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권율: 시나리오를 봤을 때 처음 느꼈던 느낌이나 안성기 선배님가 출연한다고 하셨을 때 받았던 느낌들이 어떻게 결과물로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사실 현장에서 촬영하다 보면 의외의 변수들이 많이 생기고, 작품에 빠지기 쉽다. 자꾸 나무만 보고 숲을 보는 시각이 떨어지는 거다. 그런데 안성기 선배님과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다.
우연을 가장한 사건들도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개연성 있는 연기를 펼칠지도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사냥’만의 속도감과 함께 설득력있게 전달된 것 같아 정말 만족스럽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10. 흥행 욕심도 보인다.
권율: 흥행 욕심 없는 배우가 어디 있겠나. (웃음) 부끄럽지 않게 완성하기 위해 많은 배우들과 감독님이 온몸을 던져가면서 했기 때문에 어여삐 봐주셨으면 좋겠다.
10. 온몸을 던지는 연기라. 힘들었겠다.
권율: ‘맹실장’은 사실 열심히 뛰어야 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때문에 안성기 선배님이나 다른 엽사들에 비해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선배님이 뛰어가고, 엽사가 추격하고 이 둘이 한 앵글에 잡히고 나면 그때서야 내가 “천천히 가요~” 하면서 나오는 거다.
나는 기우뚱거리면서 뛰어도 되고, 힘들어도 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복장이나 구두가 곤욕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었다. 발이 부어서 구두에 잘 안들어가고, 접지르거나 많이 미끄러지기도 하고. 또 엄청 추웠다. 다시 한 번, 우리 선배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고 하고 싶다. 나는 물에 하반신만 담궜는데도 살얼음을 체험하게 됐는데도 춥더라. ‘아이스 버킷 챌린지’도 아니고.
10. 선배들이 더 고생하니까 말로 잘 표현도 못했을 것 같은데.
권율: 물론이다. 안성기 선배님이 가장 강력하셨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 모두 그런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안성기 선배님보다 선배라면 티를 낼 수 있었겠지. 선배님은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강한 체력왕이다. (웃음)
10. 안성기의 열연을 보며 배우는 것도 많았겠다.
권율: 늘 배우는 몸 상태가 최선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 사실 꾸준함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밥을 꾸준히 먹는 것도 힘들다. 아침에 정시에 일어나 무언가를 똑같이 한다는 것만큼 힘든 게 없지 않냐. 그런 꾸준함과 성실함이라는 측면에서 선배님은 거의 완벽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늘 하루에 한 시간씩 뛰시고, 몇 시간 동안 체력 단련을 하시니.
10. 배우 활동을 하면서 ‘이것은 꾸준히 꼭 하고 있다’라는 무언가가 있나.
권율: 늘 어떤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두려움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캐릭터나 작품에 대해 덜컥 겁이 날 수도 있겠지만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나를 던질 수 있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드라마에서 나를 봐주셨던 팬들은 ‘사냥’에서 너무 나쁘게 나와서 “오빠, 이상해지면 어떡해요~”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온전히 작품 속 그 캐릭터로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게 꾸준히 마인드 컨트롤한다.
10. ‘사냥’ 속 맹실장의 모습이 그간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달달한 모습과 판이하게 다른데.
권율: 어떤 역이든 내가 ‘변신’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로서 걸어가는 길에 먼저 오는 순서대로 했을 뿐이다. ‘이런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야지’하는 계산이나 의도는 없었다.
그래서 기가 막힌 인연들로 묶여있다.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고 작품을 만나는 것처럼 운명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다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안 할 수도 없기 때문에.
‘피에타’의 기타남이나 ‘잉투기’ 속 한량 백수, ‘방안의 코끼리’에서 액션 연기를 펼쳤던 모든 모습들은 배우의 길을 두려움 없이 걸어가게 해 주고 거름이 되어주는 자양분이다. ‘사냥’도 그런 배움의 과정 중 하나다. 제가 ‘확장’되는 작업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또 나는 달달한 캐릭터보다 ‘맹실장’처럼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더 재밌는 것 같다. 사실 그간 보여드렸던 ‘스위트 가이’와는 다르게 마초적인 성향이 있어 낯간지러웠다. 드라마 현장에서 내가 얼굴이 빨개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게 말이 돼?’라고 생각하면서. (웃음)
10. 처음에 젠틀한 캐릭터로 어필하면 비슷한 시나리오가 들어오기 마련이지 않나.
권율: 비슷한 역할들이 많이 들어오긴 한다. 그런 호감 이미지로 어필하는 것도 감사하지만, ‘맹실장’ 역을 선택하게 된 건 내 이미지를 한정 짓지 않고 확장해가는 작업 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안했던 역할을 하려고 강박증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때그때마다 내가 성장할 수 있고 흥미가 생기는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에는 좀 더 남자 냄새가 많이 나는 느와르 영화도 해보고 싶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배우 권율은 영화 ‘사냥’에서 맡은 ‘맹실장’이라는 역에 대해 이미지의 ‘변신’ 대신 ‘확장’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그간 드라마를 통해 보여줬던 부드러운 모습 또한 충분히 인상적이었지만, 그 이미지에 자신을 한정 짓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분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내면의 탐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변해가는 ‘맹실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그를 보면 앞으로 확장해나갈 그만의 연기 세계를 기대하게 된다. 그것이 느와르든, 좀비 영화든. 힘들었던 시기도 ‘언젠가는 잘 될 사람이니까’라고 넘겨 가며 자신감으로 조급함을 밀어내왔다던 권율을 지난 27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10.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소감은.
