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슈퍼비 : 할머니, 할아버지가 TV로 저를 보는 것이 소원이라서 그걸 이뤄드리고 싶어서 자원했고, 출연하게 됐어요. ‘쇼미더머니’가 래퍼들에게도 이슈가 되는 프로그램이었고, 나가는 게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죠. 사실 시즌 1, 2, 3에 모두 나갔는데 1차에서 떨어졌어요. 이번엔 붙어서 정말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었습니다.
Q.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슈퍼비 : 집에서 음악을 만들고, 무료로 공개하면서 지냈어요. 비공식으로. 중3 때부터였어요.
Q. 앞선 시즌은 모두 떨어지고, 시즌4에 합격했을 때는 정말 기뻤겠군요.
슈퍼비 : 1차를 붙고 정말 기분 좋았어요. 열심히, 순수하게 해봐야지라고 생각했고요.
Q. ‘쇼미더머니4’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슈퍼비 : 매주 가사를 썼어요. 외우는게 힘들었죠. 시간은 촉박한데, 완벽하게 외우지 않으면 안 되니까 잠을 자더라도 한 시간 간격으로 알람을 설정해놨어요. 한 시간 자고 일어나서 외우고, 또 자다 일어나고를 계속 반복했죠.
Q.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부당하다고 느꼈을 땐 상실감도 컸을 것 같아요.
슈퍼비 : 그래도 저에게 피해가 올 줄은 몰랐어요. ‘내가 더 잘하면 되지’라는 마음이었는데…떨어지고 나서 정말 힘들었어요. 실력적으로 납득이 될만한 이유가 있다면 사실 더 기분 좋았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으니까.
Q. ‘엠뷸런스’ 가사에 아이디어를 모두 훔쳤다는 대목이 있어요.
슈퍼비 : 예전부터 구상해놓은 아이디어였고, 본선에서 하려고도 생각했어요. 무대 연출도 제가 낸 거예요. ‘오빠차’ 무대 보면, 전동차부터 시작해서 제가 만든 ‘아빠차’에 비트만 바꾼 거지 곡에 대한 전체적인 콘셉트는 모두 제가 낸 아이디어예요. 지지 않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했고, 스스로도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Q.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슈퍼비 : 리허설 할 때 ‘쇼미더머니4’의 모든 관계자들에게 칭찬을 받았어요. 이후 사람들도 ‘네가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저에게 ‘왜 떨어졌느냐?’고 묻기도 했어요. 모든 아이디어를 낸 제가 떨어진 게 말이 안 되는 거였죠.
Q.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또 아이디어까지 빼앗긴 상황이라면 정말 억울했겠어요. 충격도 컸을 것 같고요.
슈퍼비 : 정말 열심히 했어요. 시즌 1, 2, 3을 모두 떨어졌고 이번에는 느낌이 좋아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었어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했는데…부정적인 결과를 받아들이니까, 힘들었죠. 가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한치의 거짓도 없이 전부 사실이에요.
Q. 탈락 이후부터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겠어요. 그래서 ‘디스곡’을 생각한 건가요?
슈퍼비 : 사실 디스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이야기를 하는 게 조금은 두렵기도 했고요. 블랙넛과 한 ‘냉탕에 상어’를 발표한 이후 개인 SNS로 엄청난 욕들이 올라오더라고요. 순간, 이 사람들은 내가 어떤 걸 당했는지도 모르면서 욕을 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Q. 그렇다면, 디스곡의 탄생에는 네티즌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함도 있겠네요.
슈퍼비 : 사실 이번 곡을 쓰면서 정말 우울해졌어요. 쓰려면 당시를 떠올려야 하고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거니까 힘들었죠.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데, 겁을 먹고 못하다가 이제 이야기를 하는거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어요.
Q. 이 곡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슈퍼비 :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데, 미안하다고 이야기만 해줬어도…그런데 저를 바보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요. 치장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 같아요.
Q. 번호 공개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슈퍼비 : 한 번도 본적 없는 사람이 하는 욕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두 달 정도 방송으로만 저를 본 사람들이 내 모든걸 다 안다는 듯 단정을 짓고 이야기를 하니까 참을 수 없었어요. 짧지만 한 번이라도 이야기를 나눴다면 모를까, 모르면서 헐뜯는 것이 짜증이 나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번호를 공개했어요. 그런데 웃긴 건 지금까지 수 백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욕을 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Q. 바라는 게 있나요?
