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KBS2 ‘발칙하게 고고’ 1회 2015년 10월 5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명문 기숙 고등학교 세빛고등학교에는 앙숙 같은 두 동아리가 있다. 전교 성적 하위권 학생들로 이뤄진 쭈구리 댄스부 ‘리얼킹’, 전교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응원부 ‘백호’. 리얼킹의 부장 강연두(정은지)는 평화 협정을 위해 백호의 부장 김열(이원근)과 단둘이 만났다. 누군가가 두 사람의 모습을 사진 찍었고, 이는 키스를 하는 모습으로 오해받는다. 교내 풍기문란으로 리얼킹은 폐부됐고, 김열은 벌점을 받게 됐다. 위기에 처한 연두는 사진을 고발한 학생을 찾았고, 자신의 단짝이자 전교 2등인 권수아(채수빈)로 밝혀졌다.

리뷰
첫 인상은 상큼하고 가벼웠다. 그러나 담고 있는 의미는 무거웠다. 조선 건국, 상류사회 등 동시간대 대작들에 비해서 가벼운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발칙하게 고고’에는 현실이 있었다. 그 놈의 벌점이 뭐 길래. 세빛고 학생들은 벌써부터 권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성적과 집안 배경으로 계층을 구분 짓고, 기득권자의 특정 권리를 운운했다. 이는 비단 세빛고의 일만은 아니었다. 저녁 뉴스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던 이야기였다. ‘발칙하게 고고’는 세빛고를 통해 정글 같은 학교의 현실을 얘기했다.

첫 회 전개 속도는 비교적 빨랐다. 문제가 일어났고, 문제의 후폭풍이 거세게 불었다. 강연두의 리얼킹은 폐부됐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다. 꿈 많던 씩씩한 소녀가 한 순간에 큰 고난을 맞았다. 눈물을 흘리는 강연두를 보자, 고작 어린 열여덟의 학생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음을 느꼈다. 허나 강연두는 굴하지 않았다. 자신을 괴롭힌 모든 학생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았고, 캔디처럼 씩씩하게 다시 일어섰다. 좌절, 그리고 극복. 이 모든 게 1화에서 이뤄졌다. 12부작인 ‘발칙하게 고고’는 매우 빠른 속도의 전개를 보여줬다. 빠르게 휘몰아치는 전개는 스펙터클한 사건과 함께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학교에는 청춘의 낭만이 있다.” 드라마가 시작되자마자 연두의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온 대사였다. ‘발칙하게 고고’는 연두의 고군분투 학교 생활기를 통해 청춘의 낭만을 그려냈다. 연두는 어린 고등학생이기에 잘못된 현실에 일침을 가할 수도, 용기를 낼 수도 있었다. 문제는 낭만을 그리는 연두는 혹독한 현실 속에 있었던 것이었다. 세빛고의 학생들은 아이비리그와 같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하며 스펙을 쌓았다. 학교는 지독한 계급 사회였고, 입시 지옥이었다. 현실은 낭만을 잠식하고 있었다. 담임 선생님(김지석)은 홀로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연두는 달랐다. 드라마 속 인물이었고, 주인공이었다. 충분히 세빛고는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세빛고의 변화처럼, 현실도 나아질 수 있을까. 굴하지 않는 소녀 연두에게 조심스레 기대를 걸어본다.

수다포인트
– 정은지 씨. 수지, 아이유를 제치고 연기돌 1위로 뽑힌 이유를 알겠네요.
– 내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만드네요.
– 모든 수험생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2 ‘발칙하게 고고’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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