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조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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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틈 없이 새롭게 등장하는 가수들 속에서 살아남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 대한민국 가요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아니 매주 쏟아지는 형국이다. 나오자마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이름을 알리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최근 추이를 보면 어느 분야든 제대로, 잘 해내다 보면 언젠가는 빛을 발한다는 거다.

아마 그런 맥락에서 걸그룹 멜로디데이 역시 ‘빛을 받고 있는’ 시기가 아닐까. 멤버 여은은 출중한 가창력으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 출연, 가왕의 자리에 오르며 그룹의 이름을 알리는 건 물론, 이전에 내놓은 노래들도 조명을 받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멜로디데이’라는 그룹이 참으로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에게 알렸다는 거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오르다 보면 ‘우리’를 알아줄 것이며, 그렇게 되도록 만들겠다는 멜로디데이의 포부는 당차며,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토록 열심히, 또 간절하게 바라고 있으니.

Q. 요즘 한창 바쁠 때죠?
여은 : 음악 방송하고, 인터뷰에 행사, 그리고 중간중간 촬영까지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웃음).

Q. 활동 중인데,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건강관리에도 특별히 신경을 쓰겠어요.
여은 : 감기 안 걸리려고 엄청 신경 써요. 손을 정말 자주 씻고요, 목에 좋다는 캔디부터 뿌리는 것도 사용하고요. 잘 때도 따뜻하게 하고 자려고 노력해요. 목 관리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죠.
차희 : 아침, 저녁으로 꿀물을 타서 마셔요. 날은 추운데 무대 의상은 짧으니까 밤에 살짝 몸살 기운이 돌거든요. 그럴 때 꿀물을 한 잔 마시고 자면 좋은 것 같아요.
유민 : 포도즙을 챙겨 먹고 있고요, 워낙 감기가 잘 걸리는 체질이라 전기장판으로 최대한 몸을 따뜻하게 해요.
예인 : 토마토 즙을 마시고요. 부모님께 프로폴리스를 받아서 그걸 목에 뿌리고 있어요.

Q. 원래 몸을 챙기는 편이였나요, 아니면 가수로서 활동을 하게 되면서 변한 건가요?
예은 : 스케줄 때문에 새벽에 움직이는 일이 많아지면서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차희 : 활동을 하면서 챙기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영양제도 챙겨 먹어 본 적 없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니까 챙기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유민 : 또 한 명이 감기에 걸리면 방을 같이 쓰고 있어서 모두에게 옮기게 되는데 그래서 더 유의하죠.

Q. 긴 공백은 아니었지만, 컴백 전과 후, 마음가짐도 좀 달라졌을 것 같아요. 신곡 ‘스피드 업(SPEED UP)’이 멜로디데이의 이전 색깔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기도 하고요.
여은 : 사실 이번에 쇼케이스도 처음 해봤고, 빠른 템포의 곡도 처음이라 여러 가지로 신경 쓸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긴장도 더 했고요. 하면 할수록 익숙해지고, 이제는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응원도 크게 해주시고, 무대 위에서 신나고요.
차희 : 소녀 팬들이 많이 늘어났어요(웃음). 중학생 팬들이 많이 늘어나서. 사실 ‘스피드 업’ 활동 전에는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이젠 장르의 폭이 확실히 넓어진 것 같아요.
조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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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활동은 멜로디데이에게 있어서도 꽤나 큰 도전이네요. 시작 전에 걱정도 했겠지만, 기대도 컸을 것 같은데요.
여은 : 순위는 목표가 아니었고, 팀과 노래를 알려서 팬들을 모았으면 하고 시작한 곡이에요. 발라드로 나왔을 때는 활동하는 팬은 아니지만, 잠재적인 팬들이 많았어요. 우리를 찾아와주고,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팬을 모으자고 해서 처음으로 신나는 곡을 들고 나왔죠. 거기에는 도달한 것 같아 목표를 이뤘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조금 아쉬운 건 이번 음반의 수록곡이 정말 좋은데, 발라드 곡이 있어요. 그 곡을 무대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죠.
유민 : ‘러브 미’ 때도 그렇고 늘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더 커요. ‘스피드 업’으로 3주 차 활동에 돌입했어요. 엊그제 컴백한 것 같은데 벌써. 또 다른 많은 가수들이 컴백을 하고, 점점 활동을 마무리할 시점이 온 것 같아 아쉬워요.
차희 : 준비를 정말 많이 했는데, 솔직히 욕심이 났죠.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다고요. 이전에 여은 언니가 ‘복면가왕’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고, 이번 활동은 어느 때보다 기대를 많이 했어요. 빠른 노래를 하면서 파워풀한 가창력이 더 돋보였으면 했는데, 그런 아쉬움은 있죠.
예인 : 항상 같은 마음인데, 뭔가 조급해하지 않고 이대로만 하자는 생각이에요. 우리가 더 열심히, 차근차근 올라간다면 어느 순간 빛을 보고 있지 않을까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Q. 사실 데뷔 전에 상상했던 가수의 생활과 현재의 모습, 조금은 차이가 있죠?
차희 : 새벽 4시에 샵을 가야 할 줄이야(웃음).
여은 : 처음 데뷔를 했을 때는 3분을 위해서 하루 종일을 투자하는 게 조금은 허무하더라고요. 내가 꿈꿨던 가수, 데뷔한 것이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예인 : 하루 종일을 투자해서 3분을 위해 올라가는 것도 허무한데, 데뷔한지 7주밖에 안됐는데, 그 뒤에 데뷔한 분들이 ‘선배님’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이게 뭐지?’ 싶었죠. 수많은 사람들이 데뷔를 하고, 1년 좀 넘게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없어진 그룹도 많고요. 그래도 우리는 아직까지 활동을 하고 있고, 이름을 조금씩 알리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Q. 막내 차희양은 올해 학교도 들어갔어요. 활동이랑 겹쳐서 버겁기도 하겠어요.
차희 :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굉장히 힘드네요. 입시 때도 시험날 스케줄이 있었고, 수능 때는 ‘멜론어워즈’에 갔어요(웃음). 그래도 언니들이 정말 많이 도와줘서 아슬아슬하게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저는 과도기에요. ‘나는 누구인가'(웃음)

