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어게인_어제뭐봤어
어게인_어제뭐봤어
MBC ‘어게인-인기가요 베스트 50’ 2015년 9월 24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20년 전 음악방송 MBC ‘인기가요 베스트 50’의 무대가 재현됐다. DJ DOC, R.ef, 박미경, 임창정, 육각수가 1995년을 대표하는 5대 천왕으로 무대에 올랐다. 1996년을 빛냈던 5대 가왕 영턱스클럽, 주주클럽, 김원준, 김정민, 클론은 ‘인기가요베스트 50’의 정상을 차지했던 그들의 1위곡을 불렀다. 그 시절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이밖에도 노을의 강균성과 갓세븐이 각각 박진영, 솔리드를 재연하는 스페셜 무대를 꾸몄다.

리뷰
올 1월 방송된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는 그야말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음악의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90년대 음악들을 집중해서 선곡하는 음악주점이 생겼고, ‘토요일 토요일 즐거워’처럼 90년대 가수들이 모인 공연이 인기를 얻고 있다. ‘토토가’를 본 시청자들은 추억 속 가수들의 등장에 감동했고, ‘토토가’ 시즌2를 요청하며 희망 라인업을 작성했다.

네티즌들의 희망 라인업은 ‘토토가’ 시즌2가 아닌 ‘어게인-인기가요 베스트 50’(이하 어게인)이 완성했다. 24일 방송된 ‘어게인’에서는 지난 1월 ‘토토가’에 아쉽게 만나지 못했던 가수들이 등장해 95년, 96년 자신들의 1위곡을 불렀다. 이날 방송에선 DJ DOC, 임창정처럼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들의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완전체인 것만으로도 반가운 R.ef, 영턱스클럽, 육각수, 클론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브의 경고’, ‘쇼(Show)’, ‘슬픈 언약식’을 부르는 박미경, 김원준, 김정민의 모습도 ‘어게인’이었기에 만날 수 있었고, 그동안 전혀 방송활동을 하지 않았던 주주클럽 주다인도 ‘어게인’이었기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위암을 이기고 무대에 올라 ‘흥보가 기가막혀’를 부른 육각수 도민호의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악은 힘이 셌다. ‘어게인’에서 다시 만난 10팀의 외모나 체력은 20년 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그들의 음악은 20년이 흐른 지금도 변함없이 신나고 즐거웠다. 시청자들은 ‘어게인’을 통해 시간여행을 제대로 즐겼다. 음원차트의 시대에 테이프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열심히 만든 곡들이 차트에 채 1시간도 머무르지 못해 상처받은 가수들도, 오랫동안 대중 앞에 서지 않아 자신감이 잃었던 가수도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즐겼다. 각 팀당 1위곡 한 곡만 부른 것이 섭섭할 정도였다.

‘토토가’와 비교를 피할 수 없었던 ‘어게인’은 나름대로 ‘토토가’의 색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95년 5대 천왕과 96년 5대 가왕으로 그룹을 나눈 것이나 노을의 강균성과 갓세븐이 박진영, 솔리드의 커버 무대를 장식한 것, 자료화면을 통해 그 당시 ‘인기가요베스트 50’의 진행자 신은경, 김지수, 김용만, 김남주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토토가’와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찰떡호흡을 자랑하는 김성주, 정형돈의 깨알 재미가 돋보이는 진행도 ‘토토가’를 잠시 잊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어게인’에 아쉬운 것이 있다면 편집이었다. 간주 중에 삽입된 인터뷰나, 상황을 설명하는 자막, 20년 전 ‘인기가요 베스트 50’ 방송화면을 교차 편집한 것은 MBC ‘나는 가수다’ 시즌1의 초창기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가수들의 무대에 집중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편집이었다. 또한,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목요일 밤에 ‘어게인’을 편성한 것도 아쉬운 부분. 추석연휴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어게인’을 함께 보며 추억을 공유했다면 ‘토토가’만큼의 후폭풍을 기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신승훈, 노이즈, 녹색지대, H.O.T, 핑클 등 아직도 90년대 가수들은 많이 남아있다.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모두를 즐겁게 만들었던 90년대의 수많은 노래가 지금도 우리의 가슴 속에 숨 쉬고 있다. 그 시절 최고의 가수들이 다시 만나 우리에게 그 노래의 감동을 전해주길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김성주&정형돈, ‘냉장고’ 콤비의 새로운 멘트 개발이 시급합니다. 새로운 멘트 나오나요오오오오?
– MBC는 천리안으로 온라인 투표를 했었네요. KBS ‘가요톱텐’은 하이텔로 집계를 했나요?
– 19년 전, 여름 방학 때 신나게 ‘꿍따리 샤바라’를 불렀던 기억이 새록새록. 여러분의 추억 속 노래는 뭔가요?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MBC ‘어게인-베스트 인기가요 50’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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