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옆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조연들이 있기에 드라마 속 주연들이 빛난다. 조연이 주연만큼의 몫을 해낼 땐 작품 전체가 반짝거린다. ‘명품 조연’이라는 말은 그럴 때 어울리는 칭찬이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작품 전체가 반짝거렸다. 여러 캐릭터가 나름의 역할 안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시너지를 내 탄탄하게 작품을 뒷받침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낭만닥터 김사부’ 속 없어선 안 될 역할을 해오며 보다 사랑받는 드라마를 완성시킨 ‘신스틸러’ 5인을 모아봤다.

진경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진경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 진경-오명심 간호사 역
시종일관 시크한 표정부터 사자후까지, 그야말로 제대로 걸크러시 캐릭터였다. 오 간호사는 ‘돌담 병원’ 내 유일하게 김사부(한석규)에게 큰소리를 치는 인물이기도 했다. 자신이 필요할 때와 빠져야할 때를 정확하게 알고 나서면서 시청자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곤 했다. 특히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다가도 좋은 말로 안되는 상황에서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사자후를 시전, 모든 상황을 종료시켰다.

오 간호사를 연기한 진경은 특유의 차가운 이미지로 냉정한 간호사의 모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병원 행정실장 장기태(임원희)와의 애매모호한 관계에서 그려지는 코믹 연기 호흡으로 웃음과 공감을 함께 안겼다.



임원희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임원희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 임원희-장기태 행정실장 역
과장된 말투와 표정, 제스쳐까지. 아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장기태 실장을 잊는 이는 없을 것이다. ‘돌담병원’의 마스코트와도 같았던 그는 부와 권력에 쉽게 흔들리는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일을 주도하기보다 분위기에 편승하고 새로운 권력자의 등장에 적당히 이용당하며 실리를 취할 줄 아는 잔머리 굵은 인물이었다. 그래왔던 그가 후반부 거대 병원 직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대립하며 대립하는 장면은 통쾌함과 함께 진한 감동을 안겼다.

임원희는 장기태 캐릭터를 독특한 연기로 소화해내며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만들었다. 만화 같은 표정과 말투들은 대체 불가한 분위기를 완성했고 오랜 연기 내공이 더해져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었다. 이번 ‘2016 SAF 연기대상’에서 시상자로 무대에 선 그는 한 번도 수상의 기쁨을 누려보지 못했다고 밝혀 많은 이들을 아쉽게 했다. 2017년엔 꼭 수상자로서 무대에 서길 응원한다.



장혁진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장혁진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 장혁진-송현철 외과과장 역
거대 병원 외과과장 송현철은 도윤완(최진호) 원장의 수하로, 그의 말이라면 꼼짝도 못하는 비굴한 캐릭터였다. 그가 의외로 호감을 얻기 시작한 부분은 돌담 병원에 내려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 김사부를 견제하면서도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돌담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도 원장에게 전달하고 음모를 꾸미는 역할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같은 돌담병원 안에서 그는 의사로서의 신념이나 자긍심보다는 사리사욕을 채우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통해 돌담병원은 더 멋지게 그려질 수 있었다.

장혁진은 강렬한 인상을 가진 배우이나 ‘낭만닥터 김사부’에선 유쾌하고 빈틈 있는 캐릭터로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풍부한 감정과 다채로운 표정들을 얼굴에 모두 담아내며 시선을 붙잡았다. 단역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만큼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준 장혁진. 이번 작품 이후 펼칠 앞으로의 활동 역시 기대되는 배우다.



양세종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양세종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 양세종-도인범 의사 역
극중 도인범은 욕망 가득한 거대 병원 원장 아버지와 ‘진짜 의사’를 강조하는 김사부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었다. 예기치않게 머무르게 된 돌담 병원에서 선의의 라이벌 강동주를 만나고 나란히 함께 성장하기 시작한 그는 김사부의 신념에 따르기로 결정하면서 처음 아버지 앞에 감정을 쏟아낸다. 갈팡질팡 하면서도 결국 김사부를 택한 도인범은 김사부에겐 아직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이기도 했다.

양세종은 지난해 ‘낭만닥터 김사부’로 데뷔한 신인이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내면의 갈등을 잘 표현했다. 2017년 주목받는 신인으로 손꼽힌 그는 SBS 수목극 사임당을 또 한 번 자신에게 도전한다.



김민재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김민재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 김민재-박은탁 간호사 역
강은탁은 돌담병원에서 가장 먼저 환자를 맞아 바이탈을 체크하고 심각성을 알리며 극에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수술실 안에서도 흔들림 없이 수술을 돕는 그는 불의 앞에선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으로 우연화(서은수)를 다그치는 도인범에게 대들기도 하고, 가끔은 환자들과도 부딪히며 돌담 병원의 평화 지킴이 역?로 자처했다.

김민재는 귀여운 매력을 벗어던지고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강렬한 눈빛과 더불어 낮게 깔리는 중저음의 목소리는 이제 갓 스물을 벗어난 나이까지 잊게 했다. 서은수를 사이에 두고 여러번 양세종과 부딪혔음에도 러브라인은 그려지지 않아 왠지 모를 아쉬움을 남았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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