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응답하라 1988’은 왜?”
오늘(6일) 오후,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인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의 막이 오른다. 세 번째 시리즈인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관심이 많을수록 궁금증은 커지는 법. 이에 지난 5일 연출자인 신원호 PD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려 나섰다. Q. 왜 혜리인가?
여주인공 성덕선 역에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가 발탁됐다. 아이돌이 주연을 맡았다는 게 놀라운 게 아니다. 전 시리즈인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2012)에도 에이핑크 정은지가 주연을 맡았고,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2013)에는 당시 타이니지 소속이었던 도희가 출연했다. 놀라운 건, 인지도 높은 혜리가 주인공이 됐다는 것. 신인 발굴, 배우의 재발견 등으로 유명한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격으론 이례적인 행보다.
신원호 PD는 혜리 캐스팅에 대해 “우리에겐 확실한 노선이 있다. ‘우리가 만든 캐릭터에 꼭 맞는 인물을 캐스팅하자.’ 이거 하나만큼은 꼭 지키려한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신 PD는 “우리는 캐릭터와 배우 본인 성격의 간극을 최대한 좁히려 한다. 그래야 연기도 편하게 할 수 있을 테니. 그래서 혜리를 캐스팅했다. 혜리는 성덕선 역할의 모티브로 얘기했던 친구였다. 혜리를 보며 ‘덕선이는 저럴 거야’라고 그려냈었다. 허나 중간에 너무 떠버렸다. 우린 인기에 맞춰 캐스팅을 하지 않아왔다. 그래서 우리 색깔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오디션은 보고싶더라. 덕선이 같은 배우는 혜리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PD는 “혜리는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친구 같았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얘기를 할수록 전교 999등의 고등학교 2학년인 덕선이 같더라. 전 난 항상 혜리한테 배우지 말라고 한다. 기존 연기자들은 쌓아온 관습적인 부분이 있다. 허나 혜리에겐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이 있다. 특유의 매력으로 나조차 생각지도 못한 연기를 보여줄 때가 있다. 현재로선 혜리 캐스팅에 관해 굉장히 만족스럽다”라고 혜리에 대한 강한 믿음을 표했다. Q. 왜 쌍문동인가?
‘응칠’에선 부산, ‘응사’에선 신촌. ‘응답하라’ 속 주요 장소적 배경들은 스토리의 요소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했다. ‘응답하라 1988’은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택했다. 왜, 도봉구 쌍문동을 택했을까.
신원호 PD는 “88년도 당시 평균적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은. 이름을 들으면 알 것 같은 동네. 과거 KBS2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찍을 때 배경이 쌍문동이었다. 당시 따뜻한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 기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쌍문동이 떠오르더라. 쌍문동이란 이름도 정겹지 않은가. 게다가 장소를 리얼하게 고증해야하기 때문에 증언이 많은 동네여야 했다. 나도 그렇고, 이우정 작가도 그렇고, 주변에 쌍문동 출신들이 많다. 그들의 증언을 토대로 촬영 현장을 재현해나갔다”라며 쌍문동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Q. 왜 1988년인가?
‘응답하라’는 과거의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을 갖고 있는 드라마다. 1997년, 1994년을 재현하며 당시 큰 이슈들과 배경을 실감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응답하라’가 택한 1988은 역대 시대 중 가장 많은 이슈를 담고 있었다. 88올림픽, 6월 항쟁 등 환희와 혼돈이 함께 한 시대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988년을 어디까지 그려낼지 궁금증이 높아졌다.
신 PD는 “요즘은 세련되고 ‘엣지’있는 드라마가 쏟아져 나온다. 이 중에 촌스런 드라마 하나 쯤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정서를 토대로 할 수 있는 년도를 살펴보니 몇 없더라. 1999년이나 2002년 같은 경우 할 얘기는 많았지만, 아파트 시대기 때문에 따뜻한 가족 이야기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88년도는 완벽한 아날로그 시대로서,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따뜻함이 살아있다고 생각했다”라며 1988년도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신PD는 “정권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허나 ‘응답하라’의 정체성은 가족극이다. 우리 드라마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는 선에서 반영할 예정이다”라며 “우리는 실제 있었던 얘기를 그려내려 한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이 사회적 사건의 중심에 있게 되면 오히려 리얼리티가 떨어질 거라고 판단했다. ‘응사’ 때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다룬 것처럼 그려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뉴스로 사건을 접한 것처럼 일상에서 겪어온 일을 그려내는 게 우리 드라마에 맞는 것 같다”라고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이야기했다.
성덕선(혜리), 쌍문동, 1988년. 세 가지 키워드를 갖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복고 드라마 ‘응답하라’가 돌아왔다. 세 번째 시즌인만큼 누군가에겐 반가울 수도, 지겨울 수도 있다. 허나 ‘응답하라’ 시리즈만이 갖고 있는 ‘공감’의 힘은 무시못할 것이다. 이번 ‘응답하라 1988’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으로 또 다시 복고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응답하라 1988’은 오늘(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CJ E&M
오늘(6일) 오후,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인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의 막이 오른다. 세 번째 시리즈인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관심이 많을수록 궁금증은 커지는 법. 이에 지난 5일 연출자인 신원호 PD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려 나섰다. Q. 왜 혜리인가?