슈퍼비 :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모두 사실만을 다룬 곡을 듣고도 나를 욕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나서 오히려 더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욕했던 사람들은 다 숨어있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Q.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고, 계획이 있다면요?
슈퍼비 : 저의 음반을 만들 거예요. 디스곡은 사실 이번을 끝으로 그만하고 싶어요. 감정 소모가 심하거든요. 그런데, 저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면 그땐 움직여야겠죠. 떳떳하니까 세상에,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곡이에요. 앞으로는 저의 음반에 주력하고 싶습니다.
Q. 타블로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슈퍼비 : 저에게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예요.
Q. 끝으로, 슈퍼비는 어떤 사람인가요?
슈퍼비 : 순수하게 랩이 좋아서 노력했던 사람이에요. 억울한 상황이 일어나니까…TV에 나와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도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지금까지 효도 한 번 제대로 한 적 없는데 ‘쇼미더머니4’를 통해서 자랑스러운 자식이 돼 봐야 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돼 버리니까…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CJE&M,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캡처
디스(disrespect, 무례), 상대방을 공격하는 힙합의 문화 중 하나. 앞서 수많은 힙합 가수들이 서로에게 쌓인, 또 하고 싶은 말들을 이른바 ‘디스곡’을 통해 공개해 이미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여기에서 파생돼 ‘셀프 디스’라는 친근한 말도 나올 만큼 친숙하다. 일부는 하나의 문화로 인정하고, 일각에서는 도를 넘은 비난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Q. ‘쇼미더머니4’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하지만 진정 억울 한 것이 있어서, 바로잡고 싶은 부분이 있어 곡으로 속내를 표현한 건 ‘디스’일까. 13일 공개된 ‘엠뷸런스’를 듣고, 곡의 주인공인 슈퍼비가 쓴 가사를 보고 든 생각이다.
슈퍼비는 ‘돌아가 보자고 3개월 전에 그 때로’라고 운을 떼고는 케이블채널 엠넷(Ment) ‘쇼미더머니4′ 출연 당시 겪은 억울한 상황에 대해 쏟아냈다. 더불어 두 달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만 보고 자신을 판단하는 네티즌들을 향한 쓴소리도 포함했다. 여기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 ‘랜선에 숨지 말고 전화로 직접 말하라’는 메시지를 더했다.
곡 속에 담긴 전화번호는 실제 슈퍼비가 사용 중인 번호이며, 전화 연결도 됐다. 곡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후 슈퍼비를 만나 당시의 심경과 현재 상황 등을 들었다.
“그저 TV에 나와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부모님이 기뻐하는 모습 보고싶었던 거였는데…”
모든 걸 털어놓고 홀가분했던지, 슈퍼비는 인터뷰가 마무리될 즈음 말끝을 흐리며 이같이 말했다. ‘쇼미더머니4’에 나가게 된 이유를 묻는 첫 질문에 조심스럽게 입을 뗀 그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서 눈시울을 붉혔고, 여전히 남아있는 억울함과 분함을 억누르느라 호흡이 빨라지기도 했다.
슈퍼비 : 할머니, 할아버지가 TV로 저를 보는 것이 소원이라서 그걸 이뤄드리고 싶어서 자원했고, 출연하게 됐어요. ‘쇼미더머니’가 래퍼들에게도 이슈가 되는 프로그램이었고, 나가는 게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죠. 사실 시즌 1, 2, 3에 모두 나갔는데 1차에서 떨어졌어요. 이번엔 붙어서 정말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었습니다.
Q.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슈퍼비 : 집에서 음악을 만들고, 무료로 공개하면서 지냈어요. 비공식으로. 중3 때부터였어요.
Q. 앞선 시즌은 모두 떨어지고, 시즌4에 합격했을 때는 정말 기뻤겠군요.
슈퍼비 : 1차를 붙고 정말 기분 좋았어요. 열심히, 순수하게 해봐야지라고 생각했고요.
Q. ‘쇼미더머니4’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슈퍼비 : 매주 가사를 썼어요. 외우는게 힘들었죠. 시간은 촉박한데, 완벽하게 외우지 않으면 안 되니까 잠을 자더라도 한 시간 간격으로 알람을 설정해놨어요. 한 시간 자고 일어나서 외우고, 또 자다 일어나고를 계속 반복했죠.
