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응답(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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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5회 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오후 7시 50분

다섯줄 요약
대학생들의 데모가 한창인 1998년. 보라(류혜영)은 앞장서며 데모를 참가한다. 성동일은 그런 보라를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감시하지만 보라는 감시를 피해 집을 나가고, 경찰에 잡혀가게 된다. 한편, 문득 찾아온 선영의 시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잡아먹었다며 선영을 타박한다. 시어머니의 타박에도 꿋꿋하던 선영은 이튿날 찾아온 자신의 어머니가 남기고 간 편지봉투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리뷰
드라마를 무서울 정도로 잘 만들었다. 공감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1988년대의 개그들은 무서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제작진은 무섭도록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았다. 비 오는 늦은 밤 우산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덕선(혜리)에게 정환(류준열)이 건넨 한 마디 “일찍 다녀”는 어떤 드라마의 키스신보다 여성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매 화마다 무섭도록 쏟아지는 떡밥의 향연에 시청자를 울리는 감동코드까지. 흠잡을 때 없는 드라마라는 건 ‘응답하라 1988’을 보고 한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방영 전, 폭망할 것 같다 말했던 신원호PD의 말은 원빈의 “내 얼굴이 맘에 안든다.”던 망언가 다를 것이 없다.

무엇보다 감동으로 다가온 것은 김선영의 이야기.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인 사람은 없다. 어머니도 누군가의 귀한 딸. 어머니가 걱정하실까, 집 한구석을 연탄으로 채워도 어머니의 눈에는 딸의 구멍 난 양말만 보일 뿐이다. 예쁜 옷을 사 입으라 남기고 간 돈 봉투. 그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자 든 수화기 너머로 울 수 밖에 없었던 선영의 모습은 시청자마저 울렸다. 그리고 선영은 어머니에게 받은 돈으로 자식들에게 줄 바나나를 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머니들의 내리사랑. 그리고 그런 어머니의 사랑은 1988년을 너머 2015년을 사는 우리들까지 응답하게 만들었다.

모습만 다를 뿐 마음 속 깊이 박히는 어머니의 사랑. 이일화 역시 누군가의 어머니로서 모습을 보여줬다. 남편에게 주지 않은 계란을 딸의 밥그릇에 담는 어머니의 마음. 자신의 큰 상처보다 자식의 생채기에 부모는 마음이 찢어진다. 본인의 발에서 피가 난지도 모른 채, 행여나 경찰이 딸을 잡아갈까 그 앞을 막아서는 이일화. 그녀의 그런 무모함의 다른 이름은 사랑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데모하는 학생 옆을 지나가던 아저씨 성동일은 따뜻했고, 데모하는 딸을 가진 아버지 성동일은 차가웠다. 이 날 성동일은 어머니 못지않은 아버지의 사랑은 보여줬다. 월차를 내면서까지 데모하는 딸을 말릴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심정. 보라는 동일에게 알지도 못한다고 소리쳤지만 성동일은 다 알고 있었다. 자식을 위해 알지 못하는 척 생각을 내려놓은 척 했을 뿐이다. 누가 감히 그에게 틀렸다고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수다 포인트
-1988년도는 공감할 수 없을 거라고 말했던 사람 나와. 엎드려. 기마자세.
-역시 공부의 시작은 책상 앞 정리부터.
-공부 빼고 다 잘하는 정봉이.

함지연 객원기자
사진.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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