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음악에 빠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경험이 있는가? 노래가 종일 귓가에 맴돌고 입 밖으로 튀어나와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가? 완벽하게 취향을 저격해 한 시도 뗄 수 없는 음악, 때문에 ‘일상 파괴’라는 죄목으로 지명 수배를 내리고 싶은 음악들이 있다.

당신의 일상 브레이커가 될 이 주의 음반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9
9


사건명 문학소년
용의자 9(송재경)
사건일자 2015.07.21
첫인상 밴드 9와 숫자들의 리더 9가 데뷔 20년 만에 발표한 솔로 앨범. 앞서 그는 밴드 활동을 통해 포크, 신스팝, 모던록, 싸이키델릭 등 폭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 왔으나, 이번 앨범에서는 단순함 속에 깊이와 완성도를 녹여냈다.
추천트랙 ‘문학소년’. 어쿠스틱한 악기 구성과 소박한 보컬이 편안함을 불러오지만 가사의 내용은 꽤나 우울하다. 잔잔한 멜로디 위에 “세상이 궁금해서 들춰 본 책장 속엔/기대치 못한 슬픔과 고독만이 가득했었고/내일이 궁금해서 내딛은 한 걸음이 너무 길고 고단한 여행이 됐네”와 같은 가사들이 덤덤한 목소리로 펼쳐지며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출몰지역 9와 숫자들 완전체 모습으로 오는 8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사운드베리 페스타 무대에 오른다. 9월에는 렛츠락 페스티벌에, 10월에는 가을날 뺀드 야시장에 참여한다.
배수정
배수정
사건명 사랑할거에요
용의자 배수정
사건일자 2015.07.22
첫인상 MBC ‘위대한탄생2′ 출신의 ‘엄친딸’. 시원스런 외모에 영국에서 회계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재원이다. 가수 데뷔에 앞서 작곡가 그룹 아이코닉사운즈에서 활동하며 씨스타, 미쓰에이, 김보경, 에릭남 등과 함께 작업해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위대한탄생’ 당시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만큼 보컬 실력 역시 출중하니,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추천트랙 ‘사랑할거에요’. 다소 촌스럽고 멋없는 곡명이긴 하지만 내용물은 제법 괜찮다. 배수정의 목소리는 2000년대 초반의 여성 알앤비 보컬들을 연상 시키는데 동시에 깔끔한 기교와 도시적인 느낌으로 세련됨을 더했다. 될성부를 나무의 조짐이 보인다.
뉴올
뉴올
사건명 킹콩 인 뉴올(kingkong in Nuol)
용의자 뉴올
사건일자 2015.07.23
첫인상 쿤타앤뉴올리언스의 멤버로 이름을 알렸던 뉴올이 래퍼 킹콩과 합작해 앨범을 만들었다. 앞서 두 사람은 ‘머릿결’, ‘스트럼(STRUM)’, ‘베이스라인(Bassline)’ 등의 곡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재킷 사진에서부터 소울 충만한 음악의 탄생을 예감할 수 있다.
추천트랙 ‘2보틀스 2룸스(2 Bottles 2 Rooms)’. 가벼운 비트 위로 산뜻하게 곡이 이어진다. 전반적으로 가볍고 흥겹게 곡을 풀어내고 트렌디한 느낌도 가미했다. 상대적으로 정통 레게 사운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분위기를 띄우는 데에는 제격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나치게 흔한 주제의 가사 흐름이 아쉬움을 남긴다.
출몰지역 오는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에서 뉴올X킹콩 콘서트가 열린다.
커피소년
커피소년
사건명 도시남자
용의자 커피소년 (노유람)
사건일자 2015.07.23
첫인상 커피소년의 노래라기엔 다소 장난스러운 제목. 혹시 제목과 내용 사이에 반전이 숨어있는 게 아닐까 기대하며 재생시켰으나 제목처럼 장난스러운 노래다. 다소 찌질하게 보일 수도 있는 가사지만, 커피소년의 목소리는 이를 귀여움으로 승화시킨다.
추천트랙 ‘도시남자’.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이게 사랑일까’ 등 전작에서 선보였던 감성적인 멜로디, 가사를 기대한다면 다소 파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곡이다. 업템포의 드럼 비트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적극 활용해 댄스곡을 만들어낸 것. 후렴구에 끝없이 반복되는 “도시오빠”라는 가사는 다소 장난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커피소년의 목소리는 진지하기 이를 데 없고 편곡에도 제법 신경을 쓴 듯 하다.
출몰지역 오는 8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사운드베리 페스타 무대에 오른다. 이어 9월에도 해브 어 나이스 데이(Have a Nice Day), 원더우먼 페스티벌 등에 참여한다.

로스아미고스
로스아미고스


사건명 바모스(VAMOS)
용의자 로스 아미고스(Los Amigos 김국찬, 유하라, 정란, 황이현, 손소희, 한가람, 최동하, 유종현, 황성용)
사건일자 2015.07.25
첫인상 바모스란 스페인어로 ‘가자’라는 뜻을 가진 단어. 앨범 타이틀과 그룹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라틴음악을 주로 다룬다. 팀 설명에 따르면 브라질리안과 아프로-큐반 음악을 동시에 연주하는 밴드란다. 그러나 위 두 장르가 무엇인지 몰라도 상관없다. 적당히 찰랑거리는 리듬, 발랄하고 경쾌한 연주는 흥겨움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추천트랙 ‘콩가(Conga)’.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라틴재즈 장르이나 마냥 낯설지만은 않다. 여기엔 보컬 김국환의 한국적인 목소리가 한 몫 한다.(물론 그의 목소리는 재즈에도 매우 잘 묻는다) “스꾸따꾸스꾸둥둥”과 같이 의성어를 활용한 가사도 재밌고 감각적인 악기 편성도 흥미롭다. 중독성도 제법 강해서, 어느 순간 정체모를 가사를 따라서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은호 기자 wild37@
편집. 김민영 kim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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