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정말, 김희애가 이렇게까지 천연덕스런 형사가 될지 몰랐다. ‘미세스 캅’ 이전, 김희애의 필모그라피 중 가장 놀라운 변신을 꼽는다면 2007년 내연녀 역할인 SBS ‘내 남자의 여자’ 이화영이었을 것. 그마저도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었다. 김희애가 이렇게 복식 호통을 치고, 남성보다 더 거친 형사가 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욕설을 내뱉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었다. 모든 걸 다 내려놓은 셈이었다. 이런 모습이 한 치의 어색함도 없었다. 김희애는 완벽한 여형사 최영진으로 변신했고, 강력 1팀을 이끔과 동시에 시청자도 함께 TV 앞으로 이끌었다.
매번 명품 연기로 명품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김희애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충은 있는 법. 어느 순간 비슷한 역할을 맴돌고 있는 김희애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40대 여배우에게는 남편을 빼앗기는 역이나 엄마 역할 밖에 할 수 없다”라는 김희애의 말처럼 그의 나이대의 배우들이 맡는 역할은 한정적이었다. 김희애의 경우,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 덕분에 나이대의 역할 안에서도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미세스 캅’은 김희애의 틀을 깬 작품이다. 김희애는 색다른 도전으로 20여년 경력의 배우가 지닌 스펙트럼을 또 다시 넓혔다. # 가족보다 더 끈끈한 강력 1팀, 그리고 염상민
김민종, 손호준, 이다희, 허정도, 이기광. 그리고 이기영까지. 김희애를 중심으로 강력계 식구들은 가족보다 더 정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영진을 보호하며 뒷수습까지 처리하는 계장 박종호(김민종)를 시작으로 한진우(손호준), 민도영(이다희), 조재덕(허정도), 이세원(이기광)은 한 식구가 되어 완벽한 팀플레이를 선보였다. 강력 1팀의 ‘어벤저스’ 급 팀플레이는 이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나타냈다. 아닌 척하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모습은 심각한 사건 전개 안에서도 훈훈함을 자아냈다.
믿었던 이의 배신은 더욱 큰 충격인 법. 염상민(이기영)의 배신은 최영진뿐만 아니라 그를 형으로 따랐던 박종호(김민종)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박종호는 염상민에게 내내 비난의 말을 퍼부었다. 이는 박종호가 염상민을 매우 의지했기 때문. 염상민 역시 잘못된 판단으로 가족 같은 이들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결국 경찰의 명예를 걸고 자신의 죗값을 치루기 위해 염상민은 자살을 택했다. 강력 1팀을 지지하는 등, 염상민 역시 강력계의 일원이었다. 염상민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었지만, 강력계 수장으로서 든든한 모습으로 더욱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켰다. # 용서를 구하지 않는 악역들
악역들은 다른 의미로 ‘미세스 캅’의 보석이었다. 손병호, 박성근, 전세현, 이강욱, 장세현 등강태유(손병호) 회장 세력들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의 악역이 모두 총출동한 것 같은 5인의 악역들은 ‘미세스 캅’의 큰 맥락을 이끌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강 회장(손병호)의 과거의 죄가 원흉이었다. 한 번 지은 죄는 세월이 흐르며 감당할 수 없이 커졌고, 더 많은 사람들을 악행의 길로 끌어들였다. 비서실장인 윤형석(박성근)은 강 회장의 오른팔로 수발을 들었고, 변호사 김민영(전세현)은 더 계획적인 악행을 꾸리는 데 가담했다. 강 회장의 아들 강재원(이강욱)은 아버지의 잘못된 사상을 이어받아 또 다른 악행을 벌였다. 서승우(장세현) 역시, 연쇄 살인이라는 용서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모두 권선징악의 법칙에 따라 각각의 방식으로 벌을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모습은 한 치도 보여주지 않았다. 가장 많은 죄를 저지른 강 회장은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고 또 다른 악행을 계획하는 등, 마지막까지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가히 ‘미세스 캅’ 악인 중 ‘끝판왕’이라 불릴 만 했다. 강 회장뿐만 아니라, 윤형석, 김민영, 강재원, 서승우 역시 끝까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으며 악역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5인의 압도적인 악역 연기는 선한 강력 1팀의 모습과 대조되며 극 전개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SBS ‘미세스 캅’ 방송캡처, 공식 홈페이지, 텐아시아DB
불호령을 치던 최 반장(김희애)이 떠났다.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강력 1팀이 떠났다. 지난 29일 월화극 1위를 달리던 SBS ‘미세스 캅’이 종영했다. 드라마가 종영함에 따라 사람과 사람이 이별하듯, 시청자들은 정든 등장인물들과 이별해야 한다. 애착이 깊을수록 이별의 아쉬움은 더 짙어진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미세스 캅’의 이별은 더 아쉽다. ‘미세스 캅’은 시청자들에게 보석 같은 사람들을 남기고 떠났다.# 김희애의 이유 있는 변신
정말, 김희애가 이렇게까지 천연덕스런 형사가 될지 몰랐다. ‘미세스 캅’ 이전, 김희애의 필모그라피 중 가장 놀라운 변신을 꼽는다면 2007년 내연녀 역할인 SBS ‘내 남자의 여자’ 이화영이었을 것. 그마저도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었다. 김희애가 이렇게 복식 호통을 치고, 남성보다 더 거친 형사가 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욕설을 내뱉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었다. 모든 걸 다 내려놓은 셈이었다. 이런 모습이 한 치의 어색함도 없었다. 김희애는 완벽한 여형사 최영진으로 변신했고, 강력 1팀을 이끔과 동시에 시청자도 함께 TV 앞으로 이끌었다.
