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도쿄(일본) 정시우 기자]
# 프리퀄, “웬디 없다”
피터 팬과 후크 선장은 왜 악연이 됐을까.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 팬에게는 어떤 과거가 있을까. 그 궁금증에서 시작된 게 마로 ‘팬’이다. 조 라이트가 연출을 맡은 ‘팬’은 피터 팬이 탄생하기 전의 이야기를 그린다. 프리퀄이니, 웬디는 없다. 피터(리바이 밀러)와 타이거 릴리(루니 마라), 후크(개릿 헤드룬드), 그리고 검은수염(휴 잭맨)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영화는 피터 팬과 캡틴 후크가 천적이 되기 전, 서로를 ‘친구’라고 부를 수 있었던 과거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1일 도쿄 패닌슐라 호텔에서는 조 라이트 감독과 배우 휴 잭맨, 리바이 밀러가 참석한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 ‘팬’ 아시아투어 기자회견이 열렸다.
# 아빠가 된 조 라이트의 변화
‘오만과 편견’ ‘안나 카레니나’ 등 고전 로맨스 소설을 각색해 영화로 만들어 온 조 라이트에게 이번 ‘팬’은 조금 의외의 선택. 이에 대해 조 라이트는 “‘팬’ 이전가지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찍었다. 그러다가 내가 아빠가 됐다. 아빠가 된 후, 내 아이와의 애착관계를 느끼면서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피터팬 이야기는 그 동안 많은 영화와 소설 뮤지컬 등으로 변주돼 왔다. 조 라이트는 어떤 점에 주목했을까. 그는 “아이디어를 원작에서 따왔을 뿐 완전히 재해석했다”며 “원작에 나오는 검은 수염을 중심으로 이야기의 새 틀을 짰다. 원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환상적인 분위기였는데, 그걸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 휴 잭맨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라”
극중 검은 수염을 연기한 휴 잭맨은 이날 “9-10년 전 니콜 키드만과 이야기 한 게 떠오른다. 니콜이 ‘나는 영향력 있는 감독과 작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인상적이어서 나도 이후에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좋아하는 감독과 일할 기회를 얻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며 “처음 ‘팬’ 제안을 받았을 때 시나리오 자체도 마음에 들었지만 감독이 조 라이트라는 말을 듣고 더 좋았다. 어떤 캐릭터를 하라고 해도 출연했을 것이다”라고 조 라이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극중 아이들을 괴롭히는 검은 수염을 연기한 휴 잭맨은 실제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할까. 이에 대해 휴 잭맨은 “어릴 때 아버지가 내게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라’고 늘 말씀했었다”며 “나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조언을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타인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위해 열심히 매진해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타인을 존중하라. 남을 무시하지 말고 이기적으로 본인 것만 쫓지 말아야 한다. 그들도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이니, 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휴 잭맨은 대표적인 친한(親韓) 배우로 유명하다. 이날 유능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전한 휴 잭맨을 “혹시나 모를까봐 말하는데, 나는 한국홍보대사다. 한국에서 생활하셨던 아버지가 식사자리에서 자주 ‘세계 경제의 미래는 한국에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때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휴 잭맨은 “딸이 한복 입고 학교 가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면서 “심지어 키우고 있는 개도 치마 저고리를 입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팬’은 ‘해리 포터’ 제작진이 만든 새로운 판타지 어드벤처로 꿈과 희망, 모험의 아이콘인 영원한 소년 피터팬의 탄생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prequel)이다. 개봉은 10월 8일.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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