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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장서윤 기자] 이탈리아 밀라노에 지상 최대의 식탁이 차려졌다.

기아의 종식과 식량 위기에 따른 성찰을 통해 인류에게 지속 가능한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열리는 2015 밀라노 엑스포.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년 축제 중의 하나다. 이곳에서 예상을 깨고 한국이 선전 중이다. 아니,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고 있다.

하루 평균 관광객 수 1만 5천 여 명. 엑스포 방문자 5명 중에 1명은 한국관을 방문한다. 한국관은 9번째로 큰 규모와 첨단 과학기술로 한식 문화에 깃든 맛과 멋을 표현해냈고

145개국이 참가한 엑스포에서 최고의 엑스포관 톱10에 꼽히는 영광도 안았다.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은 세계적인 미식의 나라. 그러나 한식에 있어서는 불모지.

한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거나 밀라노 엑스포를 통해 한식을 처음 접한 이들이 대다수다. 한국은 어떻게 유럽인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30일 방송하는 KBS 특집 ‘한식, 밀라노에서 길을 묻다’는 음식 올림픽이자 문화 올림픽인 밀라노 엑스포 현장의 생생한 기록을 담았다.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엑스포의 주제는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

‘어떻게 하면 인류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지속가능하게 제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전 인류가 공통으로 직면한 심각한 식량 문제를 각국의 문화적 잠재력을 모아 극복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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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에서는‘세계의 음식’으로서 한식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타진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국 음식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음식 칼럼니스트 장 피에르 가브리엘이 여정에 동행했다.

밀라노에선 전례 없이 쏟아진 한식에 대한 극찬은 한결같다. 조화와 치유의 음식, 발효의 지혜가 깃든 미래의 음식이라는 것이다. 미래의 음식은 안전하고 건강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면, 음식과 음식 재료간의 궁합, 음식과 사람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한국의 식문화, 조화롭고 자연친화적인 한식의 문화는 건강한 미래 식량 체계를 위한 하나의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그들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때마침 2010년대 들어 전 세계 요리계의 화두는 ‘발효’다. 비만과 기아가 공존하고 인스턴트 등 독이 되는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심에 오랜 기다림과 정성이 조화롭게 배인 한국의 ‘발효 음식’이 있었다. 스페인에서는 3년 전부터 한국의 장을 유럽의 요리에 적용하기 위해 레시피를 개발 중인 연구소가 있고, 자국 요리에 관한한 자부심이 남다른 보수적인 지방 산세바스티안에서도 한국의 발효음식인 김치를 활용한 음식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세계적인 발효 연구 기관인 바스크 대학의 발효연구소에서도 한국의 발효음식을 연구 중이다. 발효음식은 한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스페인에서는 왜 한국의 발효음식을 주목했을까? 그것은 한국의 발효음식이 흔치 않은 채소 발효라는 점, 소금의 양을 줄이게 하고도 음식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며 음식 맛을 살린다는 점 때문이었다.

제작진은 “밀라노 엑스포가 한식에 던진 메시지는 한국 본연의 맛과 가치에 충실하라는 점”이라며 “그동안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 온 한식의 세계화 사업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뒤로하고 한식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된 출발점이 된 것”이고 전했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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