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홍상수 감독은 아무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일상에서 미묘한 차이를 끄집어낸다. 그리고 그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에서 관객들은 수만 가지 다른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 홍 감독의 신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그가 사랑을 이야기 할 방식이 궁금했던 이유다. 그리고 ‘당신 자신’과 당신’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영화는 한때 바람둥이였던 영수(김주혁)가 친구 중행(김의성)에게 여자 친구인 민정(이유영)과 결혼하고 싶다고 밝히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에 중행이 민정이 동네 술집에서 다른 남자와 술을 마시다 크게 싸움을 했다는 말을 전하게 되고, 이를 다시 영수가 민정에게 전하게 되면서 둘의 사이에는 균열이 생긴다.
그 균열 사이로 홍 감독은 사랑과 ‘앎’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사랑은 둘만이 아는 일이라고 하지만, 관계에 놓인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일까, 과연 ‘100%’ 안다는 것은 사랑을 하는 데 중요한 것일까’ 하는 화두들이다.
처음 친구들의 이야기에 현혹되었던 영수는 민정이 떠나버린 뒤 방황하며 스스로 깨닫기 시작한다. 민정에 대해 떠도는 이야기들은 그것이 맞든 틀리든 결국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이라고. 민정과 사랑하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타인의 말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다고. 사랑하는 이에 대한 무지가 오히려 순수한 사랑을 위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깨달은 영수는 민정에게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달뜬 고백을 전한다.
이처럼 ‘안다’와 ‘모른다’, ‘맞다’와 ‘틀리다’에 대한 흥미로운 공방은 소소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펼쳐진다. 그 소소한 사건들을 긴장감있게 끌고가는 데에는 배우 이유영도 한 몫 했다. 민정으로 분한 이유영은 진짜 자신과 가짜 자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남자들을 만난다. ‘남자 1’인 재영(권해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자 2’인 상원(유준상)까지 너무나 태연하게 자신 삶의 반경 속으로 끌어들이는 그녀를 보면 그녀가 어떻게 관계를 마무리할 지 궁금해진다. 새로운 남자를 만나든,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남자를 만나든 같은 책을 들고 같은 카페, 같은 술집에서 만난다는 점도 정체성 측면에서 바라볼 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홍 감독은 왜 ‘당신 자신’과 ‘당신’이라는 이분법으로 정체성을 나눴는지에 대한 해답을 쉽고 명쾌하게 내려주지 않는다. 그것이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묘미다. 10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영화는 한때 바람둥이였던 영수(김주혁)가 친구 중행(김의성)에게 여자 친구인 민정(이유영)과 결혼하고 싶다고 밝히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에 중행이 민정이 동네 술집에서 다른 남자와 술을 마시다 크게 싸움을 했다는 말을 전하게 되고, 이를 다시 영수가 민정에게 전하게 되면서 둘의 사이에는 균열이 생긴다.
그 균열 사이로 홍 감독은 사랑과 ‘앎’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사랑은 둘만이 아는 일이라고 하지만, 관계에 놓인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일까, 과연 ‘100%’ 안다는 것은 사랑을 하는 데 중요한 것일까’ 하는 화두들이다.
이처럼 ‘안다’와 ‘모른다’, ‘맞다’와 ‘틀리다’에 대한 흥미로운 공방은 소소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펼쳐진다. 그 소소한 사건들을 긴장감있게 끌고가는 데에는 배우 이유영도 한 몫 했다. 민정으로 분한 이유영은 진짜 자신과 가짜 자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남자들을 만난다. ‘남자 1’인 재영(권해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자 2’인 상원(유준상)까지 너무나 태연하게 자신 삶의 반경 속으로 끌어들이는 그녀를 보면 그녀가 어떻게 관계를 마무리할 지 궁금해진다. 새로운 남자를 만나든,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남자를 만나든 같은 책을 들고 같은 카페, 같은 술집에서 만난다는 점도 정체성 측면에서 바라볼 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홍 감독은 왜 ‘당신 자신’과 ‘당신’이라는 이분법으로 정체성을 나눴는지에 대한 해답을 쉽고 명쾌하게 내려주지 않는다. 그것이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묘미다. 10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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