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날짜: 9월 24일(목) 오후 2시
공개장소: CGV 왕십리
감독: 허종호
제작: CJ엔테테언먼트, 빛나는 제국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10월 8일
줄거리: 승소확률 100% 에이스 변호사 변호성(이선균). 어느 날 그에게 시체도 증거도 없는 신촌 여대생 살인 사건을 유력 용의자를 변호해달라는 청이 들어온다. 변호성은 뛰어난 두뇌와 타고난 감각을 이용해 용의자의 혐의를 벗길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다. 그런데 승소를 확신하는 순간, 용의자가 갑자기 자신이 살해자라고 자백한다. ‘이런, X병!’ 갑작스런 자백에 판세는 뒤바뀌고, 변호성은 승소를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함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첫느낌: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큰 위기 속으로 뛰어드는 남자. ‘끝까지 간다’의 형사 고건수(이선균)처럼 ‘성난 변호사’ 변호성도 자신을 둘러싼 음모를 바로잡기 위해 사건을 ‘파고 파고파고파고파고파고 깊게 들어가서 또 파고파고파고’(‘우리선희’ 이선균 대사)든다. 다만 전작의 고건수가 박창민(조진웅)이라는 괴물 같은 인물과의 대립을 통해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면, ‘성난 변호사’의 변호성은 ‘독고다이’ 원맨쇼로 극을 이끌어 간다. 그 중심에 이선균이 있다.
‘성난 변호사’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범죄액션의 전형적 스토리 라인을 지녔다. 우연히 거대한 힘의 악행을 알게 된 개인이 자신의 무고함과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맞서는 이야기. 자칫 빤하디 빤한 구조로 빠질 위험이 있고, 실제로 영화는 그 길로 걸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성난 변호사’는 클리셰 함정에 빠질 위험천만한 지점, 바로 그 앞에서 옆길로 브레이크를 거는 신통방통한 묘기를 부리며 식상함을 피해간다. 이선균이 대학동문이자 친구인 허종호 감독과 의기투합한 ‘성난 변호사’에는 “걸작을 만들자”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짜치게’ 만들지는 말자”는 어떤 야심이 읽히다. 실제로 몇몇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빈약해 보일 수 있는 미스터리 구조를 일정부분 무마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가령, 변호성이 자신을 쫓는 악당 수하들과 지하철에서 벌이는 장면. 오밀조밀한 액션 디테일과 유머 아이디어가 뛰어나 극 전체에 강력한 탄성을 부여한다.
무엇보다 이선균이다. 영화가 클리셰의 무덤을 피해갈 수 있었던 성공의 8할은 이선균의 연기에서 나온다. 목에 핏대 세워 꽥꽥 소리 지르고 괴팍한 독설을 내뱉어도 이선균이 하면 이상하게 밉지가 않다. 이선균에게는 ‘이선균식 연기’라 명명할 수 있는 그만의 ‘쪼’가 있다. 그것이 이젠 식상하다 여길 관객도 없지는 않겠으나, 그것이 그의 강력한 무기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사과’ ‘화차’ ‘우리 선희’ 등에서의 이선균을 보면, ‘버럭’ 하는 것만이 그의 장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앞에서 명명한 ‘이선균식 연기’는 그가 가진 연기의 일부분이지 전체는 아니란 말이다.)
다만 서브 주연 캐릭터가 상당히 빈약한데, 그런 빈약한 캐릭터를 김고은이 연기하고 있으니 뭔가 기묘하다. 다행히 이 영화엔 의외의 발견이 있다. 제약회사 경영자의 수하로 등장, 변호성과 시종일관 아웅다웅하는 두 남자 갑수(민진웅, ‘용팔이’ 주원 경호원으로 알려진)와 용식(배우람)이다. 오합지졸 두 남자의 행동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두 캐릭터를 가지고 뭐가를 만들면 한국판 ‘덤 앤 더머’가 나올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기억해 둬야 할 이름이다.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7점
TEN COMMENTS, 이선균의 원맨쇼쇼쇼! 이번에도 그는 끝까지 달린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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