Q.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부당하다고 느꼈을 땐 상실감도 컸을 것 같아요.
슈퍼비 : 그래도 저에게 피해가 올 줄은 몰랐어요. ‘내가 더 잘하면 되지’라는 마음이었는데…떨어지고 나서 정말 힘들었어요. 실력적으로 납득이 될만한 이유가 있다면 사실 더 기분 좋았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으니까.
Q. ‘엠뷸런스’ 가사에 아이디어를 모두 훔쳤다는 대목이 있어요.
슈퍼비 : 예전부터 구상해놓은 아이디어였고, 본선에서 하려고도 생각했어요. 무대 연출도 제가 낸 거예요. ‘오빠차’ 무대 보면, 전동차부터 시작해서 제가 만든 ‘아빠차’에 비트만 바꾼 거지 곡에 대한 전체적인 콘셉트는 모두 제가 낸 아이디어예요. 지지 않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했고, 스스로도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Q.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슈퍼비 : 리허설 할 때 ‘쇼미더머니4’의 모든 관계자들에게 칭찬을 받았어요. 이후 사람들도 ‘네가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저에게 ‘왜 떨어졌느냐?’고 묻기도 했어요. 모든 아이디어를 낸 제가 떨어진 게 말이 안 되는 거였죠.
Q.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또 아이디어까지 빼앗긴 상황이라면 정말 억울했겠어요. 충격도 컸을 것 같고요.
슈퍼비 : 정말 열심히 했어요. 시즌 1, 2, 3을 모두 떨어졌고 이번에는 느낌이 좋아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었어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했는데…부정적인 결과를 받아들이니까, 힘들었죠. 가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한치의 거짓도 없이 전부 사실이에요.
Q. 탈락 이후부터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겠어요. 그래서 ‘디스곡’을 생각한 건가요?
슈퍼비 : 사실 디스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이야기를 하는 게 조금은 두렵기도 했고요. 블랙넛과 한 ‘냉탕에 상어’를 발표한 이후 개인 SNS로 엄청난 욕들이 올라오더라고요. 순간, 이 사람들은 내가 어떤 걸 당했는지도 모르면서 욕을 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Q. 그렇다면, 디스곡의 탄생에는 네티즌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함도 있겠네요.
슈퍼비 : 사실 이번 곡을 쓰면서 정말 우울해졌어요. 쓰려면 당시를 떠올려야 하고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거니까 힘들었죠.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데, 겁을 먹고 못하다가 이제 이야기를 하는거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어요.
Q. 이 곡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슈퍼비 :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데, 미안하다고 이야기만 해줬어도…그런데 저를 바보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요. 치장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 같아요.
Q. 번호 공개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슈퍼비 : 한 번도 본적 없는 사람이 하는 욕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두 달 정도 방송으로만 저를 본 사람들이 내 모든걸 다 안다는 듯 단정을 짓고 이야기를 하니까 참을 수 없었어요. 짧지만 한 번이라도 이야기를 나눴다면 모를까, 모르면서 헐뜯는 것이 짜증이 나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번호를 공개했어요. 그런데 웃긴 건 지금까지 수 백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욕을 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Q. 바라는 게 있나요?
슈퍼비 :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모두 사실만을 다룬 곡을 듣고도 나를 욕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나서 오히려 더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욕했던 사람들은 다 숨어있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Q.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고, 계획이 있다면요?
슈퍼비 : 저의 음반을 만들 거예요. 디스곡은 사실 이번을 끝으로 그만하고 싶어요. 감정 소모가 심하거든요. 그런데, 저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면 그땐 움직여야겠죠. 떳떳하니까 세상에,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곡이에요. 앞으로는 저의 음반에 주력하고 싶습니다.
Q. 타블로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슈퍼비 : 저에게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예요.
Q. 끝으로, 슈퍼비는 어떤 사람인가요?
슈퍼비 : 순수하게 랩이 좋아서 노력했던 사람이에요. 억울한 상황이 일어나니까…TV에 나와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도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지금까지 효도 한 번 제대로 한 적 없는데 ‘쇼미더머니4’를 통해서 자랑스러운 자식이 돼 봐야 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돼 버리니까…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CJE&M, ‘쇼미더머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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