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김형석 작곡가 : ‘복면가왕’ 덕분이죠. ‘복면가왕’ 속 모습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복면가왕’ 콘셉트 자체가 실제 모르는 것이니까 재미를 느끼나 봐요.
Q. ‘복면가왕’ 초반에는 적중이 많이 어긋나 큰 웃음 제조기로 활약하셨잖아요. ‘라디오스타’에서는 프로그램 재미를 위해 오답을 냈다고 하는데 진심으로 틀리는 것과 아닌 것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김형석 작곡가 : 지금도 많이 틀려요. (웃음) 사실 의도적으로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맞추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음악 듣고 칭찬하고,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하는 것이 제 역할이죠.
Q. 신효범 씨가 ‘복면가왕’에서 “오늘 노래 실력으로 극찬해줄 만큼 눈높이 낮은 분이 아닌데 극찬해주고 용기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어요. 그 말대로 눈높이가 높을 텐데 출연하는 거의 모든 가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아요. 용기를 주려는 느낌이에요.
김형석 작곡가 : 오죽하면 복면 쓰고 나와서 노래를 하겠냐 생각해요. ‘나는 가수다’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식의 루트를 통해서 평가를 받기보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해요. 그 자체가 사실은 공평한 것은 아니죠. 왜냐면 노래 잘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고민이 생겼으니까. 얼마나 좋은 곡을 팔 것이냐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 팔 것이냐는 고민 자체가 연예계 생태계가 됐어요. 그런 것이 깔려있어서 그런지 ‘복면가왕’에서 노래를 들으면서 더 응원하게 되요.
Q. 2003년에 하신 인터뷰에서 “가수는 노래를 잘 해야죠. ‘기획의 승리’ ‘홍보의 승리’ 하며 노래 못 하는 가수를 스타로 만드는 것은 대중에 대한 ‘사기’입니다”라고 강하게 말씀하신 것을 봤어요. 아이돌에 관한 이야기 같았어요.
김형석 작곡가 : 벌써 12년 전이에요. 그때만 해도 노래 잘하는 가수가 포커싱이 됐어요. 지금은 보면 기획, 홍보, 댄스, 노래, 끼 등 그 모든 것들이 갖춰져야 해요. 어찌 보면 더 어려워요. 한편으로는 노래라는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는 것이 기획이나 외모 등 다른 마케팅에 숨겨있으니까 더 쉬울 수도 있어요. 결국에는 작가나 예능인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자기의 성찰, 양심, 도리가 끊임없이 그 사람을 연마하게 만드는 모토가 될 텐데.. 내가 과연 뭘 잘하는가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고민과 노력이 있어야 해요. 아이돌도 그렇고 그 모든 노력들이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Q. ‘복면가왕’을 통해 아이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신 것 같았어요.
김형석 작곡가 : ‘복면가왕’을 보며 느낀 것은 ‘아이돌이 저렇게 노래를 잘했나’였어요. 노래에 포커스를 맞춰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친구를 아이돌이라는 한정된 기획에 트렌드에 맞춘 상품으로만 바라보고 음악, 노래에 대한 열정을 등한시 했던 것은 아닌가 느꼈죠.
Q. 한편으론 실력 있는 친구들이 스타가 되려면 아이돌이란 길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형석 작곡가 : 그만큼 바늘구멍이 됐죠.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우리 때만해도 실용음악과가 없었는데 이제는 다들 노래를 배우잖아요. 기본 이상은 다들 하고 와요. 그 다음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살아남아요. 외모, 춤, 끼 그런 것들이 딸려 와야 해요. 이제 제대로 하려면 더 어려워진 것이죠.
Q. ‘복면가왕’으로 가장 크게 깨진 김형석 작곡가만의 편견은 무엇인가요?
김형석 작곡가 : 아이돌이 기획 상품이라는 편견이에요. 엑소 첸, B1A4 산들, EXID 솔지, f(x) 루나 등등 이런 친구들 보면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 연습을 많이 했던 친구들이에요. 기획력을 보면 언더그라운드나 인디들도 반성해야 해요. 메이저가 왜 메이저인지 그 이유가 틀림없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 음표를 그리는 사람들① 김형석 작곡가, 음악으로 꿈을 찾는 여정 (인터뷰)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선율 하나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또 그것을 해내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가슴 떨리는 일이다. 댄스, 록, 발라드, R&B, EDM, 힙합 등등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음악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발라드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댄스를 들으며 흥을 돋우고, 어떤 이는 힙합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 작곡가가 없었다면 즐기지 못할 일들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곡가들의 세계는 어떨까. 음표를 그리며 감동을 전하는 작곡가들을 만난다. <편집자주>
김형석 작곡가. 김광석 ‘사랑이라는 이유로’, 김건모 ‘첫인상’, 솔리드 ‘이 밤의 끝을 잡고’, 박진영 ‘너의 뒤에서’, 임창정 ‘그때 또 다시’, ‘늑대와 함께 춤을’, 성시경 ‘내게 오는 길’, 신승훈 ‘아이 빌리브(I Believe)’, 나윤권 ‘나였으면’ 등등 무수한 히트곡을 남기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1,000곡 이상이 등록된, 그야말로 ‘레전드’ 작곡가다.Q. 최근에 부쩍 방송활동을 많이 하시는 거 같아요.
