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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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오세림 인턴기자] 슈퍼주니어 10주년 앨범에는 콜라보레이션의 특별함이 있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쇼케이스에서는 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4곡이 공개되며 시선을 끌었다. 콜라보레이션 상대의 면면을 뜯어보면 더욱 놀랍다. 이승환, 장미여관, 에피톤 프로젝트, 자우림 김윤아. 달라도 너무 다른 네 가수가 슈퍼주니어를 위해 곡을 썼다. 최고의 가수들과 함께한 네 곡의 콜라보레이션은 그 자체로 슈퍼주니어가 걸어온 길을 보여준다.

#진득한 보컬라인의 노력, 장인과 만나 빛을 발하다, 슈퍼주니어 K.R.Y. (규현, 려욱, 예성) X 이승환 ‘위 캔(WE CAN)’

수식어가 필요 없는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이승환은 슈퍼주니어의 발라드 유닛 슈퍼주니어-KRY에게 ‘위 캔’을 선사했다. 슈퍼주니어 려욱은 쇼케이스에서 “(노래 가사를)슈퍼주니어를 생각하시면서 쓰셨다더라”며 “서로 위로도 해주면서 하는 가사들을 정말 예쁘게 담아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승환은 작사, 작곡 참여는 물론 디렉팅까지 직접 봐주는 각별한 애정을 뽐냈고, 세 사람의 보컬은 그렇게 이승환의 곡에 녹아 들었다. 가수임에도, 퍼포먼스 위주의 그룹에서 보컬을 담당하는 멤버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슈퍼주니어 KRY는 이를 진득한 노력으로 이겨냈다. 예능에서, 뮤지컬에서, 또 라디오에서 각개전투를 펼치면서도 그들은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슈퍼주니어 KRY는 이제 단독 콘서트 투어를 도는 유닛이 됐다. 슈퍼주니어 KRY는 이미 목소리만으로 그 가치를 증명했고, 이는 ‘장인정신(규현)’을 가진 이승환과 만나 “우린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슈퍼주니어만 할 수 있는 일, 슈퍼주니어-T(이특, 희철, 강인, 은혁) X 장미여관 ‘첫눈에 반했습니다’

장미여관과 슈퍼주니어, 인디 록밴드와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만남은 언뜻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슈퍼주니어-T라면 어떨까? ‘로꾸거’와 ‘똑똑똑’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오묘한 조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장미여관의 강준우가 장미여관의 앨범에 넣으려고 작곡했다는 이 곡은 돌고 돌아 장미여관의 네 남자가 아닌 슈퍼주니어 네 남자와 만났다. 전세계 소녀들을 들었다 놓는 한류스타임에도 은혁의 표현하길 “고백을 했다가 결국은 차이고 남자 네 명이 손잡고 터벅터벅 돌아가는 그런 느낌”을 맛깔나게 살릴 수 있는 가수는, 슈퍼주니어-T가 아니면 아마 없을 것이다. “마흔처럼 보이지만 사실 30대랍니다”라는 부산 남자 강준우의 원 가사를 횡성에서 온 ‘여자보다 예쁜 남자’의 이야기로 슬쩍 바꾸어버린 김희철의 센스 역시 돋보인다. 독한 한국 예능계에서 아이돌인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을 슬쩍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10년차 아이돌의 특별한 팬사랑-10년차 팬의 특별한 아이돌 사랑, 슈퍼주니어 X 에피톤 프로젝트 ‘별이 뜬다’

이특은 “요청이 들어갔을 때 그분들이 저희한테 곡을 줄까 생각했었다”라고 밝혔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에피톤 프로젝트와 슈퍼주니어의 만남은 의외의 결과였다. 기존 에피톤 프로젝트 곡 보컬의 감성과 보컬 슈퍼주니어의 이미지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은혁의 “저희 눈에 비치는 팬분들의 모습, 팬분들의 눈에 비치는 저희의 모습을 담은 예쁜 가사”라는 말을 들으면 납득이 간다. 스타인 슈퍼주니어가 팬들에게 ‘별’임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슈퍼주니어는 이를 넘어 자신의 팬 역시 ‘별’이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10년을 달려온 슈퍼주니어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흔쾌히 곡을 선사했다고 한다. 다사다난했던 슈퍼주니어의 10년은, 슈퍼주니어를 흔들림 없이 지지한 팬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10년간 꾸준히 쌍방향 사랑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슈퍼주니어가 아니었더라면, 10년차 팬 역시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곡을 10주년 앨범에 수록할 수 있게 한 것은 결국 슈퍼주니어와 그 팬인 셈이다.

#10년차 아이돌의 변함없는 ‘슈퍼 매직 파워’, 슈퍼주니어 X 자우림 김윤아 ‘록 앤 샤인(Rock’n Shine)’

한 아이돌 가수와 유명 록밴드의 보컬이 우연히 비행기에서 마주쳤다. 여기까지는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슈퍼주니어는 이 작은 우연을 잡아 신기한 인연으로 바꾸어냈다. 태국에서 공연을 마치고 돌아왔던 슈퍼주니어의 멤버들은 비행기에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를 마주쳤고, 그녀가 좌석에 놓고 갔던 중요한 mp3를 직접 공항 앞까지 뛰어가 돌려줬다. 10년차 슈퍼주니어가 데뷔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있었던 이 일을 김윤아는 잊지 않고 있었고, 슈퍼주니어의 10주년을 위해 기꺼이 곡을 선사했다. 이날 열린 10주년 스페셜앨범 쇼케이스에서 멤버들은 직접 테이블을 옮기기도 했고, 어떻게든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 모습에서 비행기에서 공항까지 mp3를 들고 달렸을 데뷔 초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확실한 건 데뷔 초나 지금이나 슈퍼주니어에게서는 ‘록 앤 샤인’의 원제였다는 ‘슈퍼 매직 파워’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록 앤 샤인’은 ‘댄싱 아웃(Dancing out)’, ‘원더 보이(Wonder boy)’, ‘나우(Now)’등의 계보를 잇는 슈퍼주니어 식 여름 노래이기도 하다. 이는 ‘슈퍼쇼1’부터 ‘슈퍼쇼6′ 앙코르까지 변함없이 스탠딩부터 3층까지 온 공연장을 뛰어다니는 슈퍼주니어의 활기찬 무대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세림 인턴기자 stellaoh@
사진제공.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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