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비투비
비투비
# 인상깊은 장면 하나.
‘괜찮아요’ 노래가 시작되자 팬들이 일제히 떼창을 했다. 육성재는 멜로디 (비투비 팬클럽 이름) 소리를 듣기 위해 귀에 꽂고 있던 인이어를 뺐다. 멜로디는 정일훈의 랩 파트까지 소화하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서은광이 마무리하는 마지막 파트에서 스탠딩마이크는 객석을 향해 있었다. 노래가 끝난 뒤, 서은광은 “다같이 불러주시는데 감동 받아 눈물 날 뻔했다. 비투비가 부르는 노래가 아니고, 비투비와 멜로디가 같이 부르는 노래다”며 감동을 전했다.

# 인상깊은 장면 둘.
프니엘의 솔로 무대를 앞두고 영상이 흘러나왔다. 1993년 마이클 잭슨이 슈퍼볼 하프타임 때 선보인 공연이다. 마이클 잭슨의 등장에 관객들의 함성이 몇 분간이나 멈추지 않고 이어진 전설적인 무대다. 프니엘은 “욕심내지 않고 1분만 하고 싶다”며 무대에 올랐고, 전광판에 60초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카운트다운이 끝날 때까지 팬들은 무대 위에 선 프니엘을 향해 함성을 질렀다.

위 장면들은 19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비투비 두 번째 단독콘서트 ‘본 투 비트 타임(Born To Beat Time)’에서 펼쳐진 장면들이다. 팬들이 아니었으면 탄생하지 못할 명장면이다. 비투비는 이날 4,000여 팬들과 함께 3시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비투비의 모든 매력을 망라한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냈다.

비투비는 파워풀한 댄스무대로 오프닝을 열었다. ‘본 투 비트’로 공중에 매달려 임팩트 있게 등장한 비투비는 ‘스릴러’, ‘와우’ 등 댄스 타이틀 넘버를 연달아 선보이며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이어 ‘나빼고 다 늑대’, ‘북치고 장구 치고’, ‘어기여차 디여차’ 등 흥겨우면서도 남자다운 댄스곡들을 선곡했다.

유닛, 솔로 무대에서는 비투비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비투비는 일곱 멤버가 모두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그룹. 콘서트에서 어떤 조합이어도, 혼자여도 무대를 채울 수 있는 능력과 매력을 자랑했다. 임현식은 기타를 매고 팝송을, 서은광과 이창섭은 우정과 웃음을 모두 잡았다. 육성재는 XIA준수 ‘꼭 어제’를 선곡하며 간주 도중 “멜로디 걱정시켜서 미안해요. 나 이제 안 아파”라며 팬들에 메시지를 전해 다정한 면모를 드러냈다. 보컬라인들은 솔로+유닛 무대가 끝나자, 보컬라인 완전체가 등장했다. ‘여기 있을게’로 보컬라인들의 스페셜 무대를 완성했다.

랩 라인의 무대도 이어졌다. 이민혁과 정일훈은 ‘A-yo’를 부르며 랩라인의 위엄을 드러냈다. 이민혁은 무대를 시작하기 전, 영상에서 등장한 테이블 위에서 덤블링하기를 직접 무대 위에서 보여주며 위엄을 드러냈다. 옆에 있던 정일훈이 “이거 보기 보다 쉬워”라며 따라했다 실패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프니엘이 솔로 무대의 임팩트를 장식했다. 프니엘은 1분간의 함성을 유도한 명장면에 이어 파워풀하고 감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했다. 후반부에는 서은광도 등장해 깜작 퍼포먼스로 웃음을 줬다. 이민혁, 정일훈, 프니엘은 랩 라인 완전체로 모여 ‘네버랜드’를 선보이며 유닛 스페셜 무대를 완성했다. 이때 가수 지나가 등장해 무대를 함께 꾸몄다.

비투비에게 정상이란 선물을 안겨 준 힐링 발라드 시간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나의 특별 무대가 끝나자, 비투비는 ‘괜찮아요’를 부르며 힐링을 선물했다. 이어 ‘집으로 가는 길’, ‘울면안돼’, ‘울어도돼’ 등 계절 맞춤곡까지 잊지 않고 선곡해 풍성한 시간이 됐다.
비투비
비투비
퍼포먼스, 솔로+유닛 스페셜, 발라드 모두 빼놓지 않은 완전한 시간이었다. 콘서트 주제로 ‘개와 늑대의 시간’을 차용한 비투비는 개도 됐다가 늑대도 됐다가 어떤 콘셉트와 무대에서도 완벽한 라이브와 춤, 화음을 자랑하며 ‘공연형 아이돌’의 진가를 보여줬다.

비투비 이창섭은 공연이 열리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대의 시작하기 전과 후의 갭 차이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 무대 위에서 프로답게, 무대 밑에서는 비글미 넘치게”라며 비투비의 프로다움을 말한 바 있다. 비투비는 무대가 시작되면 CD 삼킨 라이브를 들려주다가 멘트 시간에는 익살맞은 표정과 농담으로 즐겁게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공연 내내 인상 깊었던 건, 팬들과 끊임없이 눈맞춤하는 비투비의 모습이었다. 비투비의 눈빛은 마치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남자친구의 설렌 모습과 닮았다. 지긋이 쳐다보다가, 감동한 듯 2층 객석을 바라보다가, 비투비는 멜로디를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실력, 위트, 팬 사랑까지 갖춘 비투비의 완벽한 모습이다. 비투비 콘서트, 비투비가 말하는 ‘프로다움’을 제대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014년 올림픽홀, 2015년 장충체육관 그리고 각종 1위, 비투비는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비투비는 어떤 모습일까. 서은광은 “다음 콘서트에는 더 큰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겠다”며 멤버별 공약을 내걸게 했다. 이날 이창섭이 “다음 콘서트 때 웃통을 벗겠다”며 팬카페 10만명 돌파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을 이어가기로 선언했다. 정일훈도 “살을 찌워서 창섭이 형과 같이 탈의하겠다”고 공약을 걸어 기대를 자아냈다. 육성재는 “내년 콘서트 때는 건강한 모습으로 실력이 늘어난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다음 콘서트 때 솔로 무대에서 비를 맞으며 라이브를 하면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다. 비투비 다음 콘서트를 보러 갈 이유가 생겼다. 비투비의 다음 성장을 믿을 이유가 생겼다.

비투비는 20일까지 콘서트를 이어가며 연말을 뜨겁게 마무리한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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