그저 신계의 영역에 있을 것만 같았던 김형석 작곡가에 대해 궁금해진 건 MBC ‘일밤-복면가왕’이다. 김형석 작곡가는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작곡가지만, 번번이 틀리는 예측으로 웃음을 자아내며 친근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치킨 할아버지라는 재미있는 별명도 생겼다. 그보다 더 눈길을 끌었던 건, 복면가수가 등장할 때마다 애정어린 조언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김형석의 따뜻한 눈빛이었다. 친근하지만 레전드 작곡가인 김형석의 한 마디는 묵직한 용기를 전했다.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이돌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무대에서 콘셉트로 보이는 게 아이돌의 본질이다. 솔지처럼 노래로써 다시 평가 받고 박수 받았으면 한다. 가수라는 직업 자체가 결국에는 노래를 잘해야 되는 사람이다. 그래야 빛이 난다.”
김형석 작곡가가 MBC ‘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했던 말이다. 김형석 작곡가는 ‘복면가왕’을 통해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벗기고 있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김형석의 말에는 직접 편견을 겪었고, 그것을 깨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심이 묻어났다. 김형석 작곡가가 아이돌에 대해 가졌던 원래의 생각과 ‘복면가왕’을 통해 바뀐 생각을 알고 싶었다.
김형석 작곡가 : ‘복면가왕’ 덕분이죠. ‘복면가왕’ 속 모습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복면가왕’ 콘셉트 자체가 실제 모르는 것이니까 재미를 느끼나 봐요.
Q. ‘복면가왕’ 초반에는 적중이 많이 어긋나 큰 웃음 제조기로 활약하셨잖아요. ‘라디오스타’에서는 프로그램 재미를 위해 오답을 냈다고 하는데 진심으로 틀리는 것과 아닌 것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김형석 작곡가 : 지금도 많이 틀려요. (웃음) 사실 의도적으로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맞추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음악 듣고 칭찬하고,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하는 것이 제 역할이죠.
Q. 신효범 씨가 ‘복면가왕’에서 “오늘 노래 실력으로 극찬해줄 만큼 눈높이 낮은 분이 아닌데 극찬해주고 용기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어요. 그 말대로 눈높이가 높을 텐데 출연하는 거의 모든 가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아요. 용기를 주려는 느낌이에요.
김형석 작곡가 : 오죽하면 복면 쓰고 나와서 노래를 하겠냐 생각해요. ‘나는 가수다’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식의 루트를 통해서 평가를 받기보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해요. 그 자체가 사실은 공평한 것은 아니죠. 왜냐면 노래 잘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고민이 생겼으니까. 얼마나 좋은 곡을 팔 것이냐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 팔 것이냐는 고민 자체가 연예계 생태계가 됐어요. 그런 것이 깔려있어서 그런지 ‘복면가왕’에서 노래를 들으면서 더 응원하게 되요.
Q. 2003년에 하신 인터뷰에서 “가수는 노래를 잘 해야죠. ‘기획의 승리’ ‘홍보의 승리’ 하며 노래 못 하는 가수를 스타로 만드는 것은 대중에 대한 ‘사기’입니다”라고 강하게 말씀하신 것을 봤어요. 아이돌에 관한 이야기 같았어요.
김형석 작곡가 : 벌써 12년 전이에요. 그때만 해도 노래 잘하는 가수가 포커싱이 됐어요. 지금은 보면 기획, 홍보, 댄스, 노래, 끼 등 그 모든 것들이 갖춰져야 해요. 어찌 보면 더 어려워요. 한편으로는 노래라는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는 것이 기획이나 외모 등 다른 마케팅에 숨겨있으니까 더 쉬울 수도 있어요. 결국에는 작가나 예능인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자기의 성찰, 양심, 도리가 끊임없이 그 사람을 연마하게 만드는 모토가 될 텐데.. 내가 과연 뭘 잘하는가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고민과 노력이 있어야 해요. 아이돌도 그렇고 그 모든 노력들이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Q. ‘복면가왕’을 통해 아이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신 것 같았어요.
김형석 작곡가 : ‘복면가왕’을 보며 느낀 것은 ‘아이돌이 저렇게 노래를 잘했나’였어요. 노래에 포커스를 맞춰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친구를 아이돌이라는 한정된 기획에 트렌드에 맞춘 상품으로만 바라보고 음악, 노래에 대한 열정을 등한시 했던 것은 아닌가 느꼈죠.
Q. 한편으론 실력 있는 친구들이 스타가 되려면 아이돌이란 길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형석 작곡가 : 그만큼 바늘구멍이 됐죠.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우리 때만해도 실용음악과가 없었는데 이제는 다들 노래를 배우잖아요. 기본 이상은 다들 하고 와요. 그 다음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살아남아요. 외모, 춤, 끼 그런 것들이 딸려 와야 해요. 이제 제대로 하려면 더 어려워진 것이죠.
Q. ‘복면가왕’으로 가장 크게 깨진 김형석 작곡가만의 편견은 무엇인가요?
김형석 작곡가 : 아이돌이 기획 상품이라는 편견이에요. 엑소 첸, B1A4 산들, EXID 솔지, f(x) 루나 등등 이런 친구들 보면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 연습을 많이 했던 친구들이에요. 기획력을 보면 언더그라운드나 인디들도 반성해야 해요. 메이저가 왜 메이저인지 그 이유가 틀림없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 음표를 그리는 사람들① 김형석 작곡가, 음악으로 꿈을 찾는 여정 (인터뷰)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