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유해진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유해진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개성 있는 외모와 특유의 억울한 표정, 여기에 생활밀착형 연기까지. 배우 유해진이 가진 무기는 코미디 장르를 만났을 때 빛을 발했다. 메인 캐릭터가 멋있을 수 있게 희생했고, 긴장감 넘치는 극에서 환기구 역할을 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에서 유해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현빈과 대조되는 유쾌한 생계형 캐릭터를 연기했다. 아내와 아옹다옹하며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매력을 더했다.

“많은 분들이 저의 유머러스한 이미지에 대해 좋게 평가를 해줘요. 고마운 이미진데, 코미디만 고집하진 않을 거예요. 요즘 ‘또 다른 모습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나’, ‘내가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그에게서 연기적 갈증이 엿보였다. 실제로 그는 ‘소수의견’ 속 이혼전문 변호사를 연기하며 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베테랑’에서는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색다른 모습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갈증이 있죠. 가슴이 쓰릴 정도로 진한 깊은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역할은 상관이 없어요. 같은 형사라고 하더라도 아픔을 가지고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장르에 대한 목마름이 요즘 생겼어요. 너무 캔디만 먹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럭키’로 인해 과한 기쁨을 느꼈지만, 또 한 구석에서는 다른 걸 찾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영화 ‘공조’ 스틸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공조’ 스틸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유해진은 어느 날 갑자기 뜬 배우가 아니다. 극단을 시작으로 조연을 걸쳐 차근차근 걸어온 세월만 20년이다. 그럼에도 유해진은 연기에 대해 ‘그저 일’이라고 단순하게 넘겨짚지 않았다.

“들들 볶여야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남들도 볶고, 나 스스로도 볶고.”(웃음)

고민의 흔적을 보자 “슬럼프도 있었겠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는 부정하지 않았다.

“왜 없겠어요. 등산을 하고 숨이 찰 정도로 달리면서 스스로를 자극하고 있어요.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기도 해요. 그때 멈추지 않고 더 달리면서 쾌감을 느껴요.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허무하게 소비된 느낌이거든요.”

배우 유해진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유해진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등산 얘기에 반가운 그의 반려견 겨울이의 이름이 나왔다. 겨울이는 유해진이 tvN ‘삼시세끼’에 출연 당시 모습을 드러내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주인공이다.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운동을 하려고 해요. 날이 이렇게 추운데 추운 기색도 없어요.”(웃음)

유해진이 대중적으로 친근한 배우가 된 데는 ‘삼시세끼’의 덕도 크다. 유해진은 동년배 차승원, 후배 손호준과 함께 어촌에서 생활하며 옆집 아저씨 같은 매력을 여과 없이 발산했다.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세미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에요. 장난도 치고, 탁구도 하지만 저녁이 되면 배우들과 못했던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세월 흘러가는 얘기 등 진짜로 내가 느끼고 있는 것들을요. 그런 모습들을 보며 시청자들이 공감을 해준 것 같아요. 만약 내가 ‘삼시세끼’를 100%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면 돔이 아니라 상어까지 잡았을 거예요.”

20년 연기경력의 유해진은 끝으로 “‘안녕하세요, 배우 유해진입니다’라고 인사했을 때 ‘네가?’라는 반응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소박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소신을 내비쳤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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