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나쁜녀석들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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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가수로 데뷔한다고 하면, 연예 기획사에 소속돼 트레이닝을 거치는 과정을 밟는다. 또는 인디 밴드로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펼치고 앨범을 발표한다. 그런데 그룹 나쁜녀석들은 또 다른 길을 만들었다. MCN 기반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펼치는 것. 1인 미디어 전성시대에서 각각의 콘텐츠를 가진 4인의 크리에이터 최고기, 에드머(Edmmer), 비버(Beaver), 공도하가 음악으로 뭉쳤다. 이들은 지난 19일 첫 디지털 싱글 ‘M.I.C’를 발표했다.

MCN(Multi Channel Network)이란 1인 크리에이터들을 서포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이다. 대도서관, 양띵, 씬님, 소프, 밴쯔 등 생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얻은 인터넷 스타들이 바로 크리에이터들이다. 나쁜녀석들 멤버들은 모두 MCN 전문 기업 트레져헌터 소속이다. 이들은 MCN 최초 뮤지션 그룹으로서 자신감을 지녔다.

“크리에이터로서 한국에서 첫 번째로 음악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우리는 가수로서만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로서 첫 걸음인 음악인들이에요. 다른 가수들이 회사로 홍보를 하면 우리는 우리끼리 전략을 짜야 해요. 유튜브 채널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다양한 SNS를 통해서 크리에이터로서 힘을 보여줄 것입니다.” (최고기)

“트레져헌터에서 음악적으로 하는 최초 크리에이터예요. 새로운 음악 크리에이터가 계속 MCN으로 발을 들일 수 있는 선구자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에드머)

이들의 첫 싱글 ‘M.I.C’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뜻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모습이 아닌 가짜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짝퉁에 비유한 곡이다. 겉은 진짜인 척 하지만 쉽게 고장나는 짝퉁처럼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으로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는 소신을 담았다. 최고기, 공도하, 비가 작사하고, 에드머가 작곡과 편곡을 담당했다.

나쁜녀석들은 최고기, 공도하, 비버 세 멤버가 작곡가 겸 프로듀서 에드머를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 하며 비로소 지금의 모습을 완선했다. 힙합 성향이 짙은 세 멤버와 EDM에 특화된 에드머의 만남이 나쁜녀석들 음악의 바탕이 됐다. 최고기는 “우리가 힙합을 하다보니까 음악에 힙합만 들어갈 것 같았다”며 “힙합이 대중화됐고, EDM이 대세니까 이들을 조합하면 진짜 대세가 되지 않을까”라며 음악적 방향성을 드러냈다. 공도하는 “힙합과 EDM을 결합시킨 음악으로 대중에게 다가간 뒤, 여러 장르를 다 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쁜녀석들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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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한 소속사의 매니지먼트는 이들에게 없다. 트레져헌터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이들의 활동 기반이다. 차비버는 “우리끼리 하는 독학”이라며 “자유로워서 누가 터치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고기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케어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1인 회사 형식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을까.

“시작하기 두렵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MCN이 초반에 뜨기도 어렵고, 보는 사람도 없을 테고.저도 뮤지션 쪽으로 가는 게 낫지 않는가 생각하다가 굳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보수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부끄러운 직업도 아니고 엔터테인먼트적인 면도 음악적으로 도움이 되고,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최고기를 만나 MCN과 트레져헌터에 끌리게 됐어요.” (에드머)

“음악만 하면서 지내도 되지만, 가수들도 방송에 나와서 예능을 하듯이 우리들도 음악만 하는 게 아니라 크리에이터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해요. 우물 안에서 나와서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최고기)

이들은 단순히 나쁜녀석들이란 팀으로 뭉쳐 활동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다재다능하게 콘텐츠를 개발하는 1인 미디어의 크리에이터로서 ‘따로 또 같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다. 에드머는 “우리는 팀이자 크루다”며 “팀에 소속돼 활동만 하는 게 아니라 개인 활동도 많이 하면서 앨범을 주기적으로 발표해 음악과 크리에이터의 교집합을 잘 만들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박수정 기자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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