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김형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난 아직 내가 누구한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저 현장에서 민폐 안 끼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노력을 했을 뿐이다.
Q. ‘라스트’에서 서울역 넘버원 곽흥삼(이범수)의 오른팔 역할 ‘사마귀’를 맡았다. 오로지 표정으로만 모든 것을 말하는 역할이었다.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김형규: 평소에 활발하고, 잔동작도 많고, 말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사마귀는 정반대의 사람이라 캐릭터에 녹아드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몸짓뿐만 아니라 말투 역시 굉장히 기계적이라서 내가 조금만 실수해도 굉장히 어색해 보일 수 있겠다 싶어 그러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Q. 웹툰 원작처럼 사마귀가 마지막 회에서 시원한 액션을 한 번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런 시선을 사로잡는 액션 신 없이 죽음을 맞이해서 아쉬웠다.
김형규: 처음에 20부작으로 기획됐을 때는 장태호(윤계상)와 내가 싸우는 신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전체 분량이 줄면서 아무래도 비중이 적은 내 액션이 날아간 것 같다. (웃음) 그래도 마지막 액션 신을 포함해 4번의 액션을 찍었다. 액션 신에선 어설프게 보이지 않으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 영화에서도 액션을 해봤었지만 ‘라스트’에선 그때보다 합도 많았고, 대사도 해야 하고, 표정도 신경 써야하니까 힘든 구석이 있더라.
Q.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김형규: 내가 배중사(김영웅)를 죽이는 신이 기억에 남는다. 배중사를 죽이는 장면은 심의 때문에 칼과 피가 나오면 안 된다고 해서 애를 좀 먹었다. 그 신은 카메라에 나까지 총 세 명이 잡혀야 했다. 카메라 앵글을 신경 쓰면서, 칼이 보이진 않지만 내가 단칼에 배중사를 죽인 것처럼 보여야 했던 쉽지 않은 신이었다. 나름 멋있게 나온 것 같다.
Q. 마지막 회에서 죽는 연기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김형규: 실제로 칼에 찔리면 굉장히 아프고, 이제 곧 죽는다는 생각에 슬프고 눈물이 나겠지만 사마귀라면 부상과 관계없이 마지막 말을 아주 짧고 묵직하게 하고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 바스트 샷을 찍는 장면에서 이범수 선배님이 카메라 앵글 밖에서 “마귀야”라고 진짜 실감나게 대사를 받아주셨다. 진짜 그 순간만큼은 내가 사마귀가 된 것처럼 슬픈 표정이 나왔다.
Q. 이범수와의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후배가 누구였는지를 물었는데 김형규를 언급하더라.
김형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사실 이범수 선배님과는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내가 4년 전 SBS ‘기적에 오디션’에 지원을 했었다. 그곳에서 심사위원이시던 이범수 선배님을 만났다. 선배님께 그 말을 했더니 기억하고 계시더라. 나한테 처음 만난 이범수는 ‘심사위원’이었는데, 심사위원님이 지금 내게 연기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Q. 심사위원으로 만난 이범수와 16부작 드라마를, 그것도 바로 곁에서 함께 했다. 감회가 남다르겠다.
김형규: 사마귀 대사 중에 “제가 모시는 신은 펜트하우스에 사십니다”란 대사가 있다. 딱 그 느낌이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화기애애하게 선배님처럼 대해주시지만 촬영에 들어가면 이범수 선배님은 떨리는 수준을 넘어서 내게 어마어마한 존재, 마치 신을 만나는 느낌이었다. ‘기적의 오디션’ 때도 심사위원 단상이 무대보다 높이 위치해 있다 보니까 염라대왕 앞에서 죄를 고하는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Q. 데뷔연도가 2008년이다. 생각보다 데뷔한지 오래됐다.
김형규: 연극을 오래했었다. 영화나 드라마와 연극은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는 비슷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 많이 다르다. 연극을 하면서 엄청 많은 것들을 배웠다. 연기적인 것도 있었지만 다른 것들이 많이 와 닿았다.