매번 명품 연기로 명품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김희애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충은 있는 법. 어느 순간 비슷한 역할을 맴돌고 있는 김희애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40대 여배우에게는 남편을 빼앗기는 역이나 엄마 역할 밖에 할 수 없다”라는 김희애의 말처럼 그의 나이대의 배우들이 맡는 역할은 한정적이었다. 김희애의 경우,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 덕분에 나이대의 역할 안에서도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미세스 캅’은 김희애의 틀을 깬 작품이다. 김희애는 색다른 도전으로 20여년 경력의 배우가 지닌 스펙트럼을 또 다시 넓혔다. # 가족보다 더 끈끈한 강력 1팀, 그리고 염상민
김민종, 손호준, 이다희, 허정도, 이기광. 그리고 이기영까지. 김희애를 중심으로 강력계 식구들은 가족보다 더 정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영진을 보호하며 뒷수습까지 처리하는 계장 박종호(김민종)를 시작으로 한진우(손호준), 민도영(이다희), 조재덕(허정도), 이세원(이기광)은 한 식구가 되어 완벽한 팀플레이를 선보였다. 강력 1팀의 ‘어벤저스’ 급 팀플레이는 이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나타냈다. 아닌 척하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모습은 심각한 사건 전개 안에서도 훈훈함을 자아냈다.
믿었던 이의 배신은 더욱 큰 충격인 법. 염상민(이기영)의 배신은 최영진뿐만 아니라 그를 형으로 따랐던 박종호(김민종)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박종호는 염상민에게 내내 비난의 말을 퍼부었다. 이는 박종호가 염상민을 매우 의지했기 때문. 염상민 역시 잘못된 판단으로 가족 같은 이들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결국 경찰의 명예를 걸고 자신의 죗값을 치루기 위해 염상민은 자살을 택했다. 강력 1팀을 지지하는 등, 염상민 역시 강력계의 일원이었다. 염상민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었지만, 강력계 수장으로서 든든한 모습으로 더욱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켰다. # 용서를 구하지 않는 악역들
악역들은 다른 의미로 ‘미세스 캅’의 보석이었다. 손병호, 박성근, 전세현, 이강욱, 장세현 등강태유(손병호) 회장 세력들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의 악역이 모두 총출동한 것 같은 5인의 악역들은 ‘미세스 캅’의 큰 맥락을 이끌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강 회장(손병호)의 과거의 죄가 원흉이었다. 한 번 지은 죄는 세월이 흐르며 감당할 수 없이 커졌고, 더 많은 사람들을 악행의 길로 끌어들였다. 비서실장인 윤형석(박성근)은 강 회장의 오른팔로 수발을 들었고, 변호사 김민영(전세현)은 더 계획적인 악행을 꾸리는 데 가담했다. 강 회장의 아들 강재원(이강욱)은 아버지의 잘못된 사상을 이어받아 또 다른 악행을 벌였다. 서승우(장세현) 역시, 연쇄 살인이라는 용서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모두 권선징악의 법칙에 따라 각각의 방식으로 벌을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모습은 한 치도 보여주지 않았다. 가장 많은 죄를 저지른 강 회장은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고 또 다른 악행을 계획하는 등, 마지막까지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가히 ‘미세스 캅’ 악인 중 ‘끝판왕’이라 불릴 만 했다. 강 회장뿐만 아니라, 윤형석, 김민영, 강재원, 서승우 역시 끝까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으며 악역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5인의 압도적인 악역 연기는 선한 강력 1팀의 모습과 대조되며 극 전개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SBS ‘미세스 캅’ 방송캡처, 공식 홈페이지,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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