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용팔이
SBS ‘용팔이’ 17회 2015년 9월 30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태현은 지긋지긋한 12층과 불법 왕진을 벗어나 평범한 의사로 살아가기로 했다. 그러던 중 경호원 상철과 TV 뉴스를 보던 중 여진이 준공식 축사를 하다가 실신했다는 건강 이상설 보도를 보게 되고 여진을 찾아간다. 여진은 과로로 인해 계속해서 오빠와 고사장의 환영을 보게 되고 이러한 여진의 약점을 알게 된 채영은 천천히 복수를 준비한다. 채영은 계열사 사장들과 여진을 끌어내리기 위한 음모를 꾸며 여진은 결국 간암까지 걸리고 만다.

리뷰
완벽히 평범한 삶으로 돌아온 태현은 여유롭지만 무거운 일상을 즐기고 있다. 여진도 회장으로 완벽 변신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대정그룹 최회장은 지난 방송에서 여진에게 당한 복수로 그녀에게 도와 달라고 빌었지만 여진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의 등장 때문에 여진의 콤플렉스는 더욱 부각되고 말았다. 자신의 손으로 죽인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은 그녀를 환각 상태에까지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천천히 망가뜨리고 말았다.

채영은 개과천선의 아이콘이 된 듯 태현의 주변을 맴돌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채영의 이러한 행보는 반성이 아닌 복수의 서막이었다. 초반 종영을 앞두고 모든 것이 급하게 마무리 될 듯 보였던 전개는 채영의 독백과 비서의 악랄한 웃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채영은 가정부를 매수하고, 계열사 사장들을 설득하고 여진에게 약을 탄 물을 먹이는 등 갖은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자신의 지난 과오들 때문에 쇼크에 시달리는 여진을 더욱 자극하고 잔인한 복수를 계획한다. 덕분에 여진의 불안정한 감정은 태현의 소중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장치가 된다. 더불어 채영의 복수는 여진의 질투심까지 이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채영의 복수는 여진에게는 반성과 후회의 시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태현에 대한 사랑을 더욱 확실히 깨달은 여진은 13층에서 내려올 것을 다짐한다. 하지만 채영의 설득 때문에 태현을 다시 흔들 것 같지 않던 여진은 태현과 필연처럼 만나 그냥 그렇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만다. 이러한 엉성한 전개가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여 ‘혹시 잘못 들었었나?’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 갑작스럽고 엉성하기 만한 내용전개는 해결 실마리는 없이 복잡하게 엉켜만 간다.

여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간암에 걸렸고, 충견을 가장한 부하들은 그녀를 끌어내리려고 악전고투 중이다. 가진 사람들은 개과천선하고 있는 반면 오히려 남의 것을 탐하는 비서와 이하 무리들은 악행을 이어가고 있다. 비서의 악랄한 행동과 비열한 웃음이 강한 분노를 유발할 정도로 섬뜩한 연기를 선보였다. 또 여진의 주변 무리들이 보여주는 카리스마는 그들의 빛나는 연기 내공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는 것.

이제 종영까지 한 회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태현과 여진은 서로의 사랑은 확실히 확인했다. 하지만 그녀의 회사, 건강, 복수 등은 그 무엇도 마무리 되지 못한 체 계속 쌓여만 가고 있다. 여진의 죽음이 가까워 온 이상 태현과 여진은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없을지 모른다. 또 악행을 저지른 모든 인물들에게 반성의 기회는 주어질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다. 긴박한 시간만큼이나 풀어야할 다양한 숙제들은 내일의 종영을 더욱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일의 종영이 믿어지지 않는다.

수다포인트
– 동생과 경호원, 잘어울리는 한쌍의 커플?
– 계열사 사장들의 달려오는 발연기. 어색 돋는 그들의 케미.
– 여진의 잦은 졸도는 그녀의 어색한 연기를 다시 되돌아오게 만든다.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SBS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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