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호’(감독 박훈정, 제작 사나이픽처스)의 6개월 지리산 촬영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일제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 ‘대호’는 대자연의 웅장함을 담기 위해 6개월 간 전국 각지의 산야를 돌며 영하의 날씨에 힘든 촬영을 진행했다. 고된 촬영 현장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의 노력과 각자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
명포수 천만덕 역을 맡은 최민식은 스태프들과 스스럼없이 편하게 지내며 현장에서 틈나는 대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치 집 안에 큰 어른이 한 분 계신 것처럼 6개월간 집을 떠나 전국의 산을 누비며 객지생활을 해야 하는 스태프들에게 최민식은 존재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박민정 PD는 “스태프들, 배우들과 편하게 장난을 치시다가도 카메라가 돌아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집중하는 모습을 볼 때면 카리스마와 유연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최민식의 연기와 존재감에 놀라움을 표했다.
누구보다 캐릭터의 호흡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준비를 거친 구경 역의 정만식은 사냥을 지휘하는 도포수답게 현장에서도 10명의 포수대와 몰이꾼, 길라잡이 배우들 사이에서 맏형 노릇을 하며 그들의 팀워크가 고스란히 영화에 담길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스태프들은 “정만식은 단 한번도 불평을 하거나 늦게 촬영 준비를 마친 적이 없었다”며 현장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도 철저히 하는 프로의 모습을 보여줬음을 전했다.
정만식과 함께 싱크로율 100%의 모습으로 포수 그 자체가 된 칠구 김상호는 영화 속에서 포수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휘하고 관리하는 생활반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박민정 PD는 “김상호는 눈이 온 숲을 걸어 이동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힘들면 썰매 타고 가면 되지 뭐’하며 썰매를 타고 추운 세팅 시간을 기다린다. 환경 적응력이 누구보다 빠른 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석 역으로 캐스팅된 성유빈은 오디션 후 최민식과의 첫 리딩에서 오디션 때와 똑같이 주눅들지 않고 연기하는 모습으로 많은 점수를 받았으며, 현장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연기를 이어나갔다. 박민정 PD는 “성유빈은 모든 스태프들이 엄마, 아빠, 누나, 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장의 최고 인기 스타였다”고 전했다.
일본 배우 오스기 렌은 한국 영화에 출연 자체만으로도 큰 도전이었음에도 한국 촬영 현장의 시스템을 누구보다 궁금해하고 호기심과 설레임이 가득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오스기 렌은 “일본식으로 자신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한국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경험하고 싶었다”며 한국 촬영 현장에 적응할 수 있었던 비법을 밝혔다.
이런 오스기 렌 옆에서 자연스럽게 친해진 단짝 배우가 있으니 바로 정석원이다. 제작진은 “정석원은 감독님을 만나기 전부터 스스로 일본어 선생님을 찾아가 일본어 연습을 하고 현장에 왔다. 그리고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에서 끊임없이 대사를 외우며 연기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며 누구보다 노력을 기했음을 밝혔다. 선배들과 함께 작업하는 순간에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항상 얘기 하던 정석원은 ‘대호’를 통해 관객들에게 그만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호’는 오는 16일 개봉 예정이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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