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수(정준호)는 딸 수민(김지민)이 납치됐다고 여겨 백회장(김응수)과 백기범(정웅인)을 찾아가 딸을 내놓으라고 한다. 수민은 이후 고모와 콘서트에 갔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기범은 백회장을 찾아가 “우리 뒤를 칠 놈이다”고 태수를 험담한다. 백회장은 태수에게 지금 사는 집을 빼라고 한다. 김은옥(문정희)은 집 때문에 걱정하고, 태수는 기범을 찾아가 애걸한다. 성민(이민혁)은 태수가 친부가 아님을 우연히 알게 되고, 엄마에게 심하게 반항한다.
리뷰
태수는 참 열심이다. 백만보 회장과 기범 부자의 속 보이는 농간 앞에서도 여전히 ‘충성’하려 하고, 누가 봐도 수습이 어려울 ‘콩가루 집안’을 어떻게든 화목하게 유지해 보려고 안간 힘이다. 이날도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설득하느라 바빴다. 사실 그가 여기서 ‘나 못해!’를 선언하면 이 ‘패밀리’의 모든 게 와르르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타깝고 애틋하기도 하다. 열심히 설득하고 화를 내는 척했다 바로 환하게 웃는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까지 필살기는 다 쓰고 있다. 그런다고 이 ‘패밀리’가 지켜질 것인가는 의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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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들의 날 선 공방은, 초반에는 입시와 엄마 잔소리라는 여느 집과 비슷한 패턴으로 시작했으나 실은 그 어떤 집에서도 보기 드문 ‘친아버지가 아닌’ 출생의 비밀이다. 모범생 아들은 처음에는 음악을 하겠다는 선택 때문에 엄마와 충돌했다가, 이제는 너무나 본질적인 정체성 문제를 맞닥뜨렸다. 서로 감당이 안 된다.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폭탄을 안고 있는 사이다.
태수의 아내 감싸기는 그래서 이제 병적으로 보인다. 그저 단순히 아내를 많이 사랑한다는 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달콤살벌’ 혹은 ‘코믹’으로 가려는 이 드라마의 분위기 때문이겠지만, 정준호의 연기력만은 인정하지만, 태수의 처신은 그야말로 극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대체 태수와 은옥이 결혼할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태수는 왜 그렇게까지 은옥을 감싸야만 하는 것인지, 그럼에도 아내에게 잡혀 사는 이 남자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를 설명해 줄 만한 ‘과거’는 준비돼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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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포인트
-봉감독님이 말씀하십니다. “시나리오도 못 쓰는데 살아서 뭐해?”
-“흥분하지 말아요. 이미 벌어진 일이에요.” 오숙자 아니 오주란 여사님의 냉철한 상황판단.
-성민이가 모의고사에 백지를 냈답니다. 아들은 태연하고 엄마만 얼굴이 백짓장이네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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