그래도 음악을 하길 잘했다 싶은 기분 좋은 일들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 편입을 준비하려고 실용음악과 시험을 보러 갔어요. 친구들이 멜로디데이의 노래로 시험을 보더라고요. 제가 멜로디데이의 멤버인 줄 모르고요. 나중에 알고 나더니 선생님부터 학생들도 깜짝 놀라더라고요. 선생님들까지도요. 우리 노래를 좋아해 주시고, 그럴 때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Q. 다른 멤버들도 이럴 때가 있을 것 같은데요.
여은 : 오늘 이야기예요. 지인이 예비군을 갔는데, 샵에서 준비를 하는데 전화가 엄청 오는 거예요. 받았더니, 훈련하는 조교가 ‘요즘에 멜로디데이가 인기가 많다’고 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다고요. 그래서 저를 바꿔주기도 했어요(웃음).
유민 : 친구들이 깃발 프로모션을 보고 연락하고, 출근하는 버스에서 제가 나온다고 하면서 놀랐다고 전화도 오고요. 카페에서 우리 음악이 나온다고 녹음해서 들려주기도 해요(웃음).

Q. 여은양은 특히 ‘복면가왕’ 이후에 더 많으 분들이 알아보실 것 같아요.
여은 : 나가기 전에는 부담이 정말 컸어요. 이름을 알린 가수였다면, ‘저예요~’하면서 가면을 벗으면 될 텐데, 만약 가면을 벗었는데 못 알아보시면 어쩌지라고 걱정을 엄청 했어요. 1라운드만 통과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안간힘을 썼던 것 같아요.

벅차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부담이 컸고, 많이 걱정한 무대였는데.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했죠. 처음 데뷔한 느낌이었어요. OST를 불렀을 때는 없었던 얼굴이 데뷔할 때 나타난 것처럼, 그 느낌이 들더라고요. 모르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윤일상 작곡가님이 저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조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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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때, 멤버들도 모니터를 하고 있었겠죠. 같이 울었을 거고.
차희 : 언니가 정말 잘해서. 원했던 무대인지 누구보다 잘 아니까, 간절함이 느껴졌어요.
예인 : 원래 잘 울지 않는데, 많이 우는 걸 보고.
유민 : 떨리는 목소리로 울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얼마나 떨렸을까’ 싶었어요. 엄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을 하는데, 그 마음이 더 슬프게 느껴졌어요.

Q. 지금은 다른 멤버들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겠어요.
차희 : 풋고추아가씨로 나가려고요(웃음).

Q. 모두의 가창력을 뽐낼 수 있었던 ‘불후의 명곡’도 있었고요.
유민 : 관객들의 호응과 팬들의 응원소릭 들리면 그저 신나요. ‘불후의 명곡’은 관객들의 호응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Q. 힘들지만 계속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차희 : 처음에는 ‘쟤네 뭐야?’라고 앞에서 그러면, 상처를 받았는데 ‘스피드 업’ 활동을 하면서는 많이 달라졌어요. 다른 팬들도 응원을 해주시고, 즐겁게 무대에 오를 수 있어요.
여은 : 저는 오히려 무관심이 가장 무서워요. 악플이 많은 게 더 낫다고 생각할 정도예요.
예인 : 저도 무관심이 가장 무서워요. 무대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휴대전화를 보고 계시는 분을 봤거든요. 어떻게든 우리 무대에 집중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죠.

Q. 다양한 장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콘서트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아요.
여은 : OST를 많이 불렀는데, 그 노래로 구성된 콘서트도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도 하고 싶고요. 또 대극장보다는 소극장에 대한 로망도 있어요.
차희 : 뮤지컬을 해보고 싶어요.
예인 : 소극장 연극을 보면서, 더 크게 와닿았던 기억이 있어서 소소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극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유민 : 도전해보고 싶은 건 정말 많아요. 지금은 불러주시면 다 해보고 싶어요. 먼저 팀을 알리는 게 우선이니까, 음악방송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고요. 각가 재능이 많은 친구들이니까, 예능이면 예능, 연기면 연기, 다양하게 비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은 : 사실 올해의 목표는 다 같이 세웠어요. ‘숙소에서 쉬지 말자’고요. 1년 반 동안 활동을 쉬면서, 물론 디지털 싱글이라든지 OST는 많이 했지만요. 방송을 1년 반 만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쉬지 말고, 사람들에게 우리를 알리자라고 목표를 정했어요. 지금 한계단씩 잘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바로 유명해지는 것보다 차근차근 올라가면서, 강해지고 목표를 하나씩 이룰 수 있이서 만족스럽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해에는 연말 시상식 하나밖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시상식에도 많이 오르는 게 올해 마지막 목표입니다.
조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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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멜로디데이의 꿈은요?
여은 : 장기적으로 봤을 때, 넷이서 오래 노래하고 싶어요.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하는 선배님들 보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오래 노래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차희 : 이번엔 신나는 곡으로, 또 쌀쌀해졌으니 발라드로 나와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멜로디데이로서도 활동을 열심히 해서 다른 쪽으로 뻗어가는 날들이 이어졌으면 좋겠고요.
유민 : 가수가 되기 전에는 자기 전에 많은 상상을 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가수가 된 것처럼 지금은 우리가 레드카펫을 밟는 상상을 해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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