Q. 다른 것들이라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김형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다. 극단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선배들이 무대에 서는 것을 보면서 나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무대에 올라가 조명을 받고, 준비 된 대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달은 시간들이었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Q. 얼마나 무대에 목이 말랐는지 듣고 싶다.
김형규: 뭔가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 정말 사람이 미친다. 막내가 청소를 하고, 잡일을 도맡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생활이 오래되면 ‘난 연기가 하고 싶어서 여기 온 건데’란 생각을 안 들 수가 없다. 그럴 때마다 무대를 보면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너무나도 간절해진다. 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연기를 하고, 무대에 서고 싶다고 울면서 기도도 할 정도로 연기가 하고 싶었다. 그런 시간이 몇 년 반복되다가 무대에 오를 기회가 주어지면 그 기분은 말할 수 없다. 좋은 것을 넘어 미칠 것 같다.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는데, 카메라에 아무리 잠깐 잡히고, 어깨만 잡힌다고 하더라도 대충할 수가 없다. 절대로 의미 없는 신(Scene)은 없기 때문이다.
Q. ‘의미 없는 신은 없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김형규: 몇 십 명의 스태프들이 각자의 시간을 투자해 나한테 집중하고 있다. 스태프 10명이 10분씩만 투자해도 100분이다. 내가 남의 시간 100분을 함부로 쓸 순 없지 않은가. 당연히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Q. 16부작 드라마를 모두 소화했다. 느낀 점이 있다면?
김형규: 연기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캐릭터의 하나부터 열까지를 몸에 익히려다보니 어려웠다. 아, 선배님들을 씹어 먹을 듯이 쳐다봐야 하는 것도 어려웠다. 난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웃음)
Q.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은지?
김형규: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 선배님이 맡으셨던 역할처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센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영화 ‘품행제로’에서 류승범 선배님처럼 강하고 개성 넘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Q.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인가?
김형규: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류승범,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를 좋아한다. 두 분이 보여주시는 연기의 맛이 참 좋다. 어떤 영화가 개봉했는데 두 분이 출연하신다면 왠지 뭔가 다른 연기를 보여줄 것 같고, 무조건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가. 두 분만의 그런 힘이 참 좋다.
Q. 쉴 틈도 없이 MBC 새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 캐스팅됐다. 각오가 듣고 싶다.
김형규: 늘 해오던 것처럼 열심히 할 것이다. 아직은 ‘라스트’ 사마귀를 벗지 못한 부분이 있다. 아쉽지만 빨리 털어내고 새로운 역할인 신범수에 스며들어야 한다. 저번에 ‘화려한 유혹’에서 법정신을 찍는데, 너무 억울한 감정이 몰려왔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사마귀처럼 표정을 짓고 있더라. (웃음)
Q.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지금까지 김형규의 결정적 순간을 꼽으라면 언제인가?
김형규: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서 한순간만 꼽기 힘들다. 연기하고 있을 때가 언제나 인상 깊은 순간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 숨 쉬고 있는 느낌이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할 때 피가 끓는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는 남자를 본 적이 있는가. 지난 12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라스트’를 보면 ‘냉미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라스트’의 냉미남, 사마귀는 매사에 차가운 표정과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울역 지하세계 중간보스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사마귀는 액션이면 액션, 감정이면 감정 모든 신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라스트’의 신 스틸러로 등극했다.Q. ‘라스트’를 포털에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라스트 사마귀’가 있다. 그만큼 라스트에서 시선을 많이 받았던 인물이란 증거 아닐까?