여주인공 성덕선 역에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가 발탁됐다. 아이돌이 주연을 맡았다는 게 놀라운 게 아니다. 전 시리즈인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2012)에도 에이핑크 정은지가 주연을 맡았고,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2013)에는 당시 타이니지 소속이었던 도희가 출연했다. 놀라운 건, 인지도 높은 혜리가 주인공이 됐다는 것. 신인 발굴, 배우의 재발견 등으로 유명한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격으론 이례적인 행보다.
신원호 PD는 혜리 캐스팅에 대해 “우리에겐 확실한 노선이 있다. ‘우리가 만든 캐릭터에 꼭 맞는 인물을 캐스팅하자.’ 이거 하나만큼은 꼭 지키려한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신 PD는 “우리는 캐릭터와 배우 본인 성격의 간극을 최대한 좁히려 한다. 그래야 연기도 편하게 할 수 있을 테니. 그래서 혜리를 캐스팅했다. 혜리는 성덕선 역할의 모티브로 얘기했던 친구였다. 혜리를 보며 ‘덕선이는 저럴 거야’라고 그려냈었다. 허나 중간에 너무 떠버렸다. 우린 인기에 맞춰 캐스팅을 하지 않아왔다. 그래서 우리 색깔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오디션은 보고싶더라. 덕선이 같은 배우는 혜리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PD는 “혜리는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친구 같았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얘기를 할수록 전교 999등의 고등학교 2학년인 덕선이 같더라. 전 난 항상 혜리한테 배우지 말라고 한다. 기존 연기자들은 쌓아온 관습적인 부분이 있다. 허나 혜리에겐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이 있다. 특유의 매력으로 나조차 생각지도 못한 연기를 보여줄 때가 있다. 현재로선 혜리 캐스팅에 관해 굉장히 만족스럽다”라고 혜리에 대한 강한 믿음을 표했다. Q. 왜 쌍문동인가?
‘응칠’에선 부산, ‘응사’에선 신촌. ‘응답하라’ 속 주요 장소적 배경들은 스토리의 요소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했다. ‘응답하라 1988’은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택했다. 왜, 도봉구 쌍문동을 택했을까.
신원호 PD는 “88년도 당시 평균적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은. 이름을 들으면 알 것 같은 동네. 과거 KBS2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찍을 때 배경이 쌍문동이었다. 당시 따뜻한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 기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쌍문동이 떠오르더라. 쌍문동이란 이름도 정겹지 않은가. 게다가 장소를 리얼하게 고증해야하기 때문에 증언이 많은 동네여야 했다. 나도 그렇고, 이우정 작가도 그렇고, 주변에 쌍문동 출신들이 많다. 그들의 증언을 토대로 촬영 현장을 재현해나갔다”라며 쌍문동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Q. 왜 1988년인가?
‘응답하라’는 과거의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을 갖고 있는 드라마다. 1997년, 1994년을 재현하며 당시 큰 이슈들과 배경을 실감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응답하라’가 택한 1988은 역대 시대 중 가장 많은 이슈를 담고 있었다. 88올림픽, 6월 항쟁 등 환희와 혼돈이 함께 한 시대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988년을 어디까지 그려낼지 궁금증이 높아졌다.
신 PD는 “요즘은 세련되고 ‘엣지’있는 드라마가 쏟아져 나온다. 이 중에 촌스런 드라마 하나 쯤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정서를 토대로 할 수 있는 년도를 살펴보니 몇 없더라. 1999년이나 2002년 같은 경우 할 얘기는 많았지만, 아파트 시대기 때문에 따뜻한 가족 이야기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88년도는 완벽한 아날로그 시대로서,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따뜻함이 살아있다고 생각했다”라며 1988년도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신PD는 “정권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허나 ‘응답하라’의 정체성은 가족극이다. 우리 드라마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는 선에서 반영할 예정이다”라며 “우리는 실제 있었던 얘기를 그려내려 한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이 사회적 사건의 중심에 있게 되면 오히려 리얼리티가 떨어질 거라고 판단했다. ‘응사’ 때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다룬 것처럼 그려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뉴스로 사건을 접한 것처럼 일상에서 겪어온 일을 그려내는 게 우리 드라마에 맞는 것 같다”라고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이야기했다.
성덕선(혜리), 쌍문동, 1988년. 세 가지 키워드를 갖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복고 드라마 ‘응답하라’가 돌아왔다. 세 번째 시즌인만큼 누군가에겐 반가울 수도, 지겨울 수도 있다. 허나 ‘응답하라’ 시리즈만이 갖고 있는 ‘공감’의 힘은 무시못할 것이다. 이번 ‘응답하라 1988’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으로 또 다시 복고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응답하라 1988’은 오늘(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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