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맨몸의 소방관’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얼반웍스미디어
‘맨몸의 소방관’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얼반웍스미디어
“로맨틱 성장 코믹 액션 스릴러다. 좋게 말하면 복합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이도 저도 아닐 수 있다.”

‘맨몸의 소방관’ 박진석PD는 드라마 첫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뚜껑을 연 ‘맨몸의 소방관’은 다채로운 요소가 담긴 복합 드라마가 됐다.

지난 19일 KBS2 4부작 수목드라마 ‘맨몸의 소방관’(극본 유정희, 연출 박진석)이 종영했다. 극은 10년 전 방화 살인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미대생 상속녀 한진아(정인선)가 몇 가지 단서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강철수(이준혁)를 의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날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10년 전 살인 사건의 진범 권정남(조희봉)을 잡기 위해 강철수와 한진아가 힘을 합쳤다. 하지만 권정남은 한진아를 납치했고, 강철수는 “우리가 공범이 돼서 한진아의 돈을 나눠 갖자”고 거짓 회유하며 한진아를 구하기 위해 애썼다.

세 사람이 갇혀 있는 집엔 권정남으로 인해 화재가 났고, 강철수는 우여곡절 끝에 한진아를 구해냈지만 소방관으로서 쓰러진 권정남까지 구하려고 다시 화염 속에 들어갔다. 이후 강철수가 죽은 것처럼 그려져 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냈지만 다시 한 번 반전이 이뤄졌다. 강철수는 계속 소방관으로서 살아가고 있었고, 한진아는 그를 찾아가 “사귀자 우리”라고 고백했다.

‘맨몸의 소방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맨몸의 소방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극 초반, 과거 방화범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최면에 빠지는 한진아의 모습과 더불어 10년 전 한진아에게 다가오는 범인의 모습은 긴장감을 높였다. 아픔을 간직한 한진아가 범인의 등에서 발견 흉터를 강철수에게서 찾게 되고, 점차 진실에 가까워지는 모습은 추격 스릴러 한 편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한진아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다혈질 소방관 강철수의 모습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누드모델 아르바이트 제안을 수락한 후 한진아 앞에 처음 선 강철수가 주섬주섬 바지까지 내리는 모습은 안방극장을 폭소로 물들였다. 이후 두 사람이 한 팀으로 활약했고, 서서히 가까워진 두 사람의 묘한 분위기는 설렘을 자극했다.

다채로운 장르 속에서 배우들의 열연도 빛났다. 이준혁은 다혈질 소방관이지만 책임감이 투철한 강철수의 우직함을 그려냈고, 정인선은 과거 트라우마로 차가운 이미지를 갖게 됐지만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한진아의 감정을 눈빛에 담아냈다. ‘맨몸의 소방관’이 웰메이드 드라마가 된 이유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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