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쾌들은 귀(이수혁)에게 목을 물린 뒤 흡혈귀로 변해 서로를 물고 떼죽음을 당한다. 그러고도 바랑의 주인을 못 찾아내자 귀는 점점 더 수색에 집착한다. 가족과 함께 탐라로 떠나기로 한 조양선(이유비)은 세손(심창민)에게도 김성열(이준기)에게도 작별 인사를 올리고 떠날 채비를 한다. 바랑 주인을 찾겠다고 밤의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던 귀가 양선을 알아보게 되던 순간, 김성열은 120년의 은둔을 깨고 귀와 일전을 벌인다.
리뷰
귀는 음란서생과 연관 있는 ‘바랑 주인’을 잡겠다고 책쾌들을 모아놓고 흡혈 장면을 지켜보게 한다. 결국 목을 물린 책쾌들은 서로를 물어뜯으며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이는 책쾌들끼리의 집단 난동 사건으로 보고된다. 세손 이윤의 탄식처럼 “서책이나 사고팔던 자들이 무슨 서로 칼부림을 했다고” 이렇게 떼죽음을 당해야 하는지 안타까웠다. 구덩이에 금수처럼 던져져 매몰되는 장면들은 참혹했다. 가축 살처분을 연상시키는 혹은 백성의 떼죽음을 쉬쉬하며 ‘방역 작업’ 정도로 진행하는 장면들이 울분마저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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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탐라로 떠나기로 한 양선이 세손에게 작별을 고하자, 세손은 차용증을 써야 한다며 양선에게 약조문을 불러준다.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은 서찰로 안부를 알리고, 절대 아프거나 다치지 말라는 말은 차마 못하고 속히 돌아오라는 세손의 얼굴은 양선에 대한 감정을 그대로 전달했다.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이의 표정이었는데, 세손의 다정함이 양선의 귀여움과 잘 어울려 애틋했다.
귀가 바랑 주인의 향취를 찾아 밤의 저잣거리를 쏘다니기 시작했다. 천하가 귀의 손아귀에 들었음을 짐작하게 하며 그의 발길을 아무도 못 막겠다는 불안감도 고조시킨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한 양선과, 산사나무 향갑으로도 숨겨지지 않는 그 향취를 미친 듯 찾아다니는 귀,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양선을 구하고 귀를 물리칠 방법을 모색하는 성열의 고민이 드디어 한 자리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귀는 목적이 너무도 분명해 보이고, 그야말로 활개치며 세상을 휘젓고 다닌다. 성열은 내내 그랬듯 귀의 만행을 뒤에서 지켜보며 침묵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 120년만의 대결은 성열에게는 사실 미처 준비되지 않은 듯 보인다. “나만 반가운가?”하며 비웃듯 웃음 짓는 귀의 자신만만함에 비해 성열은 마지못해 대결에 임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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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포인트
– 혜령의 싸늘함에 연못이 다 얼어붙을 것 같더군요. 대감의 딸로 살아가는 현재의 사연이 갈수록 더 궁금해지네요.
– 세손의 거처에 숨어 있는 제3의 공간, 이제 성열은 물론 임금까지 알게 되셨으니 음란서생의 비밀의 실체도 곧 세상에 드러날 때인가요.
– 선비님은 역시 갓 쓰고 도포 입으셨을 때가 제격입니다.
김원 객원기자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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