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잡아가려는 윤(심창민)으로 인해 자신이 귀를 없앨 비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양선은 성열과의 도피 과정에서 수향(장희진)으로 인해 믿지 못할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귀를 없앨 세가지 비책 중 모계에 해당하는 흡혈귀의 핏줄을 가진 자라는 것. 수향은 앞서 혜령(김소은)이 성열을 햇빛으로 지켜주는 검은 도포를 빼앗아 갔음을 간파했고, 그와의 대면을 통해 양선이 귀의 자손이자 귀를 죽일 유일한 비책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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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향은 “너도 들어 알고 있겠지? 왜 주상전하와 나리께서 널 두고 다투시겠느냐?”라고 말했고, 양선은 “선비님은 또 귀와 싸우러 가시겠지요? 그 자 때문에 저는 아비를 두 번씩이나 잃었습니다. 선비님도 잃을 뻔 했습니다. 더 이상 뭘 더 잃어야 하는 겁니까? 그냥 이대로… 이대로 선비님을 곁에 모시고… 조용히 살면 안됩니까?”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 양선에게 수향은 “네가 자식을 낳는다면 그 딸이, 혹은 그 아이가 낳은 딸이, 어느 세대가 되었건 네 모계후손 중 하나가 귀에게 바쳐져야만 한다”고 말했고, 양선은 이 기구한 운명을 받아들이고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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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양선은 화양각에서 공녀로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양선의 얼굴에 분을 칠해주던 수향은 “귀가 사람인 여인과 정을 통해 아이를 낳았는데.. 그 후손이 하필.. 네 팔자도 기구하기 짝이 없구나. 허나 어쩌겠느냐. 타고난 핏줄이 그러한 것을”이라며 함께 가슴 아파했다.
그런 수향에게 양선은 담담하게 “그리 태어난 것은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라면서도 “허나 이렇게 죽는 것은 제가 선택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음 속으로 양선은 “선비님, 부디 강녕하시어요”라고 나지막이 말해 그의 선택이 사랑하는 이를 위한 결단 이었음을 느끼게 만들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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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림 인턴기자 stellaoh@
사진. MBC ‘밤을 걷는 선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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