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비투비 이민혁
비투비 이민혁
“오늘부터 ‘더 레드’라고 불러주세요.” 비투비 이민혁이 최근 음악방송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 던진 말이었다. 이민혁은 자칫 민망할 수도 있는 사건은 비투비만의 긍정에너지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비투비 이민혁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9일 Mnet ‘엠카운트다운’ 생방송 도중 바지가 찢어져 빨간 팬티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 다리를 힘차게 벌리는 안무에서 찢어진 바지 카메라 정면 풀샷으로 정직하게 담겼다. 그 당시 민혁의 심정은 어땠을까.

“정말 순식간이었어요. 터질 때 느껴졌어요. 아 찢어졌구나… 빡하는 느낌과 함께. 풀샷으로 바뀔 때 제가 자리를 찾아가는데 자세히 보시면 제가 확인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멤버들은 무대에서 몰랐어요. 저 혼자 알았어요. 터지는 순간 남아 있는 시간이 2분이 넘었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수많은 관객들과 생방송으로 나가고 있는데.. 그 순간에 너무 창피해서 오므리고 췄어요. 의자에 발도 못 올렸어요. 나가자마자 매니저 형들이 ‘민혁아! 봐봐’라며 토닥토닥해주셨어요. 하하”

하필 그날 왜 곤색 바지에 빨간 팬티였을까. 합성이라는 오해까지 있을 정도로 절묘한 색조합과 정직한 카메라에 큰 화제를 모았다. 죠스바, 꽃봉오리가 튀어나왔다, 신개념 애국돌 등 다양한 별명도 잇따랐다. 민혁은 많은 별명 중에서도 ‘본격 속옷 입덕시대 도래’라는 별명을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본격 속옷 입덕시대 도래! 트위터 멘션들이 많이 와서 봤는데 ‘살다살다 팬티보고 입덕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신 글을 봤어요. 그날 하루 동안 팔로워가 많이 늘었더라고요. 기분이 묘했어요.”

실제로 그날 이민혁의 모습은 ‘오늘 엠카에서 바지 터진 아이돌’식의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비투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람들도 비투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민혁은 자칫 흑역사로 남거나 창피할 수도 있는 상황을 재치 있게 넘겼다. 그날 민혁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픈(Open)’이란 곡을 만들었더니…”라며 자신의 자작곡을 깨알 같이 홍보하는 등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민혁은 “모든 게 맞아 떨어졌다. 친형이 하늘이 도왔다고 하더라. 예능신이 도왔다”고 전했다. 이에 옆에 있던 은광이 “나도 내일 바지에 조금 터놓으려고요. 속옷 호피 가죠. 호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주 약간의 민망함은 있었다. 이민혁은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이상한게 오늘도 와서 내 주변에서 키득키득하고 있으면 다 나 때문인 것 같다. 모두 나보고 ‘괜찮냐’고 물어보시는데 모두 웃음을 머금고 있다”고 후유증 아닌 후유증을 고백해 미소를 짓게 했다. 비투비 래퍼 이민혁이 아닌 본격 속옷 입덕 시대를 연 주인공으로서 감내해야 할 영광의 민망함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사실 정말 창피할 수도 있는 것이에요. 제가 창피한 걸 통해서 사람들이 정말 즐거워하시니까 그걸 통해서 비투비를 알게 됐으니까.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를 알아서 좋아해주신다면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어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어떤 좋은 팬티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하겠어요.”(이민혁)

옆에 있던 멤버들도 거들었다. 육성재는 “우리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일순간의 창피함이 영원한 이득이 된다’고 하셨다. 노래로서 힐링도 해드리고, 보는 눈도 즐겁게 해드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비투비라는 그룹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민혁은 “결론은 제 남자다움을 보여드린 것이라 생각한다. 더 레드~”라고 수미쌍관식 화법을 구사해 마무리지었다. 리더 은광은 “최근에 광고를 많이 찍었는데 어제 일로 속옷광고도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리더답게 실속을 챙겼다.

육성재의 드라마 인기와 이민혁의 바지 희생으로 비투비의 정규 1집 타이틀곡 ‘괜찮아요’는 인기 몰이 중이다. 지난 11일 MBC ‘쇼!음악중심’에서는 빅뱅에 이어 값진 2위를 차지하면서 감동을 자아냈다. 어떤 일이든지 열심히 하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비투비의 모습이 계속 성장하는 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Mnet ‘엠카운트다운’ 캡처, 비투비 이민혁 트위터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