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육룡이 나르샤
SBS ‘육룡이 나르샤’ 5회 2015년 10월 19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땅새(변요한)가 백윤을 죽이는 것을 본 이방원(유아인)은 신조선에 대한 마음에 그의 정체를 알아내려 한다. 길태미(박혁권)와 유생의 대화를 듣고 까치 독사의 존재를 알게 된 방원은 그를 찾으려 나선다. 한편 분이(신세경)는 정도전(김명민)의 조언에 따라 마을 사람들과 황무지를 개간하며 수확을 앞두고 있었지만, 결국 빼앗기고 마을 사람들은 죽임을 당한다. 이를 피하다 분이는 왜구에 잡히고, 방원과 무휼(윤균상)의 도움으로 풀려난다. 분이는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방원에게 쏟아내고, 관아로 향해 곡식 창고에 불을 지른다.

리뷰
작가는 육룡이 나르샤가 그들의 이전 작품 ‘뿌리 깊은 나무’의 프리퀄이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가상인물 이방지, 무휼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의 존재감이 있기에 그들을 소개하기 수월하고, 이미 한 번 접해본 캐릭터라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도 쉬웠다. 하지만 또 한명의 가상인물인 분이는 다르다. 완벽히 새로운 인물이기에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 다른 다섯 용들에 뒤지지 않을 그녀만의 존재감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숙제를 안고 있었다. 이번 5회 방송은 성장 후 이방원과의 재회, 무휼과의 만남들을 통해 성장한 분이를 소개했다.

분이 역시 이방원처럼 길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길을 잃고, 힘을 잃어 무력하게 세월을 보낸 방원과 달리, 살아있기에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한다는 의지의 강한 민초로 자랐다. 높아지는 조세로 고통 받는 백성들을 대표하여 관아에 소송을 하려 했고,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정도전은 소송은 다치기만 할 뿐이라며 황무지를 개간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긴 노력 끝에 황무지를 개간하여 얻은 첫 수확도 빼앗기고, 함께 한 마을 사람들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를 피해 달아나던 분이는 왜구로 가장한 고려인들에 잡히고, 까치 독사를 찾으러 온 방원, 나무를 하다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무휼과 의도치 않게 한 자리에서 마주한다. 무휼과 방원의 도움으로 풀려난 분이는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슬픔, 나라에 대한 분노에 대한 행동으로 관아의 곡식 창고에 불을 지른다.

분이와 이방원의 재회로 시작해 분이를 비롯한 이들을 구하기 위한 이방원의 기지, 이방원의 거짓말 하나하나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무휼의 순수함, 하지만 위기에 처하자 시청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무사 무휼’ 이라는 외침과 함께 보여준 무사로서의 면모, 결국 또 다시 길을 잃었지만 그녀만의 힘을 잃지 않는 당찬 분이의 모습으로 이어진 후반부의 전개는 시청자들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왜구로 가장한 고려인들에 대한 분노와 그들에게 거래를 제시하는 방원의 거짓 연기, 무사라는 말에 설렌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무휼, 방원의 팔을 물고, 따귀를 때리고, 당신 같은 귀족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방원에게 나라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는 분이, 방원의 옆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궁시렁거리는 조영규까지 모두가 빈틈없이 역할을 소화하여 그들의 만남을 더욱 빛냈다.

게다가 죽은 언년이의 장례를 치른 것이라며 관아에 불을 지르고 온 분이에게 이미 흠뻑 빠져버린 것임을 보여주는 방원의 표정과 “쟤, 너무 낭만적이다.” 라는 모두의 예상을 깬 한마디까지. 그녀 나름의 정의를 향해 불까지 지른 분이가 방원의 정의를 향한 마음과 동시에 분이를 향한 마음에도 불을 지른 것이 아닐까. 앞의 흡입력 있는 전개들은 마지막의 이 한 마디를 위한 것이었던 양 강렬했고, 앞으로 방원이 분이를 향해 보여줄 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정도전을 통해 길을 찾으려는 분이와 방원이 함께 할 길이 얼른 보고 싶어진다.

수다포인트
– 얼굴에 검은 칠을 해도 빛나는 남매, 땅새와 분이의 우월한 유전자
– 무휼과 옷 바꿔 입은 조영규의 펄럭이는 소맷자락
– ‘백성들은 또 살아갈 것’ 이기에 조세를 더 받겠다는 홍인방(전노민)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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