ‘역적’ 캡처
‘역적’ 배우 김상중의 혼신의 연기에 힘입어 단 2회 만에 시청률이 두 자릿수가 됐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단 2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에 진입, 시청자의 마음을 훔쳤다.

‘역적’ 2회 시청률은 첫방송보다 올라 10.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배우 김상중의 하드캐리한 연기가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악랄한 세상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둠 속으로 들어간 남자, 아모개(김상중 분)의 굴곡진 인생사는 배우 김상중이 연기해 진폭이 더욱 커진다. 이 드라마로 처음으로 노비를 연기하는 김상중에게 이질감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김상중이 연기하는 아모개는 대대로 노비 노릇을 하는 씨종이다. 제 팔자를 만족하며 살았던 아모개는 아들 길동(아역 이로운 분)이 아기 장수임을 알게 된 후 외거노비를 넘어 면천을 꿈꾼다. 하지만 기득권은 비기득권의 꿈을 내버려 두는 법이 없다. 벼룩의 간을 빼먹으려 달려드는 주인댁 때문에 면천의 꿈은 날아가고 아내는 싸늘한 주검이 된다.

아무렇게나 틀어 올린 머리에 사람 좋은 미소를 장착하고 극진한 아내 사랑과 아기 장수 길동을 향한 부성애를 온몸으로 뿜어내며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1회 방송 이후 김상중이 능글맞고 얄궂게 뱉어낸 “내맴이여”라는 대사는 단박에 유행어가 됐을 만큼 시청자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1회에서도 아모개의 삶은 퍽 굴곡졌다. 참지 못하는 종자, 아기 장수인 아들 길동이 주인댁 도련님에게 절구를 차버린 탓에 아내 금옥(신은정 분)이 매질을 당하고, 아들 길동은 역사임이 발각될 위기에 처했으니. 하지만 2회에 비하면 미약한 진동에 불과하다. 2회에서 아모개의 삶은 면천을 좌절당하고 아내를 잃으며 거칠게 요동쳤다.

김상중이 분노와 울분을 섞은 눈빛으로 눈물과 콧물을 쏟으며 절규하는 순간, 주인댁의 농단으로 재산을 뺏겨 면천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에서조차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씨종의 비극이 안방극장으로 밀려왔다. 무덤마저 초라한 아내의 주검 앞에서 오열하며 자신의 뺨을 내리칠 때는 끝을 알 수 없는 아모개의 절망과 슬픔에 잠식됐다. 양반의 숨통을 끊고 하늘을 보며 지어 보인 공허하고 헛헛한 표정은 뇌리에 깊게 박혀 선명한 잔상을 남긴다.

드라마 관계자는 “배우 김상중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연기를 펼쳐낸다. 그가 감정연기를 펼칠 때면 촬영장 전체에 무거운 공기가 깔려 어느 누구도 숨소리 하나 크게 내지 못한다. 그만큼 연기의 울림이 압도되기 때문이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절제와 울분을 오가며 명품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김상중의 호연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역적’에서 펼쳐진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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