권율: 시나리오를 봤을 때 처음 느꼈던 느낌이나 안성기 선배님가 출연한다고 하셨을 때 받았던 느낌들이 어떻게 결과물로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사실 현장에서 촬영하다 보면 의외의 변수들이 많이 생기고, 작품에 빠지기 쉽다. 자꾸 나무만 보고 숲을 보는 시각이 떨어지는 거다. 그런데 안성기 선배님과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다.
우연을 가장한 사건들도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개연성 있는 연기를 펼칠지도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사냥’만의 속도감과 함께 설득력있게 전달된 것 같아 정말 만족스럽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10. 흥행 욕심도 보인다.
권율: 흥행 욕심 없는 배우가 어디 있겠나. (웃음) 부끄럽지 않게 완성하기 위해 많은 배우들과 감독님이 온몸을 던져가면서 했기 때문에 어여삐 봐주셨으면 좋겠다.
10. 온몸을 던지는 연기라. 힘들었겠다.
권율: ‘맹실장’은 사실 열심히 뛰어야 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때문에 안성기 선배님이나 다른 엽사들에 비해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선배님이 뛰어가고, 엽사가 추격하고 이 둘이 한 앵글에 잡히고 나면 그때서야 내가 “천천히 가요~” 하면서 나오는 거다.
나는 기우뚱거리면서 뛰어도 되고, 힘들어도 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복장이나 구두가 곤욕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었다. 발이 부어서 구두에 잘 안들어가고, 접지르거나 많이 미끄러지기도 하고. 또 엄청 추웠다. 다시 한 번, 우리 선배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고 하고 싶다. 나는 물에 하반신만 담궜는데도 살얼음을 체험하게 됐는데도 춥더라. ‘아이스 버킷 챌린지’도 아니고.
10. 선배들이 더 고생하니까 말로 잘 표현도 못했을 것 같은데.
권율: 물론이다. 안성기 선배님이 가장 강력하셨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 모두 그런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안성기 선배님보다 선배라면 티를 낼 수 있었겠지. 선배님은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강한 체력왕이다. (웃음)
10. 안성기의 열연을 보며 배우는 것도 많았겠다.
권율: 늘 배우는 몸 상태가 최선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 사실 꾸준함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밥을 꾸준히 먹는 것도 힘들다. 아침에 정시에 일어나 무언가를 똑같이 한다는 것만큼 힘든 게 없지 않냐. 그런 꾸준함과 성실함이라는 측면에서 선배님은 거의 완벽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늘 하루에 한 시간씩 뛰시고, 몇 시간 동안 체력 단련을 하시니.
10. 배우 활동을 하면서 ‘이것은 꾸준히 꼭 하고 있다’라는 무언가가 있나.
권율: 늘 어떤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두려움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캐릭터나 작품에 대해 덜컥 겁이 날 수도 있겠지만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나를 던질 수 있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드라마에서 나를 봐주셨던 팬들은 ‘사냥’에서 너무 나쁘게 나와서 “오빠, 이상해지면 어떡해요~”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온전히 작품 속 그 캐릭터로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게 꾸준히 마인드 컨트롤한다.
권율: 어떤 역이든 내가 ‘변신’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로서 걸어가는 길에 먼저 오는 순서대로 했을 뿐이다. ‘이런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야지’하는 계산이나 의도는 없었다.
그래서 기가 막힌 인연들로 묶여있다.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고 작품을 만나는 것처럼 운명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다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안 할 수도 없기 때문에.
‘피에타’의 기타남이나 ‘잉투기’ 속 한량 백수, ‘방안의 코끼리’에서 액션 연기를 펼쳤던 모든 모습들은 배우의 길을 두려움 없이 걸어가게 해 주고 거름이 되어주는 자양분이다. ‘사냥’도 그런 배움의 과정 중 하나다. 제가 ‘확장’되는 작업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또 나는 달달한 캐릭터보다 ‘맹실장’처럼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더 재밌는 것 같다. 사실 그간 보여드렸던 ‘스위트 가이’와는 다르게 마초적인 성향이 있어 낯간지러웠다. 드라마 현장에서 내가 얼굴이 빨개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게 말이 돼?’라고 생각하면서. (웃음)
10. 처음에 젠틀한 캐릭터로 어필하면 비슷한 시나리오가 들어오기 마련이지 않나.
권율: 비슷한 역할들이 많이 들어오긴 한다. 그런 호감 이미지로 어필하는 것도 감사하지만, ‘맹실장’ 역을 선택하게 된 건 내 이미지를 한정 짓지 않고 확장해가는 작업 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안했던 역할을 하려고 강박증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때그때마다 내가 성장할 수 있고 흥미가 생기는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에는 좀 더 남자 냄새가 많이 나는 느와르 영화도 해보고 싶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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