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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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용팔이’14회 9월 17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여진(김태희)은 점점 독해져만 가고, 깨어난 이 과장(정웅인)에게 엄마의 죽음에 감춰진 진실을 듣고 태현(주원)은 충격을 받는다. 태현은 이 과장을 살려주고, 복수극도 이제 그만 멈춰달라고 여진에게 부탁한다. 한편 검찰청에서 귀가 조치를 받은 도준(조현재)은 고 사장(장광) 아들에게서 고 사장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고, 철저히 소외된 자신의 처지를 깨닫는 와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는 여진에게 무서울 것은 없어 보인다.

리뷰
지난 방송에서는 고사장의 죽음, 한신그룹 왕좌 쟁탈전 등으로 분위기는 무거울 대로 무거웠다. 하지만 17일 방송에서는 그런 일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 역대 가장 밝은 분위기로 극이 시작되었다. 간호사 얼굴의 어색한 줌인으로 시작된 애써 밝은 분위기는 당황스러움을 남겼다. 하루아침에 그룹 서열 2위의 부군이 되었지만 태현은 변함이 없다. 높은 사람이 되었다고 주변 사람들의 태도는 모두 바뀌었지만, 태현 자신만은 원래 레지던트 김태현 그대로였다. 하지만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한 여진은, 더이상 태현이 사랑하던 여진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 과장은 드디어 정신을 놓고 말았다. 여진으로부터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제정신과 미친 상태를 오가는 정웅인의 연기는 섬뜩함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이 과장의 무의식적 죄책감이 태현의 아픈 과거까지 모두 드러나게 만들어 버렸다. 때문에 어머니 죽음의 진실까지 알게 된 태현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이 고백은 태현과 여진의 관계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복수의 서막이 올랐고, 여진은 계획대로 자신의 복수극을 실행 시키고 있다. 먼저 태현을 죽이려고 했던 살인미수범부터 처리에 들어갔다. “영화네 영화야..”라는 이 형사의 대사와는 다르게 어설프게 촬영된 추격 장면은 실소를 자아냈다. 하지만 여진의 치밀함만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고 사장에서부터 자신을 죽이려했던 모든 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여진의 눈빛에는 살기마저 감돌고 있다.

태현은 여진의 변해버린 모습에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어머니 죽음의 진실까지 안 이상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맞는 것인지 고민하는 와중인데 여진은 그저 살벌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복수를 해야만 하는 여진이 그저 안쓰러운 태현이다. 태현의 변하지 않는 따뜻한 인간미는 극 전개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태현이라는 삶의 이유가 생긴 이상 여진의 복수극도 자신의 방식대로만 진행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는 태현과 여진의 가장 큰 갈등요소가 될 것이다.

따뜻한 여진과 냉혈한 회장님을 오가는 김태희의 연기는 놀라움을 자아내었다. 사랑스러움과 냉혹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녀의 섬세한 연기는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복수를 멈춰달라는 태현의 한마디에 사랑스럽던 김태희의 표정은 일순간 싸늘해졌다. 그리고 앞으로의 태현과 여진의 갈등을 예고하는 식당에서의 신경전은 서로의 신념만 확인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한도준은 검찰청을 빠져나왔지만, 여진의 도준에 대한 복수는 이제 시작됐다. 그럴수록 도준과 채영(채정안)의 새로운 복수도 시작 될 것이다. 복수가 복수를 낳는 악순환은 시청자들에게 쫄깃한 긴장감을 남기고 있다. 한신병원으로 끌려간 도준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다음 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수다포인트
- “조치하겠습니다!” 진짜 경호원을 데려온 듯한 메소드 연기. 그의 어색한 연기가 진짜 경호원인줄..
– 가장은 식탁의 상석에? “이런 조선시대 여인네 같으니라고..”
– 김태희 눈 밖에 나면 용도폐기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SBS ‘용팔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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