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체 없는 살인의 진범이 자신의 동생 민이라면, 그가 정선호(박보검)라는 예감이 든 현. 그는 나봉성(최덕문)이 건넨 서류에서 선호의 사진과 함께 살인 동기를 깨닫게 됐다. 선호는 누군가를 버린 사람들만 골라 죽이며 머릿속으로 자신을 버린 현을 반복살해하고 있던 것. 선호의 사진까지 확인하자 정확히 적중한 슬픈 예감에 현은 마음이 무너져 내린 듯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불현듯 주영재의 부모도 자식을 버렸다는 사실이 생각난 현. 그는 동생이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건 아닌지 급하게 선호의 집을 찾았고, 집에 돌아온 그와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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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둘만의 비밀로 간직하자던 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현이 준영에게 직접 말했기 때문에 민이 형에게 느끼는 배신감과 증오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오지도 않고, 주위를 맴돌아도 기억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현을 미워하며 어느새 민의 오해는 단단히 응어리져 사실로 굳어져갔다.
그러나 동생이 이상하단 사실을 알았던 때 현은 고작 9살이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던 비밀을 준영에게 털어놓긴 했지만, 민을 보호하려 나름 최선을 다했다. 아빠가 자신을 의심해도 절대 진실을 말하지 않았고, 대신 비밀의 방에 갇히는 걸 선택했다. 어린 민이 형을 끔찍이 여겼듯, 현도 마찬가지였기 때문.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동생이었기에, 괴물이 된 동생 앞에서 현은 하염없이 죄책감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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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2 ‘너를 기억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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