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_예뻤다
그녀는_예뻤다
MBC ‘그녀는 예뻤다’ 14회 2015년 11월 4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한설(신혜선)은 준우(박유환)가 회장 아들이 아니라 고민하던 끝에, 사귀기로 한 걸 다시 생각해 보자고 선언한다. 모스트 편집팀은 이번 마감이 ‘마감호’가 될까봐 전전긍긍하면서도 최선을 다하고, 후련하게 편집을 끝낸다. 신혁(최시원)은 마감 후 혜진(황정음)을 불러내 둘만의 놀이공원 나들이를 즐긴다. 부사장 취임식 날, 모스트를 발칵 뒤집을 두 개의 비밀이 드러난다.

리뷰
성준은 오늘 그저 관리감독자 같았다. 얼굴도 많이 상했다. 너무 일을 열심히 했고, 그가 온통 모스트 폐간 여부에만 신경 쓰는 동안 드라마 분위기는 열심히 일하는 편집 팀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폐간이 될 것인지에 대한 신경을 너무 쓰는 성준인지라, 혜진에게 프로포즈 하겠다는 약속조차 ‘1위를 하면’이라는 조건부처럼 들린다. 가장 달달해야 할 장면이 일의 연장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

시청자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현재 혜진과 성준의 사이는 좋다. 둘은 서로의 마음을 완전히 알고 있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 때문에 힘든지도 잘 헤아려 준다. 문제는 이날의 경우 그 고민과 기쁨의 대부분이 회사와 일에 중점이 있었다는 점이다. 다 모스트라는 이름 아래 펼쳐진 에피소드 속에서만 움직인 듯하다. 성준의 (남모를)고뇌와 초보기자 혜진의 놀라운 성장, 이 사이에서 드라마의 소소한 재미는 사라졌다.

둘이 많이 사랑하는 모습과 둘이 서로 너무 편해진 사이인 것은 다르다. 오늘 혜진과 성준은 이제 막 시작된 연인 관계라기보다는 오래된 직장 동료 같았다. 서로 익숙해진 것인지, 극화할 에피소드가 떨어진 것인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 게 아쉬울 뿐이다.

20주년 기념호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정말 최선을 다해 일한다는 긴장감도 이번 회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사무실의 사무적인 풍경이 주를 이뤘다. 열심히 일하고 난 뒤의 뒤풀이마저 사무실의 사무적인 회식과 노래방의 연장 같았다. 심지어 마감 뒤, 혜진과 신혁의 놀이공원 나들이에도 익숙한 드라마적 코드가 가득했다. 비밀과 반전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반전 뒤에 자칫 허탈감만 남을 수 있다. 오늘의 텅 빈 사무실처럼.

가장 궁금했던 두 가지 의문이 풀렸다. 어쩌면 오늘의 드라마는 마지막 장면에서 살아났다. 부사장이 누구일까와 ‘텐’의 정체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김풍호의 부사장 취임은, 놀라우면서도 왠지 그럴듯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모스트스러운 선택이었다. 자수성가한 소설가로서의 텐의 면모, 다음 회에 펼쳐질 텐의 이야기는 살짝 궁금하다. 그나저나 이제 똘기자와는 이별인 건가.

수다 포인트
– 오늘의 명대사. “오늘 특별한 날이야. 너무 심심해!”
– 마감 끝났다고, 모스트스럽지 않게 김신혁 애드립으로 때우긴가요.
– 김풍호의 대반전 취임식, 그리고 한결같은 효자손 사랑!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그녀는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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