사마귀를 맡아 열연을 펼쳤던 김형규는 지난 2008년에 데뷔한 7년차 배우다. 그는 2008년 KBS2 ‘그저 바라보다가’에 출연한 이후 연극무대에서 오랫동안 실력을 갈고 닦았다. 연극무대는 김형규를 연기에 갈증을 느끼는 배우로 거듭났다. 그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순간을 간절히 원했고, 자신에게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무대는 김형규를 한 신, 한 커트를 허투루 넘기지 못하는 배우로 만들었다. 김형규는 이번 ‘라스트’에서도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칼잡이 사마귀를 보여주기 위해 한 달간 손에서 잭나이프를 떼어놓지 않을 정도로 연습에 매진했다.
김형규는 오는 10월 5일부터 ‘화려한 유혹’으로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는 ‘화려한 유혹’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춘 누나 신은수(최강희) 바라기 신범수로 변신해 ‘라스트’의 사마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연기를 할 때 피가 끓는다는 김형규가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유혹할까. 그가 열정을 불태울수록 그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김형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난 아직 내가 누구한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저 현장에서 민폐 안 끼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노력을 했을 뿐이다.
Q. ‘라스트’에서 서울역 넘버원 곽흥삼(이범수)의 오른팔 역할 ‘사마귀’를 맡았다. 오로지 표정으로만 모든 것을 말하는 역할이었다.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김형규: 평소에 활발하고, 잔동작도 많고, 말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사마귀는 정반대의 사람이라 캐릭터에 녹아드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몸짓뿐만 아니라 말투 역시 굉장히 기계적이라서 내가 조금만 실수해도 굉장히 어색해 보일 수 있겠다 싶어 그러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Q. 웹툰 원작처럼 사마귀가 마지막 회에서 시원한 액션을 한 번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런 시선을 사로잡는 액션 신 없이 죽음을 맞이해서 아쉬웠다.
김형규: 처음에 20부작으로 기획됐을 때는 장태호(윤계상)와 내가 싸우는 신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전체 분량이 줄면서 아무래도 비중이 적은 내 액션이 날아간 것 같다. (웃음) 그래도 마지막 액션 신을 포함해 4번의 액션을 찍었다. 액션 신에선 어설프게 보이지 않으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 영화에서도 액션을 해봤었지만 ‘라스트’에선 그때보다 합도 많았고, 대사도 해야 하고, 표정도 신경 써야하니까 힘든 구석이 있더라.
Q.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김형규: 내가 배중사(김영웅)를 죽이는 신이 기억에 남는다. 배중사를 죽이는 장면은 심의 때문에 칼과 피가 나오면 안 된다고 해서 애를 좀 먹었다. 그 신은 카메라에 나까지 총 세 명이 잡혀야 했다. 카메라 앵글을 신경 쓰면서, 칼이 보이진 않지만 내가 단칼에 배중사를 죽인 것처럼 보여야 했던 쉽지 않은 신이었다. 나름 멋있게 나온 것 같다.
Q. 마지막 회에서 죽는 연기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김형규: 실제로 칼에 찔리면 굉장히 아프고, 이제 곧 죽는다는 생각에 슬프고 눈물이 나겠지만 사마귀라면 부상과 관계없이 마지막 말을 아주 짧고 묵직하게 하고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 바스트 샷을 찍는 장면에서 이범수 선배님이 카메라 앵글 밖에서 “마귀야”라고 진짜 실감나게 대사를 받아주셨다. 진짜 그 순간만큼은 내가 사마귀가 된 것처럼 슬픈 표정이 나왔다.
Q. 이범수와의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후배가 누구였는지를 물었는데 김형규를 언급하더라.
김형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사실 이범수 선배님과는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내가 4년 전 SBS ‘기적에 오디션’에 지원을 했었다. 그곳에서 심사위원이시던 이범수 선배님을 만났다. 선배님께 그 말을 했더니 기억하고 계시더라. 나한테 처음 만난 이범수는 ‘심사위원’이었는데, 심사위원님이 지금 내게 연기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Q. 심사위원으로 만난 이범수와 16부작 드라마를, 그것도 바로 곁에서 함께 했다. 감회가 남다르겠다.
