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은 대중가수다. 그래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늘 대중가요를 불렀다. ‘정말 사랑했을까’ ‘똑같다면’ ‘너를’ 등의 히트곡들은, 정통 흑인 음악을 그대로 구현하는 대신 발라드 적인 색채를 가미했다. 의도는 간단하다. 한국적인 정서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지난 8일 0시 발매된 브라운아이드소울(이하 브아솔)의 새 앨범 ‘소울 쿡(Soul Cooke)’은 타이틀부터 소울음악을 표방하고 나섰다. 철자 e가 덧붙여진 ‘cooke’이란 표현은 소울의 선구자 샘 쿡(Sam Cooke)에 대한 오마주란다. 뭔가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내용물은 성대했다. 무려 17트랙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흑인 음악들이 자연스레 녹아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R&B 발라드는 물론, 필리소울, 훵크, 재즈, 모던소울까지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눈에 띄는 트랙은 단연코 ‘밤의 멜로디’. 타이틀곡 딱지를 차치하더라도 여러모로 흥미로운 곡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당한 과감성과 그 아래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곡이다. 우선 6분에 달하는 긴 런닝타임이 그러하고 뚜렷한 기승전결이 없는 곡의 구조가 그러하다. 필리 소울 장르의 음악이라는데, 사실 설명만으로는 금방 와 닿지 않는다. (*참고 : 필리소울이란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된 장르로, 부드럽고 로맨틱한 사운드가 특징.)
결국 음악의 힘이다. 낯섦을 뚫고, 청중들을 감화시킨 것 말이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곡 전반에 흐르는 로맨틱한 무드, 우아하게 흐르는 멜로디와 진지한 어조의 가사는 가요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낭만을 만들어낸다. 나얼의 화려한 진성 애드리브로 ‘한 방’을 줄 법도 한데, 노래는 뚝심 있게 제 페이스를 유지한다. 어쩜, 고상하기까지 하다.
여기엔 나얼의 남다른 애정이 숨어 있었다.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나얼은 ‘밤의 멜로디’에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을 담아내고자 했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도 나얼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해당 영상에는 ‘밤의 멜로디’를 배경으로 스무 명 가량의 흑인들이 행복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관계자는 “이 짧은 영상을 찍는 데에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었다”고 웃으며 “그런데 나얼이 이 곡과 이 영상을 통해 앨범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 하더라”고 설명했다. 대중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밤의 멜로디’는 8일 0시 발매와 동시에 8개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를 ‘올킬’했다. 나얼은 같은 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밤의 멜로디’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필리소울은 70년대 유행했던 장르인데 그 당시엔 대중적인 음악이었다. 생각해보니 멜로디 위주의 곡이다보니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 사운드는 옛날 소리라 생소할 수 있지만 멜로디 중심의 곡이라, 그것에 대한 감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소속사의 관계자는 “사실 대중적인 느낌의 노래가 아니기에 우리도 이토록 큰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 신기하다”면서 “첫날에는 브아솔의 음악을 믿고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발매 이튿날까지 1위를 유지하는 걸 보니, 음악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모양이다. 오히려 기성 가요와는 다른 느낌이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R&B 불모지로 여겨지는 한국이기에, 브아솔의 성과는 더욱 유의미하다. 갈색의 눈을 가진 소울 싱어. 이 네 남자가 그려가는 소울 음악은, 또 어떻게 진화할까.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산타뮤직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지난 8일 0시 발매된 브라운아이드소울(이하 브아솔)의 새 앨범 ‘소울 쿡(Soul Cooke)’은 타이틀부터 소울음악을 표방하고 나섰다. 철자 e가 덧붙여진 ‘cooke’이란 표현은 소울의 선구자 샘 쿡(Sam Cooke)에 대한 오마주란다. 뭔가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내용물은 성대했다. 무려 17트랙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흑인 음악들이 자연스레 녹아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R&B 발라드는 물론, 필리소울, 훵크, 재즈, 모던소울까지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눈에 띄는 트랙은 단연코 ‘밤의 멜로디’. 타이틀곡 딱지를 차치하더라도 여러모로 흥미로운 곡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당한 과감성과 그 아래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곡이다. 우선 6분에 달하는 긴 런닝타임이 그러하고 뚜렷한 기승전결이 없는 곡의 구조가 그러하다. 필리 소울 장르의 음악이라는데, 사실 설명만으로는 금방 와 닿지 않는다. (*참고 : 필리소울이란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된 장르로, 부드럽고 로맨틱한 사운드가 특징.)
결국 음악의 힘이다. 낯섦을 뚫고, 청중들을 감화시킨 것 말이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곡 전반에 흐르는 로맨틱한 무드, 우아하게 흐르는 멜로디와 진지한 어조의 가사는 가요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낭만을 만들어낸다. 나얼의 화려한 진성 애드리브로 ‘한 방’을 줄 법도 한데, 노래는 뚝심 있게 제 페이스를 유지한다. 어쩜, 고상하기까지 하다.
여기엔 나얼의 남다른 애정이 숨어 있었다.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나얼은 ‘밤의 멜로디’에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을 담아내고자 했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도 나얼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해당 영상에는 ‘밤의 멜로디’를 배경으로 스무 명 가량의 흑인들이 행복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관계자는 “이 짧은 영상을 찍는 데에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었다”고 웃으며 “그런데 나얼이 이 곡과 이 영상을 통해 앨범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 하더라”고 설명했다. 대중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밤의 멜로디’는 8일 0시 발매와 동시에 8개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를 ‘올킬’했다. 나얼은 같은 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밤의 멜로디’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필리소울은 70년대 유행했던 장르인데 그 당시엔 대중적인 음악이었다. 생각해보니 멜로디 위주의 곡이다보니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 사운드는 옛날 소리라 생소할 수 있지만 멜로디 중심의 곡이라, 그것에 대한 감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소속사의 관계자는 “사실 대중적인 느낌의 노래가 아니기에 우리도 이토록 큰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 신기하다”면서 “첫날에는 브아솔의 음악을 믿고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발매 이튿날까지 1위를 유지하는 걸 보니, 음악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모양이다. 오히려 기성 가요와는 다른 느낌이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R&B 불모지로 여겨지는 한국이기에, 브아솔의 성과는 더욱 유의미하다. 갈색의 눈을 가진 소울 싱어. 이 네 남자가 그려가는 소울 음악은, 또 어떻게 진화할까.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산타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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