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용팔이
SBS ‘용팔이’ 16회 2015년 9월 24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한신을 지키기 위해 대정 그룹과의 전쟁을 선포한 여진(김태희)! 도준(조현재)을 뺏기지 않으려 무리하게 일을 진행하는 여진은 대정을 상대로 주가 전쟁을 시작한다. 태현(주원)은 여진 몰래 병원에서 도준을 빼돌리고, 앰뷸런스에서 깨어난 도준은 차를 세워달라며 분노한다. 도준과 도피를 준비하던 채영(채정안)은 대기하고 있던 활주로에서 도준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고 만다. 이 모든 것이 여진이 지시한 일임을 알게 된 태현은 분노한다.

리뷰
예상치 못했던 전쟁이 시작되었다. 지난 방송에서 대정 사장은 자신의 아들을 죽인 대가로 한도준을 달라고 여진을 종용했다. 하지만 여진이 이에 응하지 않자 선전포고를 하고 떠났고, 그렇게 여진과의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대정 사장과의 한판 승부를 위해 주가전쟁을 벌인 여진은 통쾌한 한방으로 그에게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주식 전쟁은 이야기를 산으로 가게 만들었다. 전쟁의 시작점이 무엇이었는지도 이제는 생각나지 않게 할 만큼 당황스러운 전쟁이 펼쳐진 것이다. 김태희가 주가의 퍼센트를 읊어댈 수록 시청자들은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다. 초반 한회장과의 회장자리 쟁탈전이었던 용팔이의 중심 소재는 갑작스럽게 대정그룹의 등장과 함께 스토리의 혼선을 초래한 것이다.

반면 태현은 졸지에 발암유발 캐릭터가 되었다. 그는 정의감에 불타 한도준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나서서 일을 꾸몄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조현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아예 잃어버리고 말았다. 태현이 꾸민 탈출 작전으로 한도준은 가장 잔인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아무리 드라마는 픽션이라지만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살인 교사는 오히려 잔인성과 시청자들의 반감만 불러일으켰다. 무법천지에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대기업 전쟁에 시청자들은 과연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색한 결투신만큼이나 막장 드라마의 전개는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잠시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던 중간 스토리는 이미 사라졌고, 갑자기 왜 이런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오히려 추리력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갈길을 잃은 스토리만큼이나 태현과 여진의 사랑도 길을 잃었다. 그렇게 벼르던 회장 자리도 얻고, 한도준도 죽었지만 여진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했던 것인지 주인공 자신도 시청자들도 모두 해답을 찾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사랑에 대한 회상씬을 매우 길게 늘어뜨리며 분량 늘이기를 시도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 회상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진부하게 느낀 것이 전부일만큼 무의미한 시간 낭비처럼 보였다.

틀어질 대로 틀어진 여진과 태현은 서로의 차이를 깨달아버렸다. 그리고 헤어짐을 약속했고 그야말로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는”상황에 직면했다. 그래서인지 공감을 잃은 발암 캐릭터가 된 두 남녀 주인공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사랑 앞에서 한없이 약한 존재이던 여진은 이제 예전의 여진이 아니다. 원하던 회장 자리에 돌아가고, 죽이고 싶었던 오빠까지 죽인 이상 태현과의 사랑을 쟁취하면 될 것 같은데… 사실 그녀가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더 이상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다음주 있을 마지막 회에 대한 예고 자막은 이미 나와버렸는데, 아직 이야기가 마무리 되려면 한참은 걸릴 것 같은 이 기분. 다음주면 마무리 될 수 있을까?

수다포인트
– 한도준은 그렇게 저 세상으로..?
– 드라마 속에서는 법과 원칙도 없는 무법사회?
– 태현과 여진의 애틋한 사랑? 아니면 발암 캐릭터에 대한 분노. 시청자들의 선택은?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SBS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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