김형규: 사마귀 대사 중에 “제가 모시는 신은 펜트하우스에 사십니다”란 대사가 있다. 딱 그 느낌이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화기애애하게 선배님처럼 대해주시지만 촬영에 들어가면 이범수 선배님은 떨리는 수준을 넘어서 내게 어마어마한 존재, 마치 신을 만나는 느낌이었다. ‘기적의 오디션’ 때도 심사위원 단상이 무대보다 높이 위치해 있다 보니까 염라대왕 앞에서 죄를 고하는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Q. 데뷔연도가 2008년이다. 생각보다 데뷔한지 오래됐다.
김형규: 연극을 오래했었다. 영화나 드라마와 연극은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는 비슷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 많이 다르다. 연극을 하면서 엄청 많은 것들을 배웠다. 연기적인 것도 있었지만 다른 것들이 많이 와 닿았다.
Q. 다른 것들이라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김형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다. 극단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선배들이 무대에 서는 것을 보면서 나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무대에 올라가 조명을 받고, 준비 된 대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달은 시간들이었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Q. 얼마나 무대에 목이 말랐는지 듣고 싶다.
김형규: 뭔가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 정말 사람이 미친다. 막내가 청소를 하고, 잡일을 도맡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생활이 오래되면 ‘난 연기가 하고 싶어서 여기 온 건데’란 생각을 안 들 수가 없다. 그럴 때마다 무대를 보면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너무나도 간절해진다. 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연기를 하고, 무대에 서고 싶다고 울면서 기도도 할 정도로 연기가 하고 싶었다. 그런 시간이 몇 년 반복되다가 무대에 오를 기회가 주어지면 그 기분은 말할 수 없다. 좋은 것을 넘어 미칠 것 같다.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는데, 카메라에 아무리 잠깐 잡히고, 어깨만 잡힌다고 하더라도 대충할 수가 없다. 절대로 의미 없는 신(Scene)은 없기 때문이다.
Q. ‘의미 없는 신은 없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김형규: 몇 십 명의 스태프들이 각자의 시간을 투자해 나한테 집중하고 있다. 스태프 10명이 10분씩만 투자해도 100분이다. 내가 남의 시간 100분을 함부로 쓸 순 없지 않은가. 당연히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Q. 16부작 드라마를 모두 소화했다. 느낀 점이 있다면?
김형규: 연기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캐릭터의 하나부터 열까지를 몸에 익히려다보니 어려웠다. 아, 선배님들을 씹어 먹을 듯이 쳐다봐야 하는 것도 어려웠다. 난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웃음)
Q.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은지?
김형규: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 선배님이 맡으셨던 역할처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센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영화 ‘품행제로’에서 류승범 선배님처럼 강하고 개성 넘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Q.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인가?
김형규: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류승범,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를 좋아한다. 두 분이 보여주시는 연기의 맛이 참 좋다. 어떤 영화가 개봉했는데 두 분이 출연하신다면 왠지 뭔가 다른 연기를 보여줄 것 같고, 무조건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가. 두 분만의 그런 힘이 참 좋다.
Q. 쉴 틈도 없이 MBC 새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 캐스팅됐다. 각오가 듣고 싶다.
김형규: 늘 해오던 것처럼 열심히 할 것이다. 아직은 ‘라스트’ 사마귀를 벗지 못한 부분이 있다. 아쉽지만 빨리 털어내고 새로운 역할인 신범수에 스며들어야 한다. 저번에 ‘화려한 유혹’에서 법정신을 찍는데, 너무 억울한 감정이 몰려왔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사마귀처럼 표정을 짓고 있더라. (웃음)
Q.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지금까지 김형규의 결정적 순간을 꼽으라면 언제인가?
김형규: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서 한순간만 꼽기 힘들다. 연기하고 있을 때가 언제나 인상 깊은 순간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 숨 쉬고 있는 느낌이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할 때 피가 끓는다.
윤